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적 전기로 증설을 보면서
[사설] 세계적 전기로 증설을 보면서
  • 정하영
  • 승인 2021.02.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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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영  발행인
정하영 발행인

세계 철강업계의 전기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탄소중립에 대한 의무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용광로(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훨씬 줄이면서 철강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제로화하기 위해서는 수소환원제철법 기술개발과 상업화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CCSU(탄소포집저장활용, Carbon Capture Storage & Utilization) 활용과 전기로 제강법이 우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전기로의 경우 무엇보다 중국이 치환(置換) 증설 등으로 2025년까지 현재 1억톤 수준인 전기로 조강 능력을 2배인 2억톤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유럽의 고로사들은 전기로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면서 철스크랩 사용과 바이오매스와 같은 비화석연료 사용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역시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와 국내에서는 전기로 중심의 생산체제 전환을 중장기 전략으로 수립했고 선도업체인 일본제철의 경우 우선 2022년까지 세토나이 제철소 히로하타 지구에 전기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US스틸 역시 빅리버스틸을 인수합병하면서 전기로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란, 사우디 등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국가들도 전기로 위주의 증설을 추진 중이다.

철강 선진국과 성장국들의 움직임과 달리 우리는 오히려 전기로 가동중단 및 폐쇄로 전기로 비중이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전체 조강 생산량 중 전기로 비중은 2007년 46.5%까지 높아졌으나 2020년에는 31.1%로 종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주된 요인은 열연강판 생산용 전기로가 모두 가동중단, 폐쇄했기 때문이다.

KG동부제철과 포스코, 현대제철 모두 채산성을 이유로 열연용 전기로 가동을 중단했다. 이익 추구가 기업의 본질이라는 관점에서 결코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탄소중립, 그리고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향후 상황을 보면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탄소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고철의 경우 우리나라의 자급 시점은 2030년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료 구입비용 상황은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철강축적량이 100억톤을 넘어서고 있는 중국 역시 고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세계 고철 시장의 획기적 변화가 예상되는 일이다.

철강업계의 전기로 생산능력 확충에 대한 인식 전환과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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