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기획①] ‘앙트레프레너’에게 과업을 맡겨라
[스마트팩토리 기획①] ‘앙트레프레너’에게 과업을 맡겨라
  • 김종대
  • 승인 2020.09.22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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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공장을 건설하고도 성장하지 못하는 나라가 있다. 빵을 부풀어 오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경제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밀가루나 설탕이 아닌 효모이다. 그것이 바로 창조적 혁신의 골자라고 이해된다. 최근 포스코의 제철소는 등대공장으로 선정되면서 철강기업들에게 스마트공장의 성공사례를 전파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과연 철강공장의 스마트공장은 왜 필요한 것인지 시리즈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앙트레프레너’에게 과업을 맡겨라.
2. AI와 융합 빠를수록 좋다
3. 최고경영자가 먼저 나서라
4. 유통회사도 스마트공장을 갖는다
5. 안방을 빼앗기면 다 잃는다
6. 스마트화 서두르는 철강강국들

플라스틱 원료는 조미료 가루보다 조금 더 굵다. 이 원료를 소성로에서 녹인 다음 원하는 틀에 붓기만 하면 꽃병이나 그릇과 같은 제품이 손쉽게 만들어 진다.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할 경우에도 물류이동에 큰 문제가 없다. 철강제품처럼 부피와 적재를 별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철강원료의 수입도 쌀과 같은 곡물 수입 과정과 다를 바 없다.

사진=포스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는 낮다. 포스코는 철강기업 최초로 세계 등대공장으로 선정됐지만, 혁신을 멈칫 거리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제조공장의 스마트화가 바로 시작점이다. 사진=포스코

 

세상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플라스틱 제품이 붐을 이뤘던 이유는 목재, 강철, 광물질처럼 자르고 깎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원료로 만든 제품과 비교해서 제조과정도 간단하고 상품도 미려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제품은 홍수를 이뤘다. 가격도 크게 낮아져 일상 용품은 거의 플라스틱으로 전환됐다. 플라스틱은 재활용도 가능해서 생활용품에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그러나 환경호르몬의 발생과 작은 충격에도 잘 깨진다는 단점이 사회 문제가 되자 사용을 자제하면서 수요가 대폭 즐었다. 그리고 플라스틱보다 더 가볍고 더 단단한 신소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술의 혁신은 이렇게 늘 새로움을 동반한다.

플라스틱의 사례와 같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제까지의 혁신 차원을 뛰어 넘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마술 같은 묘기를 연출한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단번에 알리는 가시적인 기술은 3D프린터이다. 3D프린터는 무엇이든 쉽게 만들어 낸다. 플라스틱 원료처럼, 강철, 타타늄, 나일론 등 원료를 분말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재료로 사용 할 수 있다. 레이저 소결 프린터는 이런 과정을 모두 흡수한다. 철강기업들이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이 프린터는 사용자의 편의를 크게 향상 시켰다. 장소와 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불특정 다수가 어느 곳에서든 작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 숙련된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가상공간에서 지시하는 대로 작업스케줄을 따라하면 된다.

레이저 소결 프린터 기술이 더욱 발전된다면 철강재를 분말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거대한 제조공장도 필요치 않고, 엄청난 규모의 철강재를 생산하여 적재해야 했던 창고도 무의미해 진다.

수송 수단도 바뀔 수 있다. 스틸센터는 수요처에 공급 가능한 제품을 미리 쌓아 두고 가공하는 업무 영역을 떠나 직접 제품을 제조하는 형태로 전환 될 수도 있다. 스틸센터가 제조공장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재빠른 생산과 공급을 해결 할 수 있게 된다.

미래학자 최윤식 교수는 그의 저서 ‘제4의 물결이 온다’에서 “향후 미래는 자율 수송 장치가 최대의 시장이 된다.”고 말한다. 가장 활발하게 소비할 자율은 이동의 자율이라는 것이다. 자율은 자동차를 말한다. 자동차 산업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에 변화는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자율자동차 시대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는 석유에서 전기로, 운전은 사람에서 인공지능으로, 소재는 철에서 나노 소재로 변화하고 있다. 철을 대체하는 소재가 이미 출연되고 있는 마당에 철강 산업은 예전처럼 덩치를 키워야만 경쟁력을 갖는다는 정설을 그대로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수송수단은 대부분 철로 구성되어 있다. 이 수송수단들은 철강 산업 수요처이고 전방산업들이다. 승용차, 트럭, 버스, 선박 등이 모두 자율 기능을 갖춘 ‘자율수송장치’로 변모 한다면 철강수요는 증가할까, 줄어들까?

냉연소재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 스마트시계, 스마트안경 등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에 긴장감은 더한다. 결국 과거에 안주하려는 낡은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 제조업은 미래에 쇠퇴할 산업으로 비칠 것이다. 옛날 방식의 제조업을 고수했다가는 빠르게 쇠퇴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되는 셈이다.

자동차를 3명이 만드는 회사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혁신 제조업체가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제조업체는 소규모 자동차 회사이다. 로컬모터스가 주인공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있는 로컬모터스는 연매출이 수백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예측을 불허한다.

