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해설] 국내 고철 전세계 최저가…제강사 철근 高마진에 ‘표정관리’
[이슈해설] 국내 고철 전세계 최저가…제강사 철근 高마진에 ‘표정관리’
  • 김종혁
  • 승인 2020.12.04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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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철스크랩(고철) 가격은 2013년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며 10월부터 3개월째 고공행진 중이다. 상승 피로감이 누적될 정도지만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무역업계 대다수의 의견이다. 국내 고철 가격은 전세계 최저가로 저평가돼 있다. 국내 고철 중소상으로부터 대형 구좌업체에 이르기까지 제강사 납품에 헌신적이다보니 제강사들로서는 국내 고철이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다.

최대 구매처인 현대제철은 국내 최저가로 고철을 구매하고 있다.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 중소 철근메이커들은 가격 기준이 낮춰져 있으니 해외 급등과는 관계없이 비교적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제강사들은 현재 주력인 철근 판매에서 고(高) 마진의 호조를 누리고 있다. 최소 5% 이상, 기업에 따라 10% 내외를 넘나드는 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실제 올해 철근 가격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3월 대폭적인 인상 이후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철근 유통 가격은 67~68만 원에 이른다. 제강사들의 고철 구매 가격은 4개 등급(생철 중량 경량 선반설) 평균 32만 원이다.

철근 가격은 작년 말 대비 올해 10만 원가량 인상됐다. 이에 비해 고철 가격은 작년 말 평균 26만 원에서 6만 원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10월부터 현재까지 해외 고철 가격은 70달러 급등한 데 비해 국내 고철은 3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자료=페로타임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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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조달처인 일본과 비교할 경우 국산 고철은 7~8만 원 낮은 시세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의 H2 수출 가격은 FOB 톤당 3만4000엔으로 평가된다. 한국 도착도 기준으로 하면 37~38만 원에 이른다. 이와 비교되는 국내 경량A는 평균 30만 원, 현대제철 인천공장 기준으로는 28만5000원에 불과하다.

최근 계약 기준으로 봐도 격차는 과도하게 벌어졌다. 현대제철은 이번주 러시아산 고철을 A3 기준 CFR 톤당 358달러에 계약했다. 원화로는 40만 원에 육박한다. 이와 비교되는 중량A 구매 가격은 32만 원 정도다.

고철업계는 이처럼 국내가 저평가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더 높여 받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제강사가 구매해주지 않으면 달리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판로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만큼 손해만 안보면 자금을 돌리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심리적 압박도 작용하고 있다.

자료=페로타임즈DB
자료=페로타임즈DB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철 자급도는 거의 완성 단계다. 제강사들은 예전보다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충분해졌다”면서 “반면 고철 업체들은 제강사 외에는 수출 등 다른 판로가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제강사들이 가격을 정하는대로 납품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철기업들이 제강사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야 고철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가격 결정 등에서 불합리한 구조가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고철산업의 성장에도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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