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서강현 사장 현대제철 3년만에 귀환…그룹내 정체성 재확인 계기
[핫이슈] 서강현 사장 현대제철 3년만에 귀환…그룹내 정체성 재확인 계기
  • 김도형
  • 승인 2023.11.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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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전문가'에서 '재무전문가'로…그룹사 CEO 선임 강수
2018-2020년 당시 현대제철 체질 개선 견인한 '재무통'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은 마무리 상태…향후 개선안 주목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포스코 출신으로 처음 현대제철 CEO를 맡았던 '철강전문가' 안동일 사장 시대가 저물었다. 후임 사장으로는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서강현 현대자동차 CFO(최고재무책임자)로 결정됐다. 2018~2020년 현대제철에서 재경본부장을 맡은 이후 3년 만의 귀환이다. 특히 현대제철 근무 당시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 작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 이후 주요 임원의 후속 인사 및 조직 개편이 대대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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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17일 그룹 인사를 통해 안동일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안동일 사장은 포스코 포항 및 광양제철소 소장까지 맡았다. 제철소 소장은 차기 그룹 회장 '0순위' 후보로 낙점했던 자리다. 안 사장은 포스코에서 34년간 근무한 이후 2019년 2월 현대제철 생산기술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제철소를 이끌 철강 전문가를 물색하던 끝에 사실상 경쟁 관계였던 포스코 출신을 영입하는 강수를 뒀다. 

서 사장은 '재무전문가'로 사장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현대차그룹에서 2013년 이사대우를 달면서 처음 임원을 시작했다. 2015년 이사, 2018년 상무, 2019년 전무, 2021년 부사장까지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현대제철에서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2년간 재경본부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구조조정, 체질 개선을 위한 핵심 역할을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현대제철의 복귀는 회사 내외부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9년 11월 창사 이래 첫 사무직 직원 대상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연차가 낮은 직원까지 '엑소더스'가 이어지면서 내부 혼란이 적지 않았다.

서 사장은 이듬해 1월 말 컨퍼런스콜에서 "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 사업부문을 다시 점검해보고 필수적으로 남아야 하는 부분 등을 냉정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재무개선을 위한 자산 매각과 비핵심 사업부문을 개편을 강도 높게 실시했다. 

2020년 2월에는 순천공장의 단조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주단조 전문 자회사인 ‘현대IFC’를 설립했고, 그 다음달에는 서울 잠원동 현대제철 사옥을 매각했다. 6월에는 충남 당진공장의 전기로 열연공장 설비 매각을 결정했고, 9월에는 순천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컬러강판 사업을 철수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현대제철은 2021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무려 2조3000억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과 더불어 이익률은 11.5%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철강 업황이 전반적으로 호조였던 것도 배경이었지만 구조조정으로 그 효과는 배가 됐다는 평가다. 

올해는 위기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1~3분기 매출은 16조71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586억 원으로 45.5%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5.7%로 2.7%p나 하락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1년 연간 영업이익률 대비로는 반토막을 밑도는 수준이다. 서 부사장이 현대제철에 CFO를 맡은 2018년 당시 영업이익률은 5%로 비슷했다.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구원투수'로 인식되는 이유다. 현재 현대차 CFO는 물론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이사 등 금융 계열사에서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서 사장의 이번 귀환을 2차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올해 강관 부문을 전문 독립 회사로 분리하면서 철강의 비핵심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그룹 내 정체성을 재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역량을 쏟는 만큼 그간 현대제철이 자동차강판에 기댄 철강 소재 공급사로의 입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핵심이다. 서 사장의 향후 행보는 그룹 내 현대제철의 입지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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