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리포트] 탄소중립을 위한 철강산업의 도전과 역할
[이슈 리포트] 탄소중립을 위한 철강산업의 도전과 역할
  • 정리=정하영
  • 승인 2021.06.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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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탄소중립, 전기로 확대‧수소환원제철 상용화해야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 등 무역제한 조치 통상‧산업 이슈화
산업부문 저탄소화…혁신 공정‧제품 등 투자‧산업화 요구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산업이 최대 배출 부문
철강 공정‧연원료가 배출량 좌우…온실가스 감축 어려워
한국 철강 에너지효율 세계 최고…추가 에너지 저감 어려워
단기 공정 효율화‧전기로 확대, 중장기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사회적 감축 기여도 높이고 이해관계자와의 협력 강화 필요

지난 5월 25일 국회철강포럼 정기총회에서 산업연구원(KIET) 정은미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이 특별강연을 가졌다.

‘탄소중립을 위한 철강산업의 도전과 역할’을 주제로 정은미 본부장은 “한국 철강산업은 최신 설비와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에너지 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후 에너지 저감 잠재량은 최저 수준일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따라서 우리 철강산업이 단순하게 탄소 배출량만으로 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지적받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2040년까지 에너지 효율 개선, 전기로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야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이 철강업계의 중요한 과제이자 경쟁력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어 이번 발표 내용을 요약정리 게재한다. [편집자주]

 

2050 LEDS와 탄소중립

◆ 탄소중립 추진배경 및 주요국 동향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저탄소‧친환경 사회로의 전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우선 EU 이사회가 2019년 12월 탄소중립 결의안을 발표했고 이어 2020년 3월 6일 2050년 넷제로(Net Zero)를 공식 제출했다. 영국에서는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 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y)과 별도로 2019년 5월 넷제로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이 2060 넷제로를 2020년 9월 22일 UN총회에서 선언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국가 간 감축의욕 및 추진에 차이를 보이자 이를 보정하는 무역 제한적 조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arbon Border Adjustments Mechanism)이 EU를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통상‧산업 이슈화되고 있다.

EU는 2020년 7월 국가 간 탄소정책 및 온실가스 강도의 차이를 좁히고 탄소배출을 막기 위해 탄소국경조정의 도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3년 착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2025년까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에는 국가, 산업, 기업, 품목에 ETS(Emission Trading Scheme : 배출권거래제)와 연계하는 수입관세, 탄소세 부과 등 다양한 형태의 메커니즘이 모색되고 있다. 다만 WTO 자유무역규정과의 합치성, 국가 간 이해조정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주요국 산업부분 저탄소화 전략

선진국을 중심으로 산업부문의 저탄소화를 위해 에너지효율성 향상, 에너지 전환, 순환경제를 강조하고 동시에 혁신 공정‧제품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산업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저탄소화 추진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부문 창출을 통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하려는 목표로 저탄소 연료, 저탄소 공정, 저감 설비 등의 혁신기술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게 된다.

EU의 Green Deal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면서도 자원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경제사회로 변혁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수립했다. Net Zero Steelmaking과 같은 녹색기술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 도입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의 Green New Deal은 탄소배출량의 획기적인 감축, 탄소중립으로의 공정한 전환, 일자리 창출 및 지속가능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2025년까지 탄소세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청정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실행해 2050년 100% 청정에너지 경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작년 9월 2060년 넷제로 선언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녹색 경제회복’을 주장하며 2030년 탄소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정했다. 세계적 탄탄소화 트렌드에 대응하면서 에너지 자립과 국가안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경쟁우위를 갖는 신재생에너지, 저탄소자동차 등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주요국 산업부문 저탄소화 전략
주요국 산업부문 저탄소화 전략


한국의 탄소중립 추진 경과

한국 정부는 작년 말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와 함께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제출했다.

올해 탄소중립 복수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부문별 핵심 정책을 마련 중이다. 상반기에는 2050 LEDS 탄소중립 추진경로를 수립하고 핵심정책 및 추진비용을 도출했으며 하반기에는 2030 NDC 상향조정을 위한 추진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국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 경과
한국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 경과


한국의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 현황 및 특성

한국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3천만톤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세계 7위 수준으로 2000년대부터 원단위는 개선 중이지만 배출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산업부문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제조업 중 6개 산업이 전체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79%를 점유하고 있다. 2019년 잠정 기준 산업부문 배출량은 약 3억9천만톤으로 전환, 수송 등 타 부문 대비 탄소중립 수단이 복잡하고 다양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

산업체별 배출 순위를 보면 포스코가 연간 6800만톤으로 단연 1위, 현대제철이 1570만톤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는 쌍용양회공업으로 1070만톤이다.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 현황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 현황

 

한국 철강산업의 도전

한국 철강산업의 위상과 중요성 & 온실가스

제강법별 에너지 소비 구조
제강법별 에너지 소비 구조

한국은 2019년 조강 생산량 7140만톤으로 세계 6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당 소비량은 유일하게 1인당 1톤(2019년 1039㎏/인)이 넘는 유일한 국가다.

