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l&Life] 造船의 장밋빛...크루즈船과 해양플랜트 (上)
[Steel&Life] 造船의 장밋빛...크루즈船과 해양플랜트 (上)
  • 김종대
  • 승인 2019.04.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크루즈선박 1척 건조 10억 달러…수주는 유럽 3대 조선소 '몫'
- 극한지역 견디는 고강도 후판공급…진입장벽 높고 선급인증 모두필요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

핀란드의 ‘아커야즈’

독일의 ‘마이어베르프트’

세계 초대형 크루즈선박 건조를 독점하는 최강 조선소들이다. 초대형 유조선의 건조 비용은 1GT(총 t수)당 800달러. 크루즈선박은 5,500달러(2007년 기준)이다. 일반 선박건조보다 7배가 많다. 대형 LNG선박은 1,800달러,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은 930달러이다. 조선 경쟁력은 크루즈선박 건조량에 따라 순위가 매겨 지는 환경이다.

초호화 크루즈선박 한 척의 건조가격은 10억 달러가 넘는다. 서울 시내 오피스빌딩을 웃돈다. 그 비싼 크루즈선박들이 국내 조선소에서 앞 다퉈 건조된다면 연관 산업은 덩달아 호황을 맞는다. 조선용 후판을 생산하는 곳은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제철 3사(社)뿐이다.

국내 조선과 중공업체들의 불황 돌파구는 크루즈선박 건조와 해양플랜트의 수주해야 한다. 유럽의 막강한 조선소와 경쟁해야만 한다. 문제는 진입 장벽이 높다. 선박 건조 기술력과 극한 지역용 고강도 후판을 적용해야 한다. 원자재의 원활한 수급은 해양플랜트 건조를 위해 필요조건이다.

해양플랜트는 시스템도 복잡하고 공정마다 검토사양이 많다. 국내 조선사들은 특수 철강 원자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했다. ‘만들기는 했지만 그다지 남는 것이 없었다.’는 결론이다. 해양플랜트용 후판은 독일 딜링거제철소 제품을 으뜸으로 친다.

딜링거제철소 홈페이지 캡쳐
딜링거제철소 전경 사진=딜링거제철소 홈페이지 발췌

국내 후판제조 3사도 딜링거와 맞설 수 있을까? 기술력이 근접하지만 수요량이 없어 생산 제체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일반 선박용 후판을 공급하는 데에도 부족했던 시절을 오래 겪은 탓이다. 해양플랜트용 철강재는 선급인증이 필요하다. 미국 규격(API), 유럽 규격(EN10225), 노르웨이 규격(Norsok) 등 프라임(prime)급 인증을 따야 한다. 해양플랜트용 후판 시장 규모는 상선용 후판 시장의 10분의 1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조선용 특수후판이 2010년대부터 40%이상 증가해 왔다. 또 하나의 제약 요건도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공급사(Vendor)로 등록돼야 한다.

포스코는 2012년부터 해양플랜트용 철강재를 소량 생산해왔고, 동국제강은 2013년에 10만 톤의 해양플랜트용 철강재를 공급했다.

지난 2014년부터 국내 조선소에 불어댄 찬바람이 작년부터 걷히고 있다. 올해는 회복기미가 월등하다. 국내 조선사들은 새 카드를 꺼내 드는 모양새다. 워낙 수요가 적기는 하지만 호시탐탐 노리는 분위기이다. 조선경기가 완전히 가라앉았을 때 정부가 잠수함과 같은 방위산업 물량을 조선사들에게 발주 내린 것은 급한 불끄기의 일환이었다. 지금도 컨테이너선박이나 LNG선의 수주가 눈에 띠는데 미래의 장밋빛은 크루즈, 해양플랜트와 같은 선박이 분명하다.

철강 산업의 꽃이 자동차 산업이라면 무역의 꽃은 선박이다. 자동차의 본질이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동반자’라면 선박의 본질은 ‘행복을 나르는 요람’일 것이다. 이 본질을 충족하는데 철강인의 땀이 필요하다.

스테이크가 맛있으려면 질 좋은 소고기를 써야 한다. 더하여 최고의 셰프(Chef)가 만든다면 최고급 음식이 된다. 그 셰프는 철강 산업이 되어 줄 채비가 되어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합병한다는 뉴스는 더 경쟁력이 큰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다.

프랑스 시인 ‘앙리 미쇼’는 ‘에콰도르’란 여행일기에서 ‘바다가 친구 되기를 기다리라’고 했다. 70% 이상을 수출해야 먹고 사는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무궁무진한 기회를 주는 바다야 말로 친구로 삼아야 한다. 조선산업의 눈물을 거둬 줄 동반자는 철강 산업뿐이다.

하(下) 편 <조선野史>에서 계속...

딜링거제철소 중후판 생산공장 @ 홈페이지 발췌
딜링거제철소 중후판 생산공장 사진=딜링거제철소 홈페이지 발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