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人의 향기] 철저한 준비, 빈틈없는 계산, 치밀한 작업
[鐵人의 향기] 철저한 준비, 빈틈없는 계산, 치밀한 작업
  • 김종대
  • 승인 2019.11.12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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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세에 철도회사 첫 취업 주철로 22m 다리 완벽설계
34세에 자회사 ‘에펠’설립 헝가리, 포르투갈,프랑스 등 역사(驛舍)와 철도교량 건설
162m 가리비교(프) 설계 에펠탑 완성시킨 토목거장

1889년 파리 한복판에 세워진 에펠탑의 중량은 9000톤에 이른다. 에펠탑의 높이는 정확히 320.755m(안테나 포함)이다. 로마 베드로 대성당의 돔이나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 보다 두 배나 높다.

에펠탑에 쓰인 철골구조물의 무게는 정확히 7175톤이다. 에펠탑의 계단은 1652개이다. 재료는 연철(鍊鐵)이며, 프랑스 뽕페제철소에서 만들었다. 철판 1만3038개와 리벳 105만 846개를 사용하여 탑을 완성했다. 

에펠은▲철저한 준비▲빈틈없는 계산▲치밀한 작업을 원칙으로 삼고 25개월 동안 건립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에는 300여명의 노동인력이 참여했다.

에펠은 1832년 프랑스 디종에서 출생했다. 그는 파리 국립중앙공예학교를 마치고 철도기사 샤를 누보의 소개로 서부 철도회사에 취직(24세)했다.

귀스타브 에펠
귀스타브 에펠

이 철도회사에서 주철과 철판으로 만든 22m짜리 다리를 설계한 이후 철도 설비회사로 자리를 옮긴다. 에펠은 시간이 지날수록 철구조물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1858년에는 높이 25m의 교각 6개와 길이 500m의 철제 주형을 연결한 보르도교 건설공사 총책임자를 맡았다.

그리고 34살(1866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에펠회사’를 설립한다. 이 회사에서는 헝가리 페스트역(1875년), 포르투갈 도루강(160m) 강철아치교, 프랑스 가리비교(162m) 등을 놓는다. 에펠은 세계적인 건설업체로 도약한다. 

에펠을 토목분야의 거장으로 만든 것은 에펠탑 이다. 그러나 에펠탑이 완성되었을 때 에펠은 명성과 독설을 동시에 들어야 했다.

미국의 토마스 에디슨은 ‘신의 기술자’라는 찬사를 보냈지만 소설가 모파상과 아베마리아의 작곡가 구노 등은 “예술적 취향이 전혀 없는 추악한 철 덩어리” “천박한 철골 구조물” 이라는 비난이 쏟아냈다. 

에펠은 끄떡도 안했다. “300미터의 높은 에펠탑에 프랑스 국기를 휘날릴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다”고 항변했다.

그의 말대로 에펠탑은 엠파이어스 테이트 빌딩(미국)이 건설되기까지 40여 년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혁명 100주년 기념 박람회 때 300만명의 관람객이 에펠탑을 찾아왔다. 관람 수입으로 건립비용의 75%를 충당했다.

프랑스 정부는 1889년 에펠에게 레종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은 한국의 철인 고 박태준 총리도 받았다. 에펠탑 밑에는 에펠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에펠은 파리 교외에 세계 최초의 공기역학 실험실을 만들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도 연구에 몰입했다. 이 실험실은 1921년 프랑스 정부에 기증됐다. 에펠은 1923년 91세의 나이로 숨졌다.

그의 이름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파리의 명물’ 에펠탑에는 매년 수백 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든다. 에펠 탑 2층의 레스토랑에는 연중 예약 손님들로 늘 만원이다. 저녁이 되면 에펠탑에서는 빛의 향연이 열린다. 센강의 선박에서 바라보는 에펠탑의 모습은 많은 관광객 들에게 잊지 못한 추억을 남겨주는 철구조물이자 예술품이다.

에펠의 남긴 철인의 향기는 흉물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철 구조물 엔지니어로서의 근본을 잊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프랑스 정부에 기증한 실험실이 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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