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해설] 충남도 당진시-KG동부제철 1550억 투자협약 실상은
[이슈해설] 충남도 당진시-KG동부제철 1550억 투자협약 실상은
  • 김종혁
  • 승인 2020.11.0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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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G동부제철
KG동부제철 당진공장 전경/사진=KG동부제철

KG동부제철은 2일 충남도, 당진시와 15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법인은 청산하고, 당진아산국가산업단지 내 3만5974㎡ 부지에 신규 공장을 설립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투자는 내년부터 3년간 진행될 것이란 내용도 담았다.

코로나19 이후 리쇼어링 기업 가운데서 투자규모가 가장 크고, 특히 작년 새로 출범한 KG동부제철이 곽재선 회장의 야심찬 투자를 진행하는 와중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충남도 당진시는 관련 자료를 배포하기로 하고, KG동부제철은 이에 따라 언론 미디어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업계에서는 KG동부제철이 작년에 밝힌 컬러강판 4기 투자 외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이해하기 쉬웠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충남도 당진시가 리쇼어링 기업 선정과 투자유치와 관련한 홍보 차원의 내용이 최근 신규 투자를 결정한 것처럼 비춰진 것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실제 KG동부제철이 작년에 밝힌 투자 계획에서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우선 내년부터 3년간 실시할 것이란 투자는 작년에 이미 밝힌 컬러강판 설비(착색도장설비, CCL) 건설 뿐 새로운 것은 아니다. KG동부제철은 4기의 컬러강판 설비 중 현재 건설하고 있는 2기를 내년 초 완공하고, 이어서 남은 2기를 투자를 진행한다.

엄밀히 말해 중국 법인 청산과 리쇼어링에 따른 신규 투자와는 사실상 거리가 멀다.

신규 투자로 볼 수 있는 것은 컬러강판 소재를 조달하기 위한 도금공장, 즉 아연도금설비(CGL) 건설이다. 이는 충남도 당진시 발표처럼 내년부터 3년간 실시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KG동부제철은 중국 법인 청산을 이르면 2022년, 늦으면 2023년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중국의 경우 외국기업의 청산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일정은 더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KG동부제철 역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발표는 1550억 원에 이르는 신규투자가 아닌 충남도 당진시가 KG동부제철을 리쇼어링 기업으로 선정했다는 사실 그 이상도 아닌 셈이다.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유턴법)'에 따르면 리쇼어링 기업들은 2년 안에 해외사업장을 정리하고 5년 안에 국내 사업장을 신증설해야 유턴기업으로 인정받는다. 리쇼어링 기업은 법인세 감면, 투자보조금 지급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코트라(KOTRA) 유턴기업 팀 관계자는 “KG동부제철은 작년 중국 법인 청산 절차에 있고, 신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리쇼어링 기업 조건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중국 법인 청산의 경우 최근 리쇼어링 결정에 따른 사안은 아니다.

중국 법인인 장가항동부고신금속제품유한공사는 철강을 전절단하는 스틸서비스센터(SSC)로, 작년에 관련 인력들이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2019년 매출은 6억 원으로 사실상 비즈니스는 중단됐다. 2015년 130억 원, 2016년과 2017년은 110억 원, 200억 원, 2018년 15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손실이 이어졌다.

중국 법인을 2년 내 청산하고 컬러 소재 생산을 위해 도금설비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아연도금강판(GI)의 경우 국내 공급과잉인 데다 수입 점유율도 매우 높다. 특히 KG동부제철 당진공장의 아연도금강판 생산능력은 연간 72만 톤, 인천 공장 65만 톤으로 현재로서도 컬러강판(약 40만 톤)의 소재 공급능력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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