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이야기] 철강 위기국면 진입…‘유비무환’의 자세 필요
[나병철의 철강이야기] 철강 위기국면 진입…‘유비무환’의 자세 필요
  • 나병철
  • 승인 2022.08.0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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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국내 철강업계의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철강 수요의 급격한 감소, 생산 비용의 상승 및 공급망 위기 등 여러 가지의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위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철강 제품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작년 하반기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유지하던 철강재 가격이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폭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그동안 글로벌 경제 및 철강산업에 있어서 호황과 불황이라는 경기 사이클은 계속 반복되어 왔지만, 이번 같이 그 주기가 극히 짧아진 것을 보면 예삿일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지난 20년간의 글로벌 철강경기(열연코일 가격 기준)를 회고해 보면, 대략 4번의 등락 사이클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경기의 저점을 5번(‘02년, ’05년, ’09년, ’16년, ’20년), 고점을 5번 (’04년, ’08년, ’11년, ’18년, ’21년) 경험하였는데, 철강경기 사이클의 평균 기간은 호경기 기준 4.25년, 불경기 기준 4.5년을 기록하였다.

글로벌 철강경기 고점 및 저점 기록 시기 및 기간
글로벌 철강경기 고점 및 저점 기록 시기 및 기간

그렇다면 우리의 관심은 이미 시작된 철강경기 불황의 깊이가 어느 정도이며, 저점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있다. 과연 지난 2009년 저점을 기록한 이후, 단기간에 경기가 회복했던 패턴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지난 2011년부터 2016년 초까지 5년간 이어진 장기 불황의 패턴을 따를 것인지에 따라서 철강업계의 경영에 미치는 파급 영향도 다르고 대응 방향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철강경기 불황의 원인이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강화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예상하지 못한 사태의 영향이 크다고는 하지만, 앞에서 살펴본 과거 글로벌 철강경기 사이클의 평균 주기를 감안한다면 향후 상당 기간은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사전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된다.

다시 말해서 국내 철강업계로서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이번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일부 국내 철강업체와 중국 철강업체가 선제적으로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조치로 평가된다. 국내 철강업계는 과거 여러 차례의 철강경기 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익성 방어, 각 부문의 원가 절감, 불필요한 지출 억제, 원료 재고 축소/제품 악성 재고 삭감 및 시급하지 않은 투자 계획 조정 등 다양한 활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이다.

다만 불황 극복 과정에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국내 철강산업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보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한번 치명상을 입은 생태계는 복원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마케팅 경쟁력과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다소 약한 수요가들이 이번 불황의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다음 호황기 때에 동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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