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해설] 포현동 '철강의 쿠팡시대' 활짝…현대 TFT 가동 연내 출사표
[이슈해설] 포현동 '철강의 쿠팡시대' 활짝…현대 TFT 가동 연내 출사표
  • 김종혁
  • 승인 2022.04.12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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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eSteel4U 플랫폼 전문기업 출범
출범 이후 올해 연간 60만 톤 규모 예측
동국제강 스틸샵 디코일철근까지 확대
현대제철 TFT 구성 연내 출범 목표 기획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스틸트레이드(이미지)는 ‘eSteel4U(이스틸포유)’로 새로 출범했다. 이미지는 홈페이지 캡처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올해 자동차 가전 건설 등 산업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철강 시장에 온라인 시대를 연다. 포스코 동국제강은 가장 먼저 전자상거래 확대에 속도를 낸 가운데 현대제철은 최근 관련 TFT를 꾸리고 기획 단계에 들어섰다. 이들 철강 ‘빅3’가 모두 철강 플랫폼 사업을 중점에 두면서 올해는 철강 거래는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안착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초기 단계에서 거래량은 100만 톤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향후 수조 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곳은 포스코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플랫폼 전문 기업 출범을 알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자상거래 전용 플랫폼으로 운영하던 ‘스틸트레이드’는 이달 ‘eSteel4U(이스틸포유)’로 간판을 달고 새로운 독립법인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운영 인력은 15명에서 20명 사이로, 대표이사는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실무 담당 중역이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틸트레이드는 2018년 8월 ‘스틸포유’가 그 모태로, 2019년 11월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으면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포스코가 생산한 철강재는 정품과 주문외 제품(정품이나 주문생산 및 공급 이후 재고 상태로 남은 제품)이 매입 매출의 골격이다. 중개거래는 현재 스틸서비스센터(지정 판매점) 23곳과 전문 가공 서비스로 연계될 전망이다. 하루 플랫폼에 올라오는 매물은 20만 톤이 넘는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열연 냉연 아연도강판 등 탄소강에서 스테인리스(STS)까지 판재류 시장 저변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스틸트레이드는 최근 ‘eSteel4U’를 출범을 발표하면서 단순 판매채널이 아닌 금융, 물류 서비스 등 가치 통합형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연간 60만 톤에 이르는 물량을 온라인으로 거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철강 가격은 열연 140만 원, 철근 110만 원대를 구가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6000억 원대 시장이 조성될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기존 스틸트레이드는 주문외 제품이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독립법인 출범 이후로는 정품 거래가 대폭 확대된다. 예상되는 물량은 올해 출범 이후로 연말까지 약 20만 톤 규모다. 여재 슬래브 역시 정품화해서 판매할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 스틸서비스센터(이하 SSC)와의 연계도 강화한다. 포스코가 SSC의 가공을 통해 자동차 가전 관련 기업에 공급하는 물량은 연간 25~30만 톤에 이른다. eSteel4U 출범 원년인 올해 계획량은 전체 3% 수준인 6만 톤으로 설정했다. 이는 업황 등에 환경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다.

판재류 외에는 민간 차원에서 최초로 문을 연 스틸맨(대표 이재학)과의 제휴를 기반으로 포스코에서 생산하지 않는 형강과 강관류 전반, 철근 특수강봉강에 이른다. 스틸맨은 대형 가공기업은 물론 철강 유통 관련 기업들이 15만 톤에서 20만 톤에 이르는 물량을 공급하는 사실상 최초의 ‘오픈마켓’형 플랫폼이다.

동국제강은 코로나19 회복세가 나타났던 2021년부터 확장세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플랫폼 명은 스틸샵(steelshop)으로 현재 판재류 및 봉형강류 전반을 온라인에서 취급한다. 

첫 단계는 조선용 후판 외 틈새 시장을 파고 들었다. 빠른 납기와 소량 물량을 주문 제작해 공급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거래에서의 약점을 보완해 공략했다. 

작년 4분기부터 주력인 냉연 도금재로 확대한 이후 올해는 코일 철근을 플랫폼에 올리면서 봉형강 시장으로 저변을 넓혔다. 동국제강은 단순 매출 증대보다는 초기 온라인 거래 확장 국면에서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와 달리 판재류는 물론 봉형강 및 컬러강판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게 경쟁우위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연내 플랫폼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TFT를 꾸리고 시장 분석 및 사업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포스코 동국제강에 비해 후발주자로 출발한 만큼 회사 내외부 조사 및 컨설팅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대차그룹 현대건설 등 범현대가에 치중한 철강 거래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인지도 업계의 관전 포인트다.

국내 철강 온라인 거래는 중국에 비해서는 속도가 많이 뒤처졌다. 중국은 2010년 초반 정부 주도로 시장 조사가 시작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철강사인 바오우그룹을 필두로 뱅크스틸 자오강이 '빅3'로 자리매김을 했다. 최종 집계된 자료를 기준으로 2017년 기준 플랫폼 거래 규모는 3억5000톤이다. 중국의 연간 생산량을 10억 톤으로 가정할 때 30%에 이르는 수치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내수와 수출이 각 3000만 톤이다. 거래 구조가 중국과는 차이가 있지만 연간 수백만 톤대의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온라인 거래는 수십년 간 이어진 오프라인 거래문화, 대면 영업의 효과, 배송과 물류, 결제에 대한 불안감 등의 많은 제약이 따랐다. 현재는 포스코의 스틸트레이드가 구매자금지원을 아우르는 결제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등 그간 제기됐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업계에서는 대형 철강 메이커들이 모두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면서 유통 시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거래가 정착되는 한편 철스크랩(고철) 등 원료 거래까지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스틸샵을 통해 판재류 및 봉형강류 전반을 판매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스틸샵을 통해 판재류 및 봉형강류 전반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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