철강재 수출량은 중국(6370만톤), 일본(3310만톤)에 이어 3000만톤으로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생산량 대비 수출 비중은 40% 내외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이며 전체 수출액의 5.7%로 높은 수출기여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의 중요성은 전방효과 3.08, 후방효과 1.40으로 전체 산업 중 가장 산업연관효과(4.48)가 높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 측면에서 철강산업은 가장 많은 탄소배출이 불가피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공정 및 연원료 특성상 온실가스 배출은 제강법, 조강 생산량에 비례하는데 고로의 경우 환원제로 유연탄, 전기로는 에너지원으로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대표적 산업이다.

한국 철강산업은 그동안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생산효율성, 낮은 생산원가 구조, 특히 에너지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것은 거꾸로 에너지 저감 잠재량이 세계 최저 수준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조강생산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조강생산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추진 전략

철강산업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기 및 중단기 전략의 복합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단기적(Blue Steel)으로는 석탄 기반의 제철공정을 효율화 할 수 잇는 기술, 대표적으로 전기로의 확대 등이 추진되고 있다. 중장기적(Green Steel)으로는 수소 기반의 제철공정 기술개발과 상용화 및 설비교체가 요구된다.

한편 IEA는 지난해 10월 탄소중립을 위한 철강산업의 로드맵(Roadmap)를 제시했다. 2070년까지 철강산업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50년 탄소배출 50% 이상, 평균 조강 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총배출량은 2019년 26억톤에서 2050년 12억톤으로, 평균 조강 톤당 배출량은 2019년 1.4CO₂톤에서 2050년에는 0.6CO₂톤으로 줄여야 한다.

철강산업 탄소중립 추진 전략
철강산업 탄소중립 추진 전략


 

철강산업의 역할

한국 산업의 비전과 탄소중립

철강의 탄소중립화 경로는 2040년까지 에너지효율 개선, 전기로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수소환원제철의 기술적 불확실성 해소를 배경으로 2050년 수소환원강의 전로강 대체, 전기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한 주요 이슈와 과제를 살펴보면 ▼수소환원제철공법과 같은 혁신공정, 혁신기술의 도입 ▼그린 인프라의 충분한 공급과 적정가격 유지 ▼사회적 감축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기제 발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 강화를 꼽고 있다.

혁신공정, 혁신기술(수소환원제철공법) 도입의 경우 기술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대형‧중장기 R&D를 추진하는 한편 탄소중립을 위한 설비투자, 좌초자산화 등이 요구된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탄소중립 기술개발‧설비투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조세특례가 적용중이다.

그린인프라의 충분한 공급과 적정가격 유지는 그린에너지 등의 공급제약에 의한 생산위축을 배제하고 공급가격의 적정수준을 확보하여 국제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효과적인 순환자원의 공급을 위해 수집-분리선별-정제-기공-투입 등 일련의 과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사회적 감축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기제 발굴은 국내 기업의 고효율‧고기능 제품의 공급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지원을 확대한다. 산업의 글로벌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성장동력화 작업을 동시에 추진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 강화는 산업부문 탄소중립 추진을 위한 산업정책 인프라를 강화하고 국가간 규제 수준의 균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국제협력, 장기 감축전략-단기 감축수단의 일관성과 체계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부문 기본방향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부문 기본방향

 

한국 제조업의 2050년 발전 비전

한국 제조업의 성장세는 완만하게 둔화돼 전산업 내 철강산업의 비중은 2018년 50.9%에서 2030년 49.3%, 2030년 48.9%가 추정된다. 특히 전 산업 내 비중은 부가가치액 기준으로 2018년 32.0%, 2030년 30.3%, 2050년 29.2%가 추정된다.

특히 철강산업은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임에도 제조업 내 40% 비중을 유지하면서 제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주요 산업의 생산활동은 대부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산업 중장기 생산활동 추이
주요산업 중장기 생산활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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