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텔레그램 메시지, 통화 녹음 보안은 어떻게
[남영준 칼럼] 텔레그램 메시지, 통화 녹음 보안은 어떻게
  • 남영준
  • 승인 2022.02.22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최근 텔레그램으로 오간 메시지가 공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쓰는 메신저 앱이 카톡이다. 그러나 보안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앱이 텔레그램, 시그널 등이다. 정치가들은 텔레그램을 많이 사용한다.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다른 사람이 알 수 없게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느냐, 메시지를 자동으로 삭제할 수 있느냐가 보안의 핵심이다.

종단간 암호화는 무엇일까? 두 사람 사이에 메시지가 평문 그대로 오간다면 거치는 중간 서버에서 알 수 있다. 메시지를 보내면 카톡 등 서버에서 암호화하여 보관하고, 열 수 있는 키를 당사자에게 보낸다. 서버가 해킹을 당하더라도 메시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그러나 법으로 서버를 압수 수색하면 내용을 볼 수 있다. 만일 발신자가 메시지를 보내는 순간부터 수신자까지 암호화되어 간다면 서버에서 봐도 알 수가 없다. 이런 걸 종단간 암호화라고 한다. 끝에서 끝까지 암호화한다는 의미이다. 텔레그램, 카톡은 비밀대화 기능에서 이를 제공한다. 시그널은 종단간 암호화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보낸 메시지가 어딘가에 남아 있으면 불안하다. 카톡은 보낸 메시지가 상대방에 그대로 남아 있다. 보내고 5분 안에 삭제하면 상대방에게서도 없어지는 기능은 있다. 반면 텔레그램은 대화 내용 비우기가 있어 다 삭제할 수 있다. 또 비밀대화를 선택하면 초 단위에서 1주까지 자동 삭제 타이머 설정 기능이 있다. 그 시간이 되면 상대방의 기기에서도 삭제된다. 비밀대화는 캡처가 되지 않는다. 일정 시간이 지나 보낸 메시지가 스마트폰에서 사라지면 안심이다. 그런데 텔레그램으로 보낸 대화 내용이 어떻게 남아 있었을까? 이는 비밀대화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 대화로 보내고 나중에 삭제하였어도, 삭제 전에 캡처했다면 남아 있다.

텔레그램을 한국에서 유독 많이 사용하는데 이유가 무엇일까? 텔레그램은 일반 대화도 양쪽을 다 삭제할 수 있다. 상대방이 삭제하기 전에 캡처해 둔다면 할 수 없지만, 비밀대화는 종단간 암호화가 적용되고, 자동 삭제 기능이 있다. 캡처도 안 된다. 그리고 서버가 외국에 있고, 운영자가 응하지 않아 압수 수색이 불가하다. 또 반영구적으로 사진, 동영상, 파일의 저장이 가능하다. 카톡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텔레그램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아 광고가 없다.

수사기관에서 스마트폰을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할 때 비밀번호를 모르면 열지 못하는 폰이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10번 잘못 입력하면 폰이 잠겨버리고, 데이터가 다 삭제된다. 미연방수사국(FBI)이 애플에 협조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한국에서도 아이폰을 압수하고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풀지 못하고 있다.

메시지와 달리 통화는 하고 나면 바로 사라진다. 통화 내용을 잊어버리는 사람을 위해 통화 녹음기능이 폰에 설치되어 있다. 통화 자동 녹음기능을 활성화하면 통화할 때 자동으로 녹음된다. 기자들이 기사 취재 시 많이 사용한다. 인터뷰하는 내용을 다 기억할 수가 없어 잘 사용한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를 녹음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불법이 아니다. 만일 통화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녹음한다면 그것은 불법이다. 통화 내용의 증거 능력도 인정된다. 채권, 채무 관계에서 통화 내용을 녹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은 상대방이 통화를 몰래 녹음하면 불법이다. 그래서 아이폰은 통화 녹음기능이 없다. 삼성 갤럭시는 한국에서 파는 폰에 통화 녹음기능이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