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수소환원제철로 불똥 튄 러-우크라 전쟁
[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수소환원제철로 불똥 튄 러-우크라 전쟁
  • 나병철
  • 승인 2022.05.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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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작년 말 러시아의 가스 메이저인 노바텍(Novatek)은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독일의 유니퍼(Uniper)에 저탄소 암모니아를 연간 120만톤씩 공급하기로 한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노바텍이 북극의 야말(Yamal)반도에 설립할 가스 화학단지 오브스키GCC(Obskiy Gas Chemical Complex)에서 저탄소 암모니아를 생산, 유니퍼에 장기적으로 공급키로 한 것이다. 오브스키GCC에는 탄소포집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암모니아는 유니퍼가 독일 빌헬름스하펜(Wilhelmshaven) 지역에 건설할 암모니아 수입 터미널로 운송된 후, 기체 수소로 전환돼 수소 파이프라인 시스템을 통하여 독일과 서북부 유럽국가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프로젝트는 중단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다. 유니퍼는 서방 세계의 對러시아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노바텍으로부터의 암모니아 수입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대신에 제3국으로부터 LNG를 수입하는 프로젝트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노바텍으로부터의 암모니아 수입 프로젝트 중단에 따른 여파가 철강업계의 수소환원 제철로까지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노바텍과 유니퍼 양 사 간의 암모니아 장기 공급 계약 체결 이후, 유니퍼는 독일의 철강회사인 잘츠기타(Zalsgitter)와 수소 공급 협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이다.

잘츠기타는 2026년부터 수소환원제철 공정을 이용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 감축하는데 필요한 수소를 유니퍼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예정이었다. 나아가서 양사는 공동으로 독일 내의 수소 파이프라인 네트워크 구축 사업 및 그린 수소 저장 시설 개발 사업에서도 협력키로 한 바 있다.

따라서 잘츠기타의 수소환원제철 공정을 통한 저탄소 배출 철강생산 계획은 초기 단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유니퍼는 노바텍으로부터 암모니아를 공급받아서 수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 이외에 410MW 규모의 수전해 시설을 건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Zalsgitter와 1GW 규모의 수전해 공장 건설(기술 및 설비는 개발 중) 프로젝트도 공동 추진할 예정이어서 중장기적으로 수소의 조달이 불가능하지 않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이 정착되어야 할 초기 단계에서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철강업계도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수소환원제철 공정의 도입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에 있다. 한국 및 일본 철강업계의 경우 수소환원제철 공정에서 필요한 수소를 호주나 중동 지역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의 경우 블루(Blue) 수소뿐 아니라 그린(Green) 수소 생산에 적합한 환경 조건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중동 지역의 경우,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불확실한 요인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사진=포스코
사진=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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