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철근 '캐시카우' 옛말, 적자에도 "인상 난관"…건설 폐업 23.6% 급증
[핫이슈] 철근 '캐시카우' 옛말, 적자에도 "인상 난관"…건설 폐업 23.6% 급증
  • 김종혁
  • 승인 2024.01.18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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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건설업 폐업 3568건 23.6% 급증
철근가 계속 내리막...수입산과 격차 소멸
전기로 가동률 60%대 '고정비마저 부담'
건설업 붕괴 우려감…시장 거래 위측 극심

전기로 제강업계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로 인식됐던 철근이 적자 품목으로 전락했다. 업계 및 분석 기관 등에 따르면 관련 분야 최대 기업인 현대제철조차 작년 12월부터 철근 판매에서 손실을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철강업계에서는 연초 열연을 비롯해 냉연도금재, 강관 형강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인상이 실시되고 있지만 철근은 제외다. 태영건설을 대표로 건설업계 파이낸싱프로젝트(PF) 리스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시장이 혼란 상태다.

건설업계 침체는 수치로 들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건설업 폐업 건수는 공고 기준으로 3568건이다. 전년 대비 23.6%(681건)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점인 2020년(2534건) 대비 무려 40.8%나 불어난 수치다. 폐업 건수는 업종전환에 따른 신고도 포함됐다. 

수요 부진으로 실제 유통 거래 가격도 작년 9월부터 계속 내리막이다. 

시장에 따르면 이번주 철근 유통 가격은 대리점 매장 기준 국산 SD400, 10.0mm 제품이 톤당 80만 원으로 전주보다 1만 원 하락했다. 제강사 직송 가격은 79만 원이다. 80만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3월 이후 거의 3년 만이다. 작년 9월 90만 원에서 매월 하락세를 지속해 10만 원이나 내렸다.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도 작년 4분기 중 6차례 인하했지만, 철근 하락폭이 더 컸던 셈이다. 여기에 철스크랩 가격은 올 들어 1월 현재까지 3~4차례에 걸쳐 총 4~5만 원 인상된 상태다.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산과 일본산은 77만5000원, 78만5000원으로 작년 11월부터 보합세다. 현재 국산과 중국산과의 격차는 불과 2만5000원까지 축소됐다. 사실상 격차는 없다는 평가다. 통상 최소 5만 원 이상 격차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철근 재고가 급감하면서 가격은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되는 데도 국산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요가 그만큼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가동률 하락도 손실을 보는 핵심 원인 중 하나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철근 가동률은 60%대로 떨어진 상태다. 원가부담은 높은 상태에서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올해 철근 수요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가동률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미 한참 전 얘기"라며 "최근 현대제철의 장기간 설비보수 계획 외에도 다른 제강사들도 최대한 보수기간을 늘려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철근 외 다른 제품은 소폭 상승했지만 경기침체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

철강 대표 품목인 열연 유통 가격은 판매점들의 포스코산 수입대응재 판매 기준 톤당 85~86만 원이다. 올 들어 1~2만 원 상승했다. 하지만 포스코가 5만 원 인상을 실시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반영하지 못했다. H형강은 S275, 건축용 소형 기준 115만 원으로 이번주 2만 원 상승했다. 이 역시 현대제철의 인상폭인 5만 원에 미치지 않는다. 일반형강의 경우도 같은 폭으로 인상했지만, 유통 가격은 앵글과 잔넬 기준 75만 원으로 2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붕괴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상태에서 가격을 인상하기는 버거운 실정"이라며 "2월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1분기 전체적으로도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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