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가 철강 시장에 미치는 영향
[남영준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가 철강 시장에 미치는 영향
  • 남영준
  • 승인 2022.03.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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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큰 조치는 국제금융결제망(SWIFT)에서 러시아 주요 은행 7곳을 퇴출시킨 것이다. 은행을 통한 수출입 대금 결제를 못 한다. 금융 핵무기라고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 허점이 있다. 가스와 원유 대금을 결제하는 은행은 제외되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 세계 1위이며, 원유는 3위이다. 유럽은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유럽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이는 제외하고 있다. 만일 우크라이나 사태가 계속되어 원유와 가스 수출을 막는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리라 본다.

에너지를 제외한 일반 품목은 당장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5위 철강 생산국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의하면 2021년 러시아는 7600만톤을 생산했다. 한국은 6위인 7060만톤 생산이다. 러시아는 철강 금속이 전체 수출 중 에너지 다음으로 높은 11% 비중이다. 수입을 상계한 철강 순수출량이 2020년 2600만4천톤으로 세계 1위이다.

수출은 주로 철강 반제품이다. 2020년에 1300만톤의 반제품을 수출했지만, 반 이상이 중국향이었다. 중국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아, 중국향 수출은 지속하리라 본다. 세계 철강 시장에서 러시아가 SWIFT 퇴출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어 철강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많다.

두 번째 조치가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이다. 미국이 지정한 57개 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할 경우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은 당초 면제 대상 32개국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교섭으로 4일 뒤늦게 포함되었다. 면제 대상국은 자기 나라에서 스스로 통제한다. 미국이 57개 기술을 고시하면 산업부는 수출입고시를 개정한다.

미국이 57개 기술을 공포하더라도 한국에서 고시 개정 절차를 밟으려면 한 달 이상이 걸린다. 미국이 발표할 57개 기술은 주로 군사 용도가 중심이므로 반도체, 자동차 부품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가전제품 등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제품은 제외한다고 하지만 지켜보아야 한다. 미국은 최근 벨라루스를 제재 대상국에 포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광물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하다. 러시아의 주요 광물은 니켈, 다이아몬드, 금, 백금, 팔라듐, 철광석이다. 세계 광물 시장에서 러시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니켈 49%, 팔라듐 42%, 다이아몬드 33%, 알루미늄 26%, 백금 13%, 철광석 7%이다. 최근 니켈과 알루미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안 그래도 전기차로 인한 수요 증가로 올 1월에 벌써 니켈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가스와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자동차용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천원을 넘보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갤런당 4~5달러로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 석유화학제품의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나프타 선물 가격이 톤당 1천달러를 넘었다. 이는 2012년 3월 1일(1068달러) 이후 10년만이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모든 제품의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인플레이션이 도래하고 있다.

코로나가 오미크론으로 변하면서 중증화와 사망률이 낮아져 독감처럼 변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하여 에너지와 광물 가격이 뛰면서 세계 경제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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