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소중립 철강, 눈앞의 현실이다
[사설] 탄소중립 철강, 눈앞의 현실이다
  • 페로타임즈
  • 승인 2020.12.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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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안목 치밀, 계획적 대응전략 필요
기후변화 리스크, 기회로 승화시켜야

최근 기후변화에의 대응이 갑자기 크게 부각되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의 2조달러 투자 등 소극적이었던 미국의 변화 예상이 기폭제라는 생각이다.

기왕의 EU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본 스가 총리가 2050년 온실가스 배출 제로화를 천명했고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심지어 중국까지도 2060년을 기한으로 표명했다.

철강산업은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이 불가피하다. 탄소를 철광석의 환원제로 사용하는 용광로 공법의 대체 기술은 아직 없다. 수소환원제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이다. 청정수소를 생산, 운반, 확보하는 것도 문제지만, 기술적으로도 쉽지 않다. 수소환원은 ‘흡열반응’이다. 용광로의 열을 흡수해 온도를 떨어뜨린다. 고온을 요구하는 제선공정에서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조업 중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을 자랑하는(?) 철강산업이 현재의 분위기를 모른 체하기는 좀 그렇다. 역시 유럽 철강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아르셀로미탈은 2050년 ‘탄소중립’을 가장 먼저 선언했다. 독일 티센크룹과 잘츠기타는 수소환원제철을 위한 기술개발과 실험, 청정수소 확보 등을 실행 중이다. 스웨덴의 SSAB 역시 수소환원 파일럿 플랜트인 ‘HYBRIT’를 가동하고 있다. 유럽철강협회는 녹색철강(Green Steel) 생산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탄소국경세’와 같은 제도보완을 강력 요구중이다.

일본 철강업계도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바쁜 모습이다. 일본철강연맹 회장인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사장은 기술, 비용 측면에서 철강업체의 탄소 제로화 시기를 2100년으로 주장했었다. 하지만 최근 장기 환경경영계획에 2050년 탄소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포함시키겠다고 입장을 변경했다. 수소환원제철 도입과 전기로 확대,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들을 모두 활용하겠다했다.

한국 철강업계 역시 포스코가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 아시아 철강사 중 최초로 ‘탄소중립 2050’을 선언했다. 세계가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탄소 리스크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린스틸’ 생산과 함께 수소 생산 500만톤 체제를 구축해 수소사업에서 매출 30조원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다소 준비가 덜된 채 발표가 앞섰다는 평도 있지만 최정우 회장 2기 출범과 함께 21일 단행한 인사조직 개편에서 이를 반영해 적극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경우 파이넥스 공법의 유동환원로가 수소를 이미 20% 정도 사용하는 등 가장 앞서 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수소환원제철법을 상용화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이차전지와 수소부문을 성공적으로 사업화한다면 철강에서 미래소재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소재전문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다.

한편 철강업계는 지난 12월 1일 탄생한 비정부조직(NGO) ‘스틸제로(Steel Zero)’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덴마크의 세계 최대해상 풍력발전사인 오스테드 등과 호주, 영국의 철강 수요기업 8개사가 창립에 참여했으며 건설, 전력 외 자동차사 등 다수의 철강재 수요기업들의 가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의 목표는 탄소중립 철강재, 그린스틸(Green Steel)만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철강사들에 있어 탄소중립은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다. 부디 눈앞의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감정적, 즉흥적으로 대처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차분하고도 치밀한, 계획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한 일이다. 더불어 산업계, 국가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후변화 리스크를 기회로 승화시켜 철강산업의 또 한 번의 도약을 실행해 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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