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韓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의존도 '72%'…"쏠림현상 막아야"
[초점] 韓 일본산 철스크랩 수입의존도 '72%'…"쏠림현상 막아야"
  • 김종혁
  • 승인 2023.07.0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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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의 철스크랩(고철) 수입이 일본에 지나치게 쏠려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에서는 일본제철, 동경제철 등이 수백만 톤에 이르는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어서 앞으로 수입은 녹록치 않다. 전세계적으로도 전기로 증설은 대세적인 흐름이다. 일본산 '쏠림현상'이 계속될 경우 수급 안정성은 떨어지고 가격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전기로 투자에 따른 고철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어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고철 수입량은 3대 수입국인 일본, 미국, 러시아에서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6일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고철 수입량은 213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했다. 일본산은 153만3000톤으로 10.0% 감소했고, 미국산은 22만4000톤으로 47.0% 급감했다. 러시아산은 18만1000톤으로 20.6% 줄었다. 동남아와 대양주에서는 9만4000톤, 5만8000톤으로 35.2%, 60.0% 각각 감소했다. 대양주의 경우 호주에서 수입이 급격히 줄고 있다.

국내 고철 수요가 감소했다기보다 물량확보가 쉽지 않았고, 가격도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각국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원료인 고철에 대한 '원료보호주의'가 작동한 면이 크다는 의견도 비중있게 실린다. 제강사들은 녹록치 않은 수입 여건 속에서 국내 구매에 더 무게를 실었다. 이로 인해 시장 수급은 상반기 내내 타이트했고, 고철 가격은 50만 원대 장세가 계속 이어졌다. 

문제는 일본산 수입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는 데 있다. 상반기 기준 일본산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10%p 급등했다.

반면 미국산은 10%로 5%p 하락했고, 러시아는 8%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의 공급사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시장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수출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아시아향 수출이 이뤄지는 블라디보스토크 등의 항구에 할당된 물량은 변동성이 높아 안정적인 수급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본산 역시 수출이 더 줄어들 가능성은 높다. 제강사들은 오랜 기간 근거리 일본에서 물량을 확보하면서 국내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수급은 안정화하는 장치로 활용했다. 하지만 일본 내 전기로 증설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수출은 크게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입을 더 늘리기 어려운 환경에서 당장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은 최대 과제로 떠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제강사들은 국내 고철업체, 협력사들과 더 견고한 관계를 구축해야 하고, 고철 산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수입 다변화, 일본 외 미국 거래 확대 등 그동안 대안으로 제시됐던 수급 안정책을 만들지 않으면 안정적인 수급은 물론 높은 원가부담을 감당하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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