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이야기] 글로벌 철스크랩 조달 환경 변화 우려
[나병철의 철강이야기] 글로벌 철스크랩 조달 환경 변화 우려
  • 나병철
  • 승인 2022.12.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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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스크랩(고철) 시장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유럽 의회 환경위원회(ENVI)는 폐기물 선적 규정(WSR)에 대한 새로운 변경 사항을 가결했다. 이 보고서는 ‘23년 1월에 유럽 의회 본회의에서 발표되고 각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서 입법화될 예정이다. WSR 변경 사항에는 철스크랩 등 폐기물 판매를 특정 국가에 대해 제한할 수 있고, 非OECD 국가로의 판매에 대해 보다 강력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ENVI의 결정에 따르면 폐기물 수출은 가능하지만, 지속 가능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非OECD 국가에만 수출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가에 대한 List는 매년 갱신되는데, 터키나 미국 등 OECD 국가는 제한이 없지만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및 중국 등 非OECD 국가들은 수출 제한 대상 국가에 포함된다.

이번 ENVI의 가결은 유럽이 철스크랩 등의 역외 거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유럽 철강업계 의견(“철 스크랩은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역외 수출을 제한하고, OECD 국가로의 수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를 희망”) 및 자원 재활용 업계의 요청(“국제 무역을 제한하면 가용성이 떨어질 수 있고, 재활용 자원은 경쟁력 있는 시장이 없으면 수집/재활용 활성화와 재활용 시설 확대 관련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모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철스크랩 등의 직접적인 수출 금지 조치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글로벌 스크랩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2021년 세계 철스크랩 무역량은 1억1천만톤, 그 중 EU 27개국 수출량은 400만톤이었는데, 역외 수출량도 1900만톤으로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ArcelorMittal은 최근에 네델란드 자원 재활용업체인 Riwald Recycling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2곳의 완전히 인증된 철스크랩 야드를 운영하면서 연간 33만톤 이상의 철 스크랩을 처리하는데, 제조업, OEM, 철거 회사, 상인, 자동차 해체 회사 및 지역/중앙 정부 등 광범위한 공급원으로부터 재료를 공급 받고 있고, 스크랩 분리에 첨단 기술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ArcelorMittal은 2022년에만 3곳(처리 능력 연간 100만톤 이상)의 자원 재활용업체를 인수했다는 점이다. 연간 20만톤 이상의 철스크랩을 처리하여 주로 서유럽 철강업체에 수출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자원 재활용 업체 John Lawrie Metals과 연간 50만톤 규모의 처리 능력을 가진 독일의 ALBA International Recycling의 경영권 인수가 바로 그것이다.

탄소 중립 철강제품 생산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철스크랩 사용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글로벌 철스크랩 밸류 체인 참여자들의 움직임은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또 각종 규제도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에 연간 480만톤 규모의 수입 철 스크랩을 사용해야 하는 국내 철강업계로서는 글로벌 조달 환경의 변화에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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