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스크랩 자급 다가오는데,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사설] 철스크랩 자급 다가오는데,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 페로타임즈
  • 승인 2020.12.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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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스크랩 시장 급변, 국내기관 자급 시기 연구전망 꼭 필요
SRR 2030년 예측, 2050년에는 700여만톤 수출 필요량 발생
수출 확대 준비 등 안정적 성장기반 구축이 가장 시급한 일
정하영  발행인
정하영 발행인

지난 9월 일본에서 한국의 철스크랩 자급화 시기가 2030년이 될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철스크랩 전문 연구기관인 SRR(Steel Recycling Research)이 그 주인공이다.

SRR은 2019년을 기준으로 우리의 철스크랩 자급 시기를 추정했다. 철스크랩 소비량을 3053만톤으로 추정하고 순수입은 수출 23만톤을 제한 627만톤으로 보았다. 자가발생 632만톤, 시중구매스크랩이 1794만이었다. 2018년 말 누계축적량은 7억2653만톤으로 시중구매스크랩 발생비율은 약 2.47%였다.

이와 함께 한국의 2030년 철스크랩 누계축적량은 9억8800만톤, 2050년 13억8800만톤으로 추산했다. 국내 공급량은 강재 생산 축소에 따른 자가발생 감소에도 불구하고 노폐스크랩 위주의 시중구매스크랩 증가(가공스크랩은 감소)로 238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철스크랩 수요는 2400만톤으로 약 20만톤 공급이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수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2030년을 자급화 시점으로 전망했다.

2050년에는 자가발생 및 가공스크랩 감소와 노폐스크랩 증가 패턴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았다. 수요 2170만톤, 공급 2855만톤으로 무려 680만톤의 잉여를 예상했다. 다만 2050년까지 가공스크랩 등 고급스크랩은 지속 부족해 연간 100만톤 수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80만톤, 2050년에는 780만톤의 수출 수요가 발생한다고 결론지었다.

SRR은 노폐스크랩 발생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철스크랩 업체들의 역할, 가공 처리의 선별화, 고도화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노폐스크랩의 품질이 가공스크랩 수준으로 올라가게 되면 수입은 필요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우리 철스크랩 시장은 급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공식 통계인 연간축적량과 누계축적량, 발생비율을 근간으로 한 자급시기 예측이 발표되지 않고 있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미래 철강 생산 및 소비구조가 적지 않게 변화할 가능성이 다분해 철스크랩 수급, 자급시기 예측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산업성숙화로 인당 강재소비량 감소와 인구절벽에 따른 철강재 수요 감소가 맞물려 전체 철강재 생산량은 중장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탄소배출량 감축이라는 국가적 과제도 적지 않은 변수다. 비교적 쉽게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전기로제강 비중이 보다 높아질 수 있고 이는 철스크랩 소비량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철스크랩 자급 시기 전망이 쉽지 않고 설사 어렵게 전망하더라도 실질 달성 여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철스크랩의 수급 구조 변화, 자급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정확한 사실이다. 이에 적절히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표와 기준이 될 철스크랩 수급 및 자급 시기 예측이 꼭 필요한 일이다.

철스크랩 발생량은 철강축적량에 비례하고 또 그 비율을 좌우하는 것은 산업화 정도다. 이미 수출산업화 된 미국과 일본의 발생비율은 높고 산업화가 덜 된 중국은 상당히 낮다. 우리나라는 본격 산업성숙화 단계에 진입해 있다. 연간 축적량은 줄고, 철스크랩 수출량은 증가하게 된다.

철스크랩 자급은 철강시장 전반에 큰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일부 고급스크랩을 제외하고 수출이 불가피해진다. 또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저렴하게 국내 철스크랩을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은 크게 좌우된다. 이는 단순히 전기로 제강 분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관제철인 전로 분야에서의 철스크랩 투입율 및 원가경쟁력 좌우 요인으로 작용한다.

철스크랩 자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철스크랩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규모 확대를 통한 원가경쟁력 제고는 물론 수출 확대를 준비해야 한다. 더불어 누계축적량 100억톤으로 세계 최대인 중국의 철스크랩 산업 변화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아직 산업화 미비, 발생률 저조로 당분간 수입이 불가피하지만 철강과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공급국가로 변할 수 있다.

결국 국내 철스크랩 산업의 효율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 성장기반 구축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우선 공급의 효율화, 다시 말해 유통구조 선진화, 가공 산업화를 위한 제도 개선, 철스크랩 산업과 수요 철강사, 그리고 연관 산업 분야의 산업생태계 차원에서의 협력 제고가 필수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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