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고철수입 ‘2부 리그’ 강등…東南亞 최대시장 부상
현대제철 고철수입 ‘2부 리그’ 강등…東南亞 최대시장 부상
  • 김종혁
  • 승인 2020.09.0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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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의 텃밭으로 인식되던 일본 철스크랩(고철) 시장이 동남아로 완전히 돌아섰다. 베트남은 아시아 최대 수입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고, 대만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역시 수입이 폭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국내 구매에 다시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매입 가격이 국내 최저가를 유지하고 있어 현대제철 구좌업체들의 고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일본의 고철 수출량은 561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0%(139만 톤) 급증했다.

아시아 최대 수입국이었던 한국은 109만 톤으로 55.4%(135만 톤) 급감했다.

현대제철이 연초부터 국산 구매에 집중하기도 했거니와 일본산 가격이 국산을 크게 웃돌면서 수입 기피 현상이 뚜렷했다. 수입 타이밍을 번번이 놓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현대제철이 수입을 줄이면 일본 공급사들은 가격을 낮추기 일쑤였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국가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본 공급사들은 현대제철을 뒤로 하고 수요 및 가격이 좋은 동남아를 선택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은 일본산 고철을 188만 톤이나 수입했다. 전년 동기 대비 75.9%(81만 톤)나 늘었다. 대만(82만 톤)은 133.7% 폭증한 것을 비롯해 방글라데시(43만 톤)와 말레이사아(42만 톤)는 256.4%, 306.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영향력, 협상력은 이미 동남아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제철은 국내 의존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의 구매 가격은 늘 최저가로 운영되고 있다. 구좌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상실감이 크다.

현대제철의 1일 특별구매(계약분) 실시 이전의 매입 가격은 어음 기준 중량A 32만 원, 경량A 27만5000원이다.

경량A와 비교되는 일본 H2의 한국 도착도 가격은 지난주 현대제철 비드 가격(FOB 2만7000엔)을 기준으로 톤당 33만 원에 이른다. 베트남에 오퍼되는 가격은 300달러까지 나왔다. 원화로 35만 원까지 간다.

국내서도 영남지역 제강사들의 가격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이번주 영남지역 매입 가격은 현금 기준 중량A 33만5000원, 경량A 31만5000원이다.

현대제철의 1일 실시한 특별구매로 인해 격차는 줄어들 전망이지만, 타 제강사들이 추가 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수입을 비싸게 해서라도 국내는 낮아야 한다는 기조가 저변에 깔려 있다”면서 “수입에서조차 영향력이 예전과 같지 않은 상태인데, 국내서도 최저가로 운영하게 되면 안정적인 수급을 유지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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