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전세계 주요지역 ‘먹구름’ 공급과잉 전조…폭락 가능성 열여둬야
[초점] 전세계 주요지역 ‘먹구름’ 공급과잉 전조…폭락 가능성 열여둬야
  • 김종혁
  • 승인 2021.08.2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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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철강 시장을 강타한 이후 상반기까지 사상 유례없는 초호황이 이어졌다. 하반기 동력은 확실히 약화됐다. 수요는 주요 지역에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실제 수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철강사들은 풀가동 체제로, 공급은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철강시장은 또 다시 공급과잉 국면에 진입하고, 가격은 폭락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철강 시장을 강타한 이후 상반기까지 사상 유례없는 초호황이 이어졌다. 하반기 동력은 확실히 약화됐다. 수요는 주요 지역에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실제 수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철강사들은 풀가동 체제로, 공급은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철강시장은 또 다시 공급과잉 국면에 진입하고, 가격은 폭락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가격 하락은) 여름철 비수기 영향으로만 보기 어렵다. 중국은 물론 베트남, 터키, 러시아 등에서 수요가 침체로 전환됐다. 수요는 감소하고 전 세계 철강사들은 풀생산 체제로 가동한다. 3분기는 수급이 완화되는 단계로 현재 수요와 공급 상황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이전보다 심각한 공급과잉 상태로 급반전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가격 폭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무엇보다 세계 시장을 견인하는 중국은 부정적으로 업황이 전환됐다. 국가통계국(NBS)가 지난 16일 발표한 주요 경제지표들은 시장 예상보다 약했다는 평가와 함께 철강 수요 전망을 흐리게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지 분석에 따르면 중앙 정부의 재정 지출은 감소하는 한편 비효율적 지출을 제한하기 위해 특별 부채에 대한 성과 관리가 시작됐다. 지방 정부의 신규 특별 채권 발행은 둔화됐다. 제조업의 신규 수출 수주는 올해 1분기 정점을 찍었다. 앞으로 내수에 의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하반기 수요 감소는 이미 관측된 바다.

중국강철공업협회(CISA)는 19일 조강생산량 등 실적 발표와 함께 "국제 환경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국내 경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철강 수요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철강 수요 둔화는 이 외에 주요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미국은 4분기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터키, 베트남, 러시아 시장은 관망세가 2개월째 계속된다. 한국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장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추가 상승은 제동이 걸린 상태다. 9월 성수기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선 신호는 매우 약하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은 최근 약세기조에 더해 경제 전반에 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 철강 메이커들은 시장 붕괴를 우려, 약세요인 혹은 급락 가능성 등 시장을 위축할 요인들은 크게 들추지 않는 모양새다.

원료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는 점은 철강재 시장에는 하락의 전조다.

중국의 철광석(Fe 62%) 수입 가격은 19일 129.3달러로 하루 새 13.7%(20.5달러) 폭락했다. 6월 말 대비 40.4%(87.8달러나 추락했다.

 

철스크랩(고철) 역시 약세가 2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과 터키는 구매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철근 등 제품 시장 침체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동이 걸려 있다. 미국 고철 가격은 9월 20달러 이상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의 경우도 수요부진과 함께 철강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빌릿 가격은 700달러대서 600달러대로 내려 앉았고, 열연은 한중일 고로를 제외하면 인도 러시아 동남아 등에서 저가(低價) 오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동력은 확실히 떨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전 세계적으로 원료 및 철강재 수급은 모두 공급은 늘어나고,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원가측면에서도 철광석 가격 폭락은 추후 철강재 시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중국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8월 중국 시장은 하반기 수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19일 상해 열연 내수 가격은 톤당 5640위안으로 7월 말보다 390위안(60달러) 급락했다. 철근은 5090위안으로 330위안(51달러)나 떨어졌다.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보다 실제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는 평가다. 실제 7월 조강생산량은 8679만 톤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줄어든 생산보다 수요 감소에 따른 하락압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중국 업황은 통상 한국 시장에 1,2개월 뒤에 반영된다. 한국 가격은 특히 중국보다 과도하게 높다. 포스코산 열연 유통 가격은 톤당 132만 원, 철근은 120만 원을 웃돈다. 중국발 급락이 한국에 영향을 미칠 시점에는 예상치 못한 폭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시장도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철근은 이번주 상승세가 멈추고 중국산이 소폭의 하락으로 전환했다. 열연 등 판재류 역시 최근 상승 기대감이 꺾였다.

업계 관계자는 “ 시장 주문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국낸 철강시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용두사미로 표현할 수 있다”면서 “지난달 말 급격하게 달궈지던 (상승)분위기가 8월들어 지지력을 잃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철강 수요 전망에 대해 보수적 견해와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역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철강 수요 시장은 상반기에 비해 현격하게 약화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현재 하반기 수요둔화와 코로나19 확산세까지 겹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고, 가격은 방향성을 잃고 약세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9월 수출세 부과 여부는 최대 변수다.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9월 수출세 부과가 내년으로 지연되거나 잠점 보류 상태로 결정될 경우는 하락압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최근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7월 판재류 수출은 2901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급증했다. 7월은 409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3%나 늘었다. 정부의 수출억제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늘어난 수출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측이다.

수출이 늘어나게 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한국과 동남아시아다. 현 상태에서도 중국 내수 가격은 수출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 철강사들은 내수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공급과잉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주문과 납기가 여전히 지연되고, 전세계 열연이 ‘1천달러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급락과 폭락은 일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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