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의 IPO] HD현대마린솔루션, 강점은 'AS' 독점력
[이경주의 IPO] HD현대마린솔루션, 강점은 'AS' 독점력
  • 이경주 딜스토리 대표
  • 승인 2024.03.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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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그룹 정품 기자재 독점 수급…슈퍼사이클 수요 흡수, 친환경 시대에 유리

[이경주의 IPO]는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기업공개(IPO)와 관련한 핵심 이슈를 연재 보도합니다.

◆이경주 대표는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더벨 산업부에서 유통, 운송, 전자, 자본시장부(IPO)에서 취재 경험을 쌓았다. 현재 자본시장 콘텐츠 전문 매체인 '딜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적용 PER(주가수익비율)이 31배로 다소 과하게 제시된 것과, 매출 40%를 차지하는 ‘벙커링’부문의 낮은 수익성과 역성장 우려가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면 주력인 선박 에프터서비스(AS)사업은 강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HD현대그룹은 글로벌 점유율이 약 15%인 세계적 조선그룹이다. 특히 선박용 중대형엔진은 30~40% 점유율로 글로벌 선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중공업그룹이 만든 신조선 부품과 엔진 AS에 대한 독점권을 갖고 있다. 조선업 슈퍼사이클 수혜를 특별한 경쟁 없이 누릴 수 있다. 이에 상장 후 주가흐름도 선박AS부문과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 그룹 선박엔진 '부품+수리' 독점...캡티브 매출이 대다수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조4304억원인데 이중 선박AS를 담당하는 AM(After Market)솔루션부문 매출이 42%(6071억원)로 가장 크다. 이어 신조선에 출항유를 공급하는 벙커링 부문이 41%(5925억원), 친환경개조 부문 12%(1685억원), SDV(Software Defined Vessels)부문이 4%(622억원)다.

AM솔루션부문은 신조선이 고객사(선사)에 인도된 이후 선박수명인 25~30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메인엔진과 보조엔진, 전장품, 보일러, 기타소모품 등을 유지보수하거나 수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해당 기자재들은 HD현대중공업 등 그룹조선사가 만든 신조선의 경우 그룹계열사들이 47% 가량 직접 만든다. 나머지 53%도 그룹 협력사들이 제작한다. 그리고 HD현대마린솔루션은 해당 기자재들에 대한 독점적 공급권을 계열사나 협력사들에게 부여 받고 있다.

(사진:IR자료)

막대한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이 HD현대마린솔루션 실적 안전판 역할을 해주고 있다. 2022년 기준 HD현대그룹 신조선 시장 점유율은 14%다. 특히 선박의 심장 ‘엔진’은 글로벌 선두다. HD현대중공업이 2023년 대형엔진 점유율은 36%, 중형엔진은 40%로 글로벌 1위다. 전세계 선박 10척 중 4척은 HD현대중공업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AM솔루션부문 매출 가운데 캡티브마켓 비중이 선박부품사업은 97~99%, 서비스사업은 95~97%에 달하고 있다.

◇ 2년 연평균 성장률 27%, 친환경부품은 더 비싸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AM솔루션부문 부문 실적에 즉각 연동되는 구조다.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우려가 크지 않은 반면, 신조선 증가로 성장은 담보돼 있다. 국제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Clarksons)은 글로벌 운행 선박수(2만5000 DWT 이상 기준)가 2023년 2만3700척에서 2028년 2만8100척 18.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증권신고서)

AM솔루션부문은 조선업과 달리 실적 변동성도 크지 않다. 선박 수명(25~30년동안) 동안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모든 선박은 의무적으로 생애주기 동안 예비 부품을 구비해야 하고, 5년에 한번 씩 정기 검진을 수행해야 한다. 신조선이 늘어나면 '안정적' 매출이 누적된다.

특히 친환경 선박 채택수가 늘어나는 추세도 AM솔루션부문에 유리하다. 친환경 선박이 기존대비 더 많은 부품을 필요로 하고, 기계적으로 복잡해져 부품 단가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대체연료 채택 선박 발주 비율은 2013년엔 전체의 5% 정도였지만, 2023년 2월 기준으론 50% 수준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AM솔루션부문 경쟁력은 이미 실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AM솔루션이 4개 사업부문 중에서 가장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AM솔루션 매출(6072억원)은 전년(4670억원) 대비 30% 늘어난 수치다. 2022년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은 24%로 2년 연평균 증가율이 27.2%다.

반면 벙커링부문은 지난해 매출(5925억원)이 전년(6272억원)에 비해 5.5% 감소했다. 친환경개조 부문 역시 지난해 매출(1685억원)이 전년(1942억원)보다 13.2% 줄었다. 스마트쉽 관련 사업을 하는 SDV부문은 지난해 매출(623억원)이 전년(454억원)보다 37.3% 늘었지만 외형이 크지 않다.

AM솔루션이 단중기 펀더멘털과 상장 후 투심(주가)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여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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