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토픽] 현대제철 ‘브리더’ 오염 97% 제거…청정설비 세계최초 장착
[핫토픽] 현대제철 ‘브리더’ 오염 97% 제거…청정설비 세계최초 장착
  • 박성민
  • 승인 2020.10.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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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제철소 고로 브리더 개선 프로젝트팀/사진=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고로 브리더 개선 프로젝트팀/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로 용광로(이하 고로) 100년의 고민을 풀어냈다. 기존 청정설비를 활용해 설비를 간소화하면서도 비용과 오염물질은 획기적으로 감축시켰다.

현대제철은 최근 당진제철소 고로에 청정밸브 역할을 하는 1차 안전밸브를 세계 최초로 추가 설치했다. 1차 안전밸브는 고로 최상단에 위치한 브리더까지 길이 223미터, 무게 115톤, 직경 1.5미터에 달하는 배관으로 일종의 우회로다. 휴풍(정비와 점검을 위해 철광석을 녹이는 열풍 주입을 중단하고, 용광로 가동을 멈추는 것)시 브리더를 열지 않고 1차 안전밸브를 개방하면 가스가 청정설비를 거쳐 배출되어 오염물질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쇳물을 만드는 고로 내부에는 가연성 가스와 열이 항상 있기 때문에 외부 공기 유입 시 폭발 위험이 있다. 이를 막고자 모든 제철소에서는 브리더(Bleeder: 통기를 위한 개폐장치)를 열어 압력을 낮춘다. 이 과정에서 분진과 같은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 배출돼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안전을 위해서 브리더 개방은 지금까지 불가피한 공정으로 여겨져 왔다.

현대제철은 고로 브리더 개선 프로젝트팀을 가동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프로젝트팀은 올해 결실을 맺었고, 철강 역사에 있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고로 브리더 개선 프로젝트 김희원 팀장은 “‘세계 최초’, ‘혁신’ 이라는 찬사를 프로젝트 팀원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테스트를 진행할 때 모두가 밤을 새우며 지켜봤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한마음으로 현장을 체크하며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다. 함께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로 브리더 개선 프로젝트팀은 많은 유관부서들이 모여 힘을 합했다. 제선조업지원팀에서 프로젝트 매니징을 맡고, 고로1·2부, 고로정비팀, 제선생산기술팀, 기계기술팀, 안전기술팀이 뭉쳤다.

1차 안전밸브 설비·조업 프로세스 기술 및 안전에 대한 위험성을 검토하고, 설비 설치 후 고로에서 휴풍 테스트를 진행하며 문제점을 개선했다. 기술전략팀에서는 적극적으로 통역을 지원해 네덜란드 엔지니어링 기술 회사인 다니엘리 코러스社(Danieli Corus)와 협업하는 데 기여했다.

프로젝트팀은 우리나라와 네덜란드를 여러 차례 오가며 가장 안전하고 단순하면서 저감 효율이 높은 1차 안전밸브 기술을 채택했다. 기존 청정설비를 활용해 설비를 간소화하면서도 비용과 오염물질은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국제 특허 출원과 유럽 특허 등록을 마친 후, 당진제철소 1~3고로에 모두 설치했다. 올 2월에는 세계 최초로 브리더를 미개방한 상태에서 1차 안전밸브를 이용한 휴풍에 성공했다.

또한 프로세스 개선 과정의 위험성을 평가·보완하기 위해 유럽의 전문 업체와 총 374건의 위험성 사례를 분석했으며, 이 중 37건의 개선 필요사항을 찾아 보완하는 등 안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고로 브리더 개선 프로젝트팀의 활약으로 오염물질 저감 효과는 눈에 띄게 나타났다. 1차 안전밸브를 거치면서 고로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의 최대 97%가 제거됐다.

충남도 및 환경부에서 1차 안전밸브 운영 과정을 수차례 참관해 연기의 불투명도를 확인했고, 이후 오염물질 개선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 7월에 인허가까지 마쳤다. 올해 연말까지 1차 안전밸브를 재송풍(고로 열풍을 다시 시작하는 것) 시에도 확대 적용키로 했다.

현대제철은 국내외 제철소와 기술 협력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지구적인 노력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이미 동종 업체인 포스코에서 벤치마킹 의사를 밝히는 등 경제적 효과 및 안전성을 인정받은 1차 안전밸브가 세계 철강업계에 가져올 영향력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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