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그룹 철강 전자상거래 전문회사 설립 추진 “워밍업은 끝났다”
[단독] 포스코그룹 철강 전자상거래 전문회사 설립 추진 “워밍업은 끝났다”
  • 김종혁
  • 승인 2021.10.22 0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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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철강 오픈마켓 독립법인 출범 예정
스틸트레이드 기반 철강 전자상거래 본격화
작년 11월 주문외제품 시작 정품까지 확대
최근 컨설팅 용역 한국리서치 설문조사 의뢰
막바지 검토 및 인력 구성 등 설립 단계 착수
유통거래 품목 중심 연간 400~500만 톤 가능
판재류에서 철근 형강 등 시장 영역 확대 계기
오픈마켓 거래 투명성 시장 확장서 강점 부각

 

포스코그룹이 철강 전자상거래를 목적으로 한 ‘오픈마켓 플랫폼’ 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동국제강, KG동부제철 등이 회사 내 사업부문 혹은 마케팅 확대 차원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는 것은 철강 대기업으로는 최초다. 현재 본래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운영 중인 곳은 민간 차원에서 창업으로 시작한 스틸맨네트워크(대표 이재학)의 스틸맨(https://steelman.co.kr)이 유일하다. 포스코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스틸트레이드(https://www.steeltrade.co.kr)와 스틸맨을 연결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 내외부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최근 내년 1월부로 철강 전자상거래를 위한 오픈마켓 전문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공식 출범을 위한 단계에 착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스틸트레이드는 새로 출범한 전문회사의 기반이 된다.

스틸트레이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18년 8월 전자상거래를 위해 만든 ‘스틸포유’가 그 모태다. 2019년 11월 오픈마켓으로의 전환 및 확장을 위해 현재의 스틸트레이드로 옷을 바꿔 입었다. 당시 포스코 내 이세일즈(E-sale) 및 IT 관련 인력들이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자리를 옮겨 전문 TFT를 꾸렸다.

포스코는 현재 전문회사 인력을 구성하기 위해 내부에서 신청 지원을 받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독립법인 출범 그 시작과 현재

스틸트레이드는 작년 11월 철강 전자상거래 오픈마켓을 모토로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스틸맨을 비롯한 다양한 철강 품목을 취급하는 유통 기업들과 전자상거래 안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각 사는 상호간 물량 스왑(swap)을 통해 판재류에서 봉형강, 특수강을 아우르는 거래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현재 스틸트레이드와 물량을 교환하는 업체는 스틸맨이 유일하다. 양사간 매일 새로 등록되는 물량은 5만여 톤에 이른다. 스틸트레이드는 주문외제품을 스틸맨에 제공하고, 스틸맨은 오픈마켓에서 자유롭게 등록된 다양한 철강 품목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6월10일, 스틸트레이드에서는 기존 주문외제품에서 정품 거래까지 확대했다. 이른바 ‘With POSCO 정품 특판'은 이달 4차까지 실시됐다. 오픈마켓으로 가기 위한 필수적인 테스트 단계였다. 이달에는 지난 1년간 운영에 대한 평가와 전자상거래 전문회사 설립에 대한 컨설팅과 설문조사가 함께 진행됐다.

포스코는 굴지의 컨설팅사를 통해 시장 전문가들과 시장 조사 및 모니터링, 철강 전자상거래에 대한 평가와 의견 등을 청취했다. 가장 최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철강 정품과 주문외제품, 고재 등에 대한 판매와 수주, 스틸트레이드와 같은 국내 전자상거래 사이트 만족도, 결제 안정성, 배송, 단가, 시스템 등을 망라하는 100개 문항으로 실시됐다.
 

향후 전망은

포스코그룹의 전자상거래 오픈마켓 전문회사가 어떠한 형태로 출범할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법을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컨설팅과 설문조사가 실시된 만큼 앞으로 독립법인 설립을 위한 절차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전문회사 설립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에서 현재 포스코 판매점을 대상으로 공동 지분 참여하는 방안이 다뤄졌다. 전세계 1위 철강기업인 바오우그룹의 경우 2020년 오픈마켓 전문회사인 오이엘블록체인을 설립해 철강 전품목과 철스크랩(고철)에 이르는 거래 기반을 갖추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 규모를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포스코로서 노릴 수 있는 효과다.

하나는 고부가가치 시장과 일반 유통 시장 운영을 이원화함으로써 얻는 효율성이다.

포스코의 철강 생산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가 확고하게 짜여있다. 자동차, 조선, 강건재, 가전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유통 시장에 주로 공급하는 일반재는 포스코 고유의 경쟁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중국산 등 수입산에 항상 노출돼 있고 가격 면에서도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포스코의 유통향 공급 물량을 10%로 추정할 때 연간 400~500만 톤에 이르는 물량이 전자상거래 오픈마켓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경우 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포스코 판매점(스틸서비스센터)들과의 시장 중복, 골목상권이라는 이슈가 민감하다. 하지만 포스코는 십수 년간 포스코 판매점의 유통거래 비중을 줄이고, 스틸서비스센터 기능(가공, 창고 등)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현재 대부분 안착이 됐다.

또 하나의 효과는 포스코 생산 품목 외의 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오픈마켓에는 다수의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참여해 매물을 등록하게 된다. 포스코는 판재류 외에 철근 형강 등 봉형강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 매물 자체는 단가, 수량, 스펙 등 제품에 대한 정보가 명확히 드러난다. 오픈마켓은 거래의 투명성과 시장 확장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체질적 강점을 갖는다.

중국 미국 유럽에서는 철강, 고철 등의 품목에 걸쳐 거대 시장이 조성됐다. 포스코의 오픈마켓 전문회사가 출범한 이후 국내 철강 유통 시장은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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