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SSAB 수소환원제철 주도권 경쟁...상용화 300만톤 조기달성 관건
포스코-SSAB 수소환원제철 주도권 경쟁...상용화 300만톤 조기달성 관건
  • 김세움
  • 승인 2021.09.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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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IS 2021 기자간담회'에서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HyIS 2021 기자간담회'에서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10월 'HyIS 2021 국제 포럼' 개최에 앞서 29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에 대한 전망과 포부를 밝혔다. 

최근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확산을 고려하면 수소환원제철이야말로 철강업계가 지향해야 할 최종 목표이자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파이넥스(FINEX) 공법을 확장한 '하이렉스(HyREX)' 기술을 상용화하며 수소환원제철 분야 '톱'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이날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을 위한 신규 투자비는 최대 40조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스웨덴 SABB는 올해 파일럿 설비를 완공하고 연주 슬래브 제작에 성공해 선두 주자로 달리고 있다. 포스코는 SSAB와 비슷한 시기에 데모 플랜트를 완성할 것으로 예측, 상용화를 위한 관건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300만 톤, 400만 톤을 달성하느냐에 있다고 판단했다.

아래는 간담회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전문이다.

 

<Q> 포스코가 전세계 차원의 수소환원제철 포럼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포스코는 오래 전부터 제철 과정에서 코크스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파이넥스 공법을 개발, 포항제철소 상용 설비로 가동하고 있다. 최근 탄소중립이 글로벌 아젠다로 부상하면서 파이넥스를 응용한 신기술을 개발할 경우 신속한 수소환원제철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그러나 기존 고로 제강 프로세스는 세계 많은 나라들이 300년 간 경쟁하며 발전시킨 기술 집약적 결과물이다. 반면 수소환원제철은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포스코가 단독으로 치고 나가서는 빠르게 상용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세계 철강사가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 

또 수소환원제철의 경우 대량의 그린수소를 필요로 하는 분야다. 원가를 계속 절감하더라도 기존 석탄과 비교하면 비용 부담 증가는 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전세계 철강사 간에 공정한 경쟁풀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마침 세계철강협회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각 나라마다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포스코가 포럼을 주도하게 된 상황이다. 향후 수소환원제철의 중요성을 고려, 지속적인 포럼 개최를 추진할 계획이다.

<Q> 현재 포스코는 수소사업과 관련해서 다양한 업체들과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중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또 핵심 요건은.

현재 중동, 호주 지역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프로젝트간 우선 순위는 특별히 정해진 바가 없다. 다만 생산 단가, 운송 비용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실제로 수소사업의 경우 국내 생산 단가가 매우 높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가능한 지역 선정이 핵심이 될 공산이 높다. 이외에 관련 기술 개발, 역량 있는 파트너 선정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Q> 현재 수소환원제철 관련 R&D 단계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는 기업과 기술 개발 수준은. 또 포스코의 경우 타 기업과 비교할 때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스웨덴의 SSAB가 지난 2016년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인 하이브리트(HYBRIT)를 도입한 뒤 최근 파일럿 플랜트를 완공하고 연주 슬래브 제작에 성공한 상황이다. 다만 생산 규모는 시간당 1톤, 연간 8000톤 정도에 불과하다. 보통 대형 고로가 500만 톤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 하이브리트는 샤프트 환원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펠렛을 사용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고, 흡열 반응 처리가 어려워 대량 생산 체제 구축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포스코 하이렉스의 경우 광산에서 채취한 분철을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어댑터를 여러개 사용해 열 보상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의 과제는 300만 톤, 400만 톤 규모로 얼마나 빠르게 키우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SSAB 하이브리트는 2026~2027년 100만 톤의 데모 플랜트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 하이렉스 역시 현재 국책 과제로 100만 톤 규모 데모 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크게 봐서는 SSAB와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얼마나 규모 확대가 빠른지, 공법이 실용적인지의 싸움이 될 것이다.

<Q>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가장 어려운 점은. 또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일단 기술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검증 절차도 거쳐야 한다. 상용 규모의 실증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가 문제다.

제철소의 경우 대규모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기존 설비 교체도 중대한 요소다.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는 세계 1, 2위 규모다. 이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적 부담이 발생한다. 정부에서도 이를 고려해 금융 지원, 세제 혜택, 기술개발 비용 제공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강업계를 넘어 상공정과 하공정을 모두 아우르는 제조업 생태계 대격변이다. 이를 단계적으로 전환하면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 시민단체 등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Q> 국내 제철소는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고로 크기도 크고 수명도 많이 남은 상황이다. 향후 수소환원제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몰 비용 규모는. 

고로의 경우 약 15년 주기로 개수를 해야 한다. 향후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따라 1.5년~2년 주기로 단계적 설비 교체를 추진할 예정이다. 매몰 비용은 단순 설비 교체만 따질 것이 아니라 관련 기술 개발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신규 투자비는 20~30조 사이, 순수 매몰 비용은 5~10조 정도로 총 30~40조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시적 비용이 아니라 설비 상각 시기에 맞춰 교체하기 때문에 산업 경쟁력에 큰 타격은 없을 예정이다. 다만 설비 전환이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변동성도 염두하고 있다. 

<Q> 파이넥스 기술의 단점이나 개선이 어려운 점은. 또 그린철강의 경우 탄소 저감이 핵심인데 포스코의 글로벌 철강 생산량 증대와 모순되는 것이 아닌지.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업체가 적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샤프트 환원로의 경우 중국에서도 채택할 정도로 보편적인 방식으로, 기술 개선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다. 그러나 포스코 하이렉스의 경우 사용 기업이 적어 사례 수집이 어렵다.

남미 베네수엘라에서도 비슷한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번 수소환원제철 포럼에서 하이렉스의 강점을 설명하고 더 많은 철강사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포스코의 글로벌 조강생산량 증가는 주로 인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들 지역 일관 제철소의 경우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상황이 아니다. 

포스코는 지역별, 국가별 현지 여건과 고객사 니즈를 반영해 별도의 설비 구성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석탄을 사용하는 기존 고로 중심으로 증설될 가능성이 높다. 탄소중립에 대한 의미는 국내 달성이 최우선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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