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스틸 ‘얽히고설킨’ 인수전…철근‧고철 ‘현대-동국-대한’ 3파전
YK스틸 ‘얽히고설킨’ 인수전…철근‧고철 ‘현대-동국-대한’ 3파전
  • 김종혁
  • 승인 2020.06.22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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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스틸 신규투자, 야먀토서 한국철강까지 접촉
대한제강 작년 야먀토와 담판…작년 말 합의
당진부지 확보 설비발주 등 신규투자 밑그림
철근 고철시장 현대 동국 ‘투톱’에서 3파전
YKS 신규투자 동국 ‘추월; 현대 수도권 ’압박‘
대한제강(좌측) 및 일본 야마토스틸 본사
대한제강(좌측) 및 일본 야마토스틸 본사/사진 각사 홈피

대한제강과 YK스틸 지분 100%를 소유한 일본 야마토그릅 간의 합작사 설립이 성사됐다. 철근 및 철스크랩(고철) 시장의 ‘투톱’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긴장감을 높였다. 대한제강은 새로 출범할 와이케이에스(YKS)를 통한 철근 영업망 확대는 물론 고철 구매력 및 영향력도 ‘투톱’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란 평가다.

양사의 합작사 설립은 작년부터 치열한 물밑작업으로 성사됐다. 특히 동국제강 내에서는 인수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과 함께 대한제강의 신규 설비 투자에 따라 3위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돌고 있다.

대한제강은 YK스틸(옛 한보철강 부산제강소) 지분 51%를 인수한다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YK스틸의 100% 지분을 보유한 일본 야마토그룹이 대한제강에 지분을 매각한다.

YK스틸은 물적 분할을 통해 와이케이에스(YKS)를 신규 설립하고, 대한제강은 이곳의 지분을 취득한다.

YKS는 철근을 중심으로 철강 제품의 생산과 판매 사업을 영위한다. 대한제강은 사실상 합작회사를 운영하는 주체다. YK스틸, 즉 야마토그룹은 49%의 지분으로 설비, 토지 등 유형자산에 대한 권리를 갖는 성격이 짙다.

이번 인수는 이미 작년부터 물밑 작업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YK스틸은 신규 투자가 필요했다. 야마토그룹은 한국에서의 신규 투자를 꺼렸다. 작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양국간의 정치적 갈등과 함께 야먀토그룹 경영진들의 극우파 성향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야마토그룹은 특히 한국 봉형강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보다 동남아로 눈길을 돌렸다. 작년 포스코의 베트남 현지 봉형강 생산법인인 포스코 SS VINA(이하 SS VINA)의 지분 49%를 인수했던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차기 아시아 생산 거점을 베트남으로 택한 것이다.

YK스틸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내외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YK스틸의 신규 투자를 놓고 한국철강과의 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근 공급은 과잉인 데다 수요는 하강국면으로 접어든 시기에 성사되기엔 무리가 있었다.

대한제강은 이처럼 YK스틸을 놓고 노선정리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일본으로 향했다. 야마토그룹에 YK스틸 인수를 제안했고, 2019년 말 양사 경영진들은 사실상 합의를 마쳤다. 대한제강은 향후 새로운 투자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 와중에 당진 부지를 확보했고(2019년 12월 당진시 석문면 6개 필지, 391억 원), 다니엘리로부터 압연설비도 발주했다.

코로나19로 인해 YK스틸 인수발표는 늦춰졌고, 압연설비 역시 당초 일정보다 설치가 미뤄졌다.

2위인 동국제강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철근 시장에서 현대제철과 양축의 입지를 유지해 온 데서 예상 밖 경쟁자가 등장한 이유다. 더욱이 봉형강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찾기 못했던 상황에서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작사인 YKS의 철근 생산능력은 270만 톤 이상으로 확대된다. 동국제강(275만 톤)과 동등한 수준이다. 압연설비가 추가로 설치될 경우 동국제강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영업권만으로도 대한제강과 YK스틸의 주도하는 영남 시장에서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YKS는 현대제철(약 335만 톤)과도 그 격차를 크게 좁히게 된다. 더욱이 대한제강의 평택공장의 가공철근, 당진 신규부지는 현대제철의 텃밭인 수도권 공략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시장에서 구매력과 영향력도 대폭 강화된다. 동국제강은 물론 1위인 현대제철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YKS의 향후 운영 방안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간 내외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한제강은 2년간 위탁경영을 맡고, 그 이후로는 완전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제강의 당진 신규부지, 평택공장에는 신규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YK스틸의 설비 이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폐쇄 수순을 밝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울러 양사의 중복업무 통합과 구조조정, 조직개편이 단계적으로 실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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