[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얼차려와 칭찬,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가? 평균회귀 현상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얼차려와 칭찬,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가? 평균회귀 현상
  • 김진혁
  • 승인 2022.02.22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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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진화론으로 유명한 다윈의 친척이면서 19세기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갤튼은 식물 씨앗 크기와 어린이의 신장 통계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평균 이상의 큰 완두콩이나 사람의 키가 다음 세대에는 상대적으로 더 작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신장 2미터 사람의 아들도 크겠지만, 아버지보다 더 작을 확률이 높다. 필자의 경우 키가 168센티미터의 작은 키지만 아들은 185센티미터다. 신장만 그런 게 아니다. 지능 같은 특성에서도 유사하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자식이 아버지를 능가하는 학문적 업적을 이루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 슈퍼 스타급 운동선수의 자식이 부모보다 더 훌륭한 운동선수가 된 사례도 드물다. 유명 스포츠 잡지 표지에 실린 선수는 다음 시즌 성적이 나빠지는 징크스가 있다. 이것을 바로 평균회귀 현상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 많은 자료를 토대로 결과를 예측할 때 그 결과 값이 평균에 가까워지려는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평균회귀는 과거의 일을 분석하거나 철학적으로 사고할 때 유용한 도구로 사용된다. 하지만 앞으로 닥칠 미래에도 적중할 지는 의문이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행동경제학의 대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이스라엘 공군의 비행 교관들을 교육할 때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고 회고한다. 그의 강의 요점은 효율적인 기술지도의 경우에 꾸짖는 것보다 칭찬하는 것이 더 좋은 훈련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교관 한 명이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새를 훈련하는 경우라면 칭찬이 효과적일지 모르죠. 그러나 내 경험상 비행 연습생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교관의 생각은 평균회귀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오판이다.

평균 타율이 0.25인 야구선수가 어느 날 4타수 3안타를 쳐 0.75의 타율을 쳤다고 해서 다음 시합에서도 0.75보다 더 높은 타율을 기록한 확률은 거의 0에 가깝다. 체육계에서 간혹 가혹한 얼차려를 시키거나 체벌을 가해 사회문제가 생긴 경우를 기억한다. 시합에 졌다고 기합을 가한 후에 선수들의 플레이가 향상된다는 믿음은 그리 신빙성이 없다.

주식, 부동산이든 시장 가격은 변하게 되어 있다.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된 가격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귀한다. 문제는 이런 곤욕스러운 사실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대공황 직후인 1930년대 초 주가가 종전보다 50% 떨어지자 일부 사람들은 “이제는 평균회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주가는 계속 하락해 80%까지 떨어졌다. 3년 후 주가가 상승할 때에는 이미 투자자금을 다 날린 뒤였다.

최근 지인이 자식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대기업에 3년 정도 다녔던 여식이 어느 날 부모에게 갑자기 퇴사하겠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 회사생활이 조금도 재미없고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취지이다. 부모로서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 아닌가? “험한 세상에서 그런 나태한 생각으로 어떻게 살겠니?”라고 혼도 내보고, 네가 번 돈 마음대로 다 쓰라고도 회유도 해봤다. 결혼한 후에 퇴직하라고 권유하지만, 돌아온 답은 “결혼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나이든 사람치고 한두 번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나이 들면 저절로 평균회귀를 잘 알게 된다. 그래서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비 오는 날이 있으면 해 뜨는 날도 있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언젠간 평균으로 회귀할 것들에 대해 성급하게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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