이 기업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극찬은 받은 이유는 단 3명의 사원들이 자동차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어떤 혁신을 적용했을까?

세계 초일류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 기업을 주시하고 있다. 사실상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강박감 때문일 것이다. 로컬모터스는 기업의 이름답게 로컬 형태의 매커니즘을 갖는다. 가장 눈에 띄는 혁신은 대규모의 컨베어벨트 시스템 없이도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자동차를 생산하다는 점이다.

로컬모터스는 이제까지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바꿔 버렸다.

1911년 헨리 포드가 컨베어벨트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100년 이상 변하지 않았던 자동차 제조공정에 혁신이 일었다. 그 핵심은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를 이용해서 자동차를 ‘찍어’낸 혁신이다. 이 회사의 자동차 제조공장은 ‘초소형 공장’이다.

공장이라고 해봐야 1858평방미터(약560평)밖에 안된다. 현대차 울산공장(150만평)에 비해 엄청난 차이가 있다. 회사설립 비용도 기존 자동차 회사의 1퍼센트에 불과하다. 3D프린터가 더 발전하면 로컬모터스 공장의 크기는 더 줄고 회사 설립 비용도 더 줄어들게 된다. 누구나 자동차를 만들어 팔 수 있다는 예측도 할 수 있다.

로컬모터스공장에는 승합차 크기 정도의 기계 2대만 있다. 한 대는 차체 인쇄하는 3D프린터이다. 다른 한 대는 인쇄한 차체를 매끄럽게 다듬는 ‘트리머’이다. 온라인에서 차체, 새시, 인테리어 등을 모두 처리한다.

주문자를 포함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제조과정에 참여 할 수 있다. 철강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부분은 자동차에 사용되는 소재이다.

로컬모터스의 자동차 차체는 철이 아니다. 철 대신 탄소섬유와 플라스틱 혼합재를 사용한다. 이것을 3D프린터로 40시간 만에 차체 하나를 생산해 낸다. 이렇게 찍어낸 차체를 트리머로 세밀하게 다듬게 되면 자동차가 차체가 탄생 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자동차 회사들은 철강기업에서 컬러프린팅 된 유니크한 철판을 구매하고, 규모가 큰 제조공정 설비에 의해 차체를 제조해왔었지만 로컬모터스는 그 과정을 모두 3D프린터로 해결한 다음, 포드. 클라이슬러. GM등 자동차회사에서 주문한 브레이크. 엔진. 기어 같은 부품을 조립하는 과정을 갖는다. 이런 과정이 보편화 된다면 자동차 회사는 브레이크나 엔진만 생산하는 부품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짙어진다. 그렇다면 철강기업은 어떤 역할을 할까?

로컬모터스의 근로자는 단 3명이다. 이들이 만든 자동차는 승차감과 성능이 매우 훌륭하다. 7만5000달러짜리 ‘랠리파이터’가 대표적이다. 이 자동차는 <트랜스포머4>라는 영화에서 사막 경주용 자동차로 등장했다. 12인승 전기자동차 버스 ‘올리’도 로컬모터스 제품이다.

이런 추세라면 자동차 대리점은 자동차를 찍어내는 공장이 될 수도 있다. 이런 혁신에 철강기업들이 주눅들 필요는 없다. 3D프린터의 혁명은 금속 소재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LENS프린터를 적용하면 어려울 것이 없다. 렌즈프린터는 레이저 광선에 티타늄이나 스테인리스 스틸 등의 금속 가루 분말을 뿌리는 방식이다.

레이저 광선으로 분말을 녹여 금속 부품을 만들어 내는 기술은 이미 실용화 됐다고 한다. 이 방식 덕분으로 우주 항공 회사나 자동차 회사들은 3D프린터를 사용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과거에 안주 할 것이냐 새로운 혁신에 동참 할 것이냐의 선택을 해야 한다.

빵이냐 효모냐

이제까지 철강기업이나 대부분의 제조업체에서는 자본과 노동, 기계를 보유하고 대형공장을 건설하면 성장한다고 생각했다. 미래학자 최윤식 교수는 런던정경대학 ‘졸탄액스’가 주장한 혁신가 정신을 강조한다. “대형공장을 건설하고도 성장하지 못하는 나라가 있다. 빵을 부풀어 오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경제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밀가루나 설탕이 아닌 효모이다. 그것이 바로 ‘앙트레프레너’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결정적 순간마다 혼란과 변혁을 바꾸는 ‘앙트레프레너’가 있었음을 주지시키는 말이다.

결국 ‘앙트레프레너’를 기업 내에 종속시키고 중추적인 과업을 맡기라는 주문이다. 그가 던진 5가지의 메시지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는 기업인들에게 다시한번 도전의지를 심어 준다.

‘신제품개발’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
‘신시장 개척’
‘새로운 원료나 부품의 공급’
‘새로운 조직의 형성’

이제까지의 방식을 과감히 바꾸라는 메시지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가 낮고, 성공 기업사례도 가시화 되고 있지 않아 혁신을 멈칫 거리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분명한 것은 제조공장의 스마트화가 바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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