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요부진 극심…중국 오퍼가 하락세 영향
中 열연오퍼 530달러 '70만 원' 국산 격차 심화
'고가' 포스코산 구매기피…수출량 급증 '돌파구'
국내 철강 지표 중 하나인 포스코산 열연 가격은 일주일새 3만 원 하락했다. 4월 가격 인상을 강행한 뒤로부터 실거래 가격은 10만 원이나 추락했다. 작년부터 이어진 고가(高價) 정책은 바닥으로 치닫는 수요부진과 불확실한 전망 속에서 무력해진 모양새다. 중국의 회복은 요원해졌고, 국내 수요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포스코 판매점과 냉연 리롤러(전문압연업체), 강관사 등 포스코로부터 열연 소재를 구매하는 업체들은 주문을 줄이는가 하면 구매 기피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수 부진에 따라 열연강판 수출은 올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산 열연 거래 가격은 수입대응재 기준 톤당 95만 원에서 96만 원이다. 전주보다 3만 원이나 하락했다. 포스코가 4월까지 인상을 강행한 이후 거래 호가는 일시적으로 105만 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10만 원이나 내리 하락했다.
중국산은 87~88만 원으로 약 1만 원 하락했다. 중국의 오퍼 가격이 급락하면서 포스코 제품에 앞서 조정을 받은 뒤 낙폭이 둔화됐다.
중국의 열연 오퍼 가격은 지난주 안펑강철의 한국향 기준 CFR 톤당 530달러다. 원화로는 70만 원에 불과하다. 포스코산보다 25만 원 이상 낮고, 중국산 거래 가격과도 15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요 상황으로는 반등 가능성을 거의 보기 어려운 분위기인 데다 오퍼 가격도 계속 하락하고 있어서 시장은 피로감이 많이 쌓인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가 정책의 영향으로 시중 실거래 가격도 여전히 하락은 제한적이고,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감으로 포스코산 구매 기피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포스코는 내수에서 부족한 수요를 수출 시장으로 상당량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연강판은 포스코 판매점 등 유통향은 물론 대형 실수요로 통하는 냉연 및 강관사의 소재로 공급된다. 열연 소재 가격이 냉연도금재, 강관 등 제품보다 과도하게 높을 경우 국내 수요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수출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1~4월 기준 열연강판 수출은 225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급증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시아가 가장 많은 56만9000톤으로 38.3%나 불어났다. 유럽은 51만5000톤으로 52.4% 폭증했다.
세부 국가별로 인도는 32만8000톤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25만5000톤, 이탈리아 19만9000톤, 베트남 19만6000톤, 태국 13만3000톤, 투르키예 11만20000톤, 멕시코 10만8000톤, 벨기에 10만 톤 순이었다. 이 중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 수출이 크게 증가했고, 베트남과 태국, 튀르키예는 최고 41.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과거 최대 수출 대상국이었던 중국은 9만6000톤으로 36.8% 감소했고, 미국은 9만2000톤으로 42.1%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