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동력을 찾다②] 포항제철소, 철강의 태동(胎動)부터 글로벌 등대까지
[미래동력을 찾다②] 포항제철소, 철강의 태동(胎動)부터 글로벌 등대까지
  • 김세움
  • 승인 2024.01.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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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6월 9일 첫 쇳물 생산…제조업 자립화 기반
4차례 증설 통해 910만 톤 종합 철강생산체제 완성
2016년 디지털·스마트化 추진…비용↓ 생산성 품질↑
세계경제포럼 ‘등대공장’ 선정…4차 산업시대 최첨단
2020년 ‘2050 탄소중립’ 발표…친환경 생산체제 전환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항제철소는 내달 4고로 스마트 고도화, 탄소중립 신(新)기술 적용 등을 위한 대규모 개수에 들어가는 한편 광양제철소에서는 250만 톤 규모 신규 전기로 도입을 추진한다. 특히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쇳물 출선 반백년 대기록을 달성한 뒤 올해 백년기업 도약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상태다. 탄소중립 대(大)전환 시대를 맞아 꾸준히 혁신 중인 포항제철소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1970년대 : 철강 자립화의 태동(胎動)

1973년 7월 3일 포항제철소 1기 준공식 전경.
1973년 7월 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1기 준공식.

국내 최초로 일관제철소(一貫製鐵所) 형태를 구축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건설 사업은 지난 1970년부터 1983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포항제철소 1기는 1973년 6월 9일 첫 쇳물 생산을 개시했고, 같은해 7월 3일 준공해 연산 103만 톤 규모 종합 철강재 생산 체제를 출범했다. 

이같은 과정에는 당시 동북아 철강 대국인 일본의 대표 철강사 신일본제철과 일본강관 등이 제철소 건설 및 설비 운용에 대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제공했다.

포항제철소 건설은 우리나라 철강산업을 넘어 자동차, 조선, 건설, 기계 등 핵심 산업군 전반에서 자립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국내 산업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가운데 소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성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1976년 5월 포항제철소 2기, 1978년 12월 포항제철소 3기, 1981년 2월 포항제철소 4기 1차, 1983년 5월 포항제철소 4기 2차 준공을 마치면서 연간 생산능력(CAPA)은 260만 톤, 550만 톤, 850만 톤, 910만 톤으로 10년 새 9배 가량 폭증했다. 

특히 포항제철소 건설 기간은 각 사업당 최소 21개월, 최대 39개월에 불과해 브라질, 이란 등 동시대 다른 개발도상국(4~9년)에 비해 월등한 속도를 자랑했다. 공기 단축은 저렴한 설비 구매 비용과 함께 뛰어난 경제성이란 성과로 돌아왔다. 포스코는 이를 토대로 국내 최대 철강사를 넘어 전 세계 10위권 철강사로 부상할 수 있었다.

2000년대 : 철강 '스마트化' 통한 질적 성장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각종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포항제철소 이미지.

포항제철소는 이처럼 양적 성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반영해 질적, 기술적 성장에도 역량을 집중했다.

포항제철소는 2016년도부터 생산공정 내 단계별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과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을 실행했다. 최적의 생산값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를 수치화하고, 이를 빅데이터로 활용해 인공지능(AI) 용광로(스마트 고로) 등을 개발했다.

포스코에서 최초로 스마트 고로 기술이 적용된 포항 2고로는 하루 240톤의 쇳물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연간 환산하면 8만7600톤 수준으로, 완성차 6만 대를 생산 가능한 물량이다. 또 쇳물 생산에 필요한 연료량도 저감해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과 품질은 높였다. 실제로 생산량은 기존 대비 5% 증가했고, 연료비는 1% 절감했다.

이후 2019년 스마트 고로 기술을 3고로와 4고로에도 확대 적용하는 한편 딥러닝 기반 '초정밀 도금 제어기술', 2제강공장 '통합 제어 시스템', 2·4연주공장 '표면 결함 예측 AI 모델' 등을 차례로 개발해 도입했다.

또 연속 공정용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PosFrame)'을 통해 제철소 내 20여개 공장 전·후 공정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며 시너지를 제고했다. 이같은 생산 스마트化를 통해 절감한 비용은 총 2500억 원에 달한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2019년 7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등대공장(Lighthouse)'에 이름을 올렸다. 등대공장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의미한다.

세계경제포럼 측은 당시 "포스코는 철강산업에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대학·중소기업·스타트업들과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 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2020년대 : 탄소중립시대 '친환경 철강사' 변신

포스코그룹이 2023년 8월 발표한 신규 브랜드 슬로건, '세상에 가치를 더합니다 Green Tomorrow with POSCO'.

전 세계적 기후변화 위기에 따라 '탄소중립(Net-Zero)'이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포스코 역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변신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앞선 2020년 12월 아시아 철강사 중 최초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설비 투자 등을 진행 중이다.

2021년 11월에는 포항제철소에서 '탄소포집 및 전환(CCU)' 기술 실증에 돌입했다. 해당 기술은 고로, 전로, 파이넥스 용융로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온 가스에서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분리 포집한 후, 코크스 오븐에 취입해 코크스 오븐 가스(COG)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코크스 오븐 하나당 연간 3~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며 양대 제철소에서 연간 총 32만 톤 규모 탄소감축을 실현했다.

또 수소환원제철 공법 '하이렉스(HyREX)'를 개발해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도입하기로 했다. 포스코기술연구소에서는 한 번에 50kg 생산이 가능한 시험 유동로를 가동 중이며, 2022년 7월 파이넥스 설비를 공동 설계한 영국 프라이메탈스(Primetals)와 수소환원제철 엔지니어링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데모플랜트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포스코는 오는 2028년까지 100톤 규모 수소환원제철 실증 플랜트를 구축하고 2033년까지 포항제철소를 수소환원제철 생산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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