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택의 코칭칼럼] 장기판 판세를 모르면 고위직 승진은 어렵다
[류호택의 코칭칼럼] 장기판 판세를 모르면 고위직 승진은 어렵다
  • 류호택
  • 승인 2019.11.06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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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사내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 생각
63.3% 사내정치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인사고과 저평가, 관계 스트레스, 소외감, 승진기회 박탈 등
능력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는 부장까지, 그 이상은 사내정치가 필요하다고 느껴
류호택 천년기업아카데미 박사
류호택박사·본사 고문(천년기업 경영원 대표)

권력이 있는 곳에는 정치가 있다. 권력이란 다른 사람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을 말한다. 권력은 정부 고위관료가 가진 법집행도 있지만 돈을 많이 가진 자, 즉 회사 오너도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굳이 구분한다면 금력(金力)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權力)이나 금력(金力) 모두 다른 사람을 복종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건 마찬가지다.

중앙SUNDAY가 취업 컨설팅 업체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직장인(응답자 1,8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들은 사내정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회사에선 ‘사내정치’ 혹은 ‘파벌’을 금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능력으로만 평가받는 사회가 되면 좋겠지만, 능력을 어떻게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설령 신의 판단력으로 평가했다고 하더라도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중에 이를 수긍할 사람은 없다.

사내정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직장인들 중 열에 아홉은 있다(88.4%)고 했다. 사내정치는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위해 없어져야 하지만(38.1%), 어쩔 수 없는 필요악으로 없어지지 않을 것(47.7%)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사내정치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알려야 하고(54.3%), 실세를 파악해야 한다(49.4%). 소수의 강력한 지지 세력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15.5%). 임직원 경조사를 챙기고(14.9%), 나를 따르는 직원은 어떻게 해서든 보호해야 한다(12.3%). 소수 의견 가운데는 ‘유리한 상황은 증거를 남기고, 불리한 상황은 구두로 한다.’는 내용도 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사내정치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63.3%)’고 답했는데, 주로 인사고과 저평가, 관계 스트레스, 소외감, 승진기회 박탈 등이었다.

‘사내의 경쟁자를 어떻게 물리쳐야 할까?’라는 질문에 ‘실적과 능력으로 압도한다(69.5%)’가 1위를 차지하였으며, ‘은근한 업무 비협조(29.6%)’, ‘비리 또는 무능력한 사례 소문내기(22.5%)’, ‘술자리·식사자리에서의 비난(14.8%)’이 뒤를 이었다. ‘경쟁자의 경쟁자와 협조하거나 외면하고 왕따 시킨다.’도 있다.

능력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자리는 부장(35.2%)까지고 그 이상은 사내정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사내 정치적 파벌은 주로 같은 대학(32.8%), 같은 부서 근무 경험(31.7%), 유사한 업무처리 성향(18.1%), 고향(10.5%)에 의해 형성된다고 인식하고 있다.

사내정치가 줄서기라면 결국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은 첫째, 직속 상사(32.3%), 직속 상사의 상급자(24.0%), 오너 일가를 비롯한 핵심 실세(17.3%)로 나타났다.

‘일 잘하는 후배’와 ‘나를 따르는 후배’ 가운데서 선택한다면 ‘나를 따르는 후배와 함께 일하겠다.’의 비율(53.9%)이 다소 높았다. 선배의 경우 ‘나를 챙겨주는 선배’와 ‘능력 있는 선배’의 비중이 비슷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후배와 사내정치에 능한 후배를 놓고서는 능력 있는 후배와 함께 일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79.1%), ‘일 잘하는 게 최고의 사내정치’라는 말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엔 56.1%가 ‘동의한다.’고 했다.

사내정치를 한 단어로 요약해 달라는 질문엔 필요악, 두통, 능력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 슬픈 현실, 생명 연장, 줄타기, 여우 짓, 경쟁, 노예, 망하는 지름길, 서러움, 보이지 않는 전쟁 등이 있었다. 상당수 직장인은 사내정치는 골치 아픈 것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하며 잘하면 좋은데 자칫 잘못했다간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은 사내 정치는 사장이 고성과자들로 선두 그룹을 이끌면서 사내 정치를 한다는 엄연한 현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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