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수의 철강공정(公正)] 규제개혁으로 철강산업의 활로를 모색해야
[최영수의 철강공정(公正)] 규제개혁으로 철강산업의 활로를 모색해야
  • 최영수
  • 승인 2023.09.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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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수법무법인 스퀘어 고문(前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최영수법무법인 스퀘어 고문(前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올해 하반기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으리라고 내다보인다. 세계 각국은 실리 추구를 명분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대다수이다. 국내에서도 생산가능 인구 감소의 본격화로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만 간다.

코로나19가 종식되었다고 하나 그 여파로 기업환경이 급변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변화에 대응하는 일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업계의 숙명이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든다. 실제로 철강산업은 물론이고 유통, 에너지, 제조, 바이오 등 전 산업에서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따라서 철강산업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연구와 과감한 개혁이 절실하다. 지금 우리는 지난 시절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동인(動因)이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아야 할 매우 중요하고 큰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하는 것이 식자층의 중론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나라 철강산업 규제 현실에 대하여 되돌아보아야 한다. 실제 한국 철강 제품을 해외로 팔려면 각종 규제가 많은데, 반대로 외국 철강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땐 규제가 적다고 볼멘소리하는 관련 업계 목소리가 크다.

철강업계가 밖으로는 수출규제, 안으로는 수입산 과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인식은 사실상 상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철강산업은 통상 관계에서 규제 대상 1순위이다. 전 세계 국가들이 앞다투어 자국 철강업을 수입 규제로 보호할 만큼 매우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철강업계가 외부 도움이 별로 없이 각자도생(各自圖生)식의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눈을 돌려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규제개혁에 과감한 도전을 시도해야만 한다. 대통령 직속 기구 중에 규제개혁위원회가 있는데 정부의 규제·정책을 심의·조정하고 사전 정비해 시행 시 문제가 없도록 미리 방지하는 기구이다.

다행스럽게도 정부 출범과 동시에 강력한 규제개혁을 추진했던 현 정부가 지난 1년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5월, 국무조정실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 체계가 가동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027건의 규제개선 과제에 관한 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가 완료됐다. 정부가 올해 들어 규제개혁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성과는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 전략회의를 정점으로 규제개혁위원회와 신설된 규제혁신추진단이 총력으로 움직인 결과일 것이다. 현재 철강업계는 불합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나름대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되짚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어야 할 전환점에 서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철강업계 내부의 결속력이 필요하다. 작금의 철강업계 현실을 냉철하면서도 부단하게 살피고 철강산업을 되살릴 방안에 대해 논리 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 철강산업을 분석·연구하는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각종 직능단체가 상호 공생을 위한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유리하리라는 것은 불문가지(不問知)이다.

다음으로 앞의 철강산업 부흥 논리를 바탕으로 철강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즉 관련 기관의 관심과 협조를 끌어내고 더 실현 가능한 지원책이 선행되게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정부 부처를 상대로 작금의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고 철강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풀어주도록 소통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헌법상 입법기관인 국회를 상대로 자국의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현실감 있는 무역규제가 제대로 작동되고 구현되도록 끈질기게 설명하고, 입법화될 수 있게끔 가일층 힘써 나가야 한다.

끝으로 규제개혁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철강업계가 공정경쟁의 기반 위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립하는게 필요하다. 철강산업 분야도 열린 마음과 트인 발상이 우선되어 미래지향적인 규제개혁으로 꽃피워져야 한다.

필자가 경쟁당국에서 규제개혁 실무를 하면서 경험했던 것에 비추어 보면 지금이 공정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밑돌 위에서 낡은 규제, 발목을 잡는 규제는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길을 터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호기라고 여겨지고 또한 그 기대감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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