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人의 향기] 평로제강법 강철 대량생산 이루다
[鐵人의 향기] 평로제강법 강철 대량생산 이루다
  • 김종대
  • 승인 2020.07.01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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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社의 홈페이지 첫 머리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다.

빌헬름 지멘스
빌헬름 지멘스

“오늘날 세계는 그 어느 때 보다 연결되어 있고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될 것입니다. 수십억에 달하는 지능형 기기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현실과 가상세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가치 있게 전환 시키는 것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길입니다.”

지멘스社는 독일을 대표하는 유럽 최대의 엔지니어링 회사이다. 매출액 114조원(873억 유로). 계열사를 포함한 종업원 48만여 명이 전세계 190개국에서 일하고 있다.

지멘스社는 ‘에른스트 베르너 폰 지멘스’(Ernst Werner von Siemens, 1816년 12월 13일 ~ 1892년 12월 6일)가 1847년 10월12일 창립했다. 지멘스社의 사업영역은 자동화 및 제어, 에너지, 전력 발전, 철도, 의료 등 10개의 주 사업부문을 총괄한다.

평로를 개발한 카를 빌헬름 지멘스는 베르너 지멘스의 동생이다. 그는 유리 기술자였다. 베르너와 빌헬름 형제는 영국에서 자신들이 고안한 전기도금공정의 사업화에 나섰다. 지멘스 형제는 산업공정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방안에 몰입했다. 수 년 간의 실험 끝에 폐열 회수 방법에 관한 특허(1856년)를 받았다. 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배기가스의 열로 연료용 공기를 가열하여 로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었다.

폐열 회수법은 강철 생산에 적용됐다. 가스 제조실을 로(爐)와 완전히 분리시킨 평로를 개발 한 것이다. 이 평로는 같은 량의 연로로 강철 생산량을 20% 증가시켰다.
그러나 지멘스가 사용했던 내화재는 새로운 고온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다. 지멘스는 프랑스의 마르탱을 만났다. 두 사람은 협력하여 축열실을 개축했다. 이 로(爐)를 이용하여 용강 제조에 성공했다. 지멘스의 유리용 축열로 개념을 창안한 이래 용강을 생산하기까지 근 20면이 걸렸다.

마르탱이 지멘스의 설계방식을 익힌 후 강철 제련용 용광로로 제작한 것은 1860년대였다. 용광로의 열을 재 가열하여 추가로 공급하자 기존 베서머 공장에서보다 더 오래 철을 액체 상태로 유지 시킬 수 있었다. 철 스크랩까지 녹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마르탱이 독자 특허권을 주장했으나 두 사람은 화해를 했고, 평로법은 ‘지멘스-마르탱 공법’으로 부르게 됐다.

전로법과 평로법은 각각의 장점이 있다. 전로법은 빠른 속도로 선철에서 탄소를 제거하지만 품질은 일률적이지 않았다. 반면 평로법은 탄소 제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품질 우수했다. 따라서 전로법은 대량생산에, 평로법은 우수 품질을 생산하는데 사용되었다. 전로법과 평로법이 개발로 인해 철강재는 산업용 기계, 철도 레일, 다리, 건축물 등으로 적용범위를 확장했다. 에펠탑에 사용된 철강재는 바로 평로법으로 생산된 강철이다.

영국은 1900년에 평로법으로 약 300만톤의 강철을 생산했다. 전로법으로는 약 185만톤이 생산되었다. 평로법은 1960년대까지 사용되다가 1954년 오스트리아에서 상업화된 순산소상취전로(Basic Oxygen Furnace, BOF) 즉, LD 전로가 개발되면서 평로를 대체했다.

우리나라에는 1956년 인천중공업(현대제철의 전신)에서 첫 도입하였으나, 1981년 이후로 완전히 사라졌다. 평로의 개발은 강철의 대량생산이라는 획기적인 혁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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