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메트인베스트-US스틸 인수협상…'러-우' 종전 대비해야
[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메트인베스트-US스틸 인수협상…'러-우' 종전 대비해야
  • 나병철
  • 승인 2022.12.0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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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나병철 스틸투모로우 부사장 (전 포스리 철강산업연구센터장)

최근 우크라이나 일관 철강 그룹인 메트인베스트(Metinvest)는 슬로바키아에 소재한 코시체(Kosice)제철소를 인수하기 위한 예비협상을 미국 US스틸(US Steel)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한참 전쟁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대기업이 해외 제철소를 인수하기 위해서 협상을 진행한다는 뉴스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메트인베스트가 코시체제철소에 대한 인수 협상을 진행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 사는 그 동안 러시와의 전쟁 영향으로 철광석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2년 1~10월 철광석 수출량은 전년 대비 약 39% 감소한 2,240만톤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포크로브스케(Pokrovske) 광산의 생산량 증가로 3분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6.7% 감소에 그쳤고, 특히 점결탄 생산량은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여 중부 및 동부유럽 제철소에 판매 중에 있는 등 많이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동유럽 제철소들은 필요한 원자재의 약 절반 정도를 우크라이나 산에 의존하고 있어 메트인베스트의 영향력은 여전한 상태에 있는데, 전쟁 기간 중 원료 생산량 감소에 대응하여 원자재 수송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코시체제철소는 주요 거래 상대 회사로 부상한 바 있다.

그동안 유럽 리롤러(Re-Roller, 전문압연업체) 업계는 슬래브(Slab) 등 반제품을 공급하던  메트인베스트의 생산 중단으로 중국 등 제3국 현물시장에서 반제품을 대체 구매하여 완제품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원활한 조달에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메트인베스트의 반제품 공급기지 역할 부활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코시체제철소 인수는 과거 유럽 철강업계 내에서의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에 US스틸 입장에서는 오래전부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유럽 지역 제철소들을 매각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기 때문에 여전히 코시체제철소의 매각에 관심이 많은 상태이다. US스틸은 2013년 세르비아 소재 스메데레보 공장을 1달러에 세르비아 정부에 매각한 뒤 2016년에 중국 허베이 철강집단에 재판매한 바 있으며, 코시체제철소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이러한 코시체제철소 양수도 협상에 대해서 양사는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종료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양국의 대형 비즈니스 파트너 간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아서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추정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우리들의 관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글로벌 철강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두어야 한다. 우크라이나 인프라 복구에 따른 철강수요 발생은 현재 하강 국면에 있는 세계 철강경기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우크라이나 철강업계의 경영 및 생산이 정상화되면 유럽을 중심으로 한 철강 시장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시장 영향에 대한 정밀한 검토 및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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