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제강사 ‘고철 케어’가 핵심이다
[페로칼럼] 제강사 ‘고철 케어’가 핵심이다
  • 김종혁
  • 승인 2019.12.27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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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철강 가격은 연중 약세가 계속됐다. 철옹성과 같은 철근 시장마저 하반기 들어 붕괴되기 시작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물론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 전기로 제강사들이 줄이어 감산을 했다. 걱정과 우려는 올해가 끝이 아니다. 내년 시장에 대한 평가는 고민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다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 각 제강사들이 실시한 감산 수준으로는 시장 대응이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생산을 조절하지 않으면 판매경쟁은 더 심화되고 저가투매는 매시기 수익성을 끌어내릴 것이다.

하지만 어느 기업도 자신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현재의 생산이 계속 이어지면 원료인 고철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미국, 일본 공급사와의 협상에서는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국내 고철의 자급률은 올해 되레 떨어졌다. 제조업 등의 경기부진에 따라 발생량도 크게 줄었다.

국내 고철 활용도가 떨어지면 제강사들의 안정적인 수급을 꾀하기 어렵다.

이 와중에 고철 중소상인들은 수렁으로 내몰린다. 내년 봄철이면 연쇄 부도가 날 것이란 우려가 공공연히 나온다. 원료를 공급하는 고철 업체들은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다. 납품 가격은 일주일이 멀다하고 인하되다보니 그간 누적된 적자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가격은 10월부터 상승으로 전환, 현재까지 초강세장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 대형모선 가격은 HMS No.1&2(8:2) 기준으로 CFR 톤당 300달러를 넘어 33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국내 중량A와 비교해도 10만원이나 높다. 일본 H2는 현대제철의 최근 계약 기준으로 FOB 톤당 2만6500엔이다. 이는 경량A와 비교할 때 5만원은 족히 차이난다.

고철업체들은 통상 이처럼 격차가 큰 상태에서는 국내 가격이 오르기 전에 물량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제강사들의 납품가 인하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꾸준히 낸다. 고철업계의 위기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제강사들의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제강사들은 내년 시장을 위해 고철 공급사들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제품이 어렵다고 고철 가격을 내리는 일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내년 초 국내 고철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고철업계의 불신을 사고, 피해의식을 깊게 하면 제강사에 독으로 되돌아간다.

올해의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원료 공급사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은 제품 가격 인상보다 더 나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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