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샤워실의 바보(Fool in the shower room)
[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샤워실의 바보(Fool in the shower room)
  • 김진혁
  • 승인 2022.10.12 0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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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행정학 박사)

미국 일부 언론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이 실제로 물가를 낮추지 못하는 일종의 ‘마케팅 방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영혼이 살아있고, 미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홍보한다.

중앙은행의 최대 관심사는 물가와 고용안정이다. 동시에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통화량과 금리를 수단으로, 정책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그 결과가 의도치 않게 정반대의 결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올라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를 낳았다. 전 세계 증시는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가 5% 넘게 떨어졌다. 국제 유가 하락과 중고차 가격 하락 등으로 하반기 인플레 압력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를 잡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많다.

지난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경제전문가들이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가졌다. 파월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고강도 긴축 의지를 보였다. “물가 안정을 위해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큰 폭으로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 심지어 뉴욕증시 하락에 기쁘다는 독한 발언도 내세웠다. 지난 5월 일자리가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와중에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39만개 증가를 기록한 데 대해 ‘굿 뉴스’라고 자랑을 늘어놓는 우에 대한 반성인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물가와 경기침체’의 샤워실의 바보를 연상케 한다.

‘샤워실의 바보’란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제시한 개념으로, 정부의 성급한 정책과 어설픈 경제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내놓은 비유이다. 즉, 경기과열이나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섣부른 시장 개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섣부른 개입이 경기 변동을 더 크게 해 결과적으로 시장실패보다 더 무서운 정부 실패의 참사를 야기한다.

‘샤워실의 바보’는 샤워실에 들어가서 물을 틀 때 뜨거운 물이 빨리 나오게 수도꼭지를 돌렸다가 “앗, 뜨거!”를 외치며 찬물로 바꾼다. 그리고 “앗, 차거!”를 외치며 다시 뜨거운 물로 바꾼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던 바보는 물만 낭비하고 정작 샤워는 하지 못했다. 경제정책의 경우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영향들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먼은 “정부의 역할은 개인의 생명과 재산, 자유를 지키는 일로 최소화해야 하며 정부의 힘은 최대한 분산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새뮤얼슨과 솔로 교수는1960년 거시계량모형인 필립스 곡선(Phillips Curve)을 발표했다. 경제목표는 물가와 고용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한쪽에 치중하면 다른 한쪽이 무너진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거시경제정책의 목표관리를 제시했다.

오늘날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기준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은 상품수지 적자 누적과 환율 약세라는 복병을 만났다. 수출 둔화, 소비 하락 등 성장세 충격을 슬기롭게 이겨나가기 위한 국민, 정부, 기업의 화합과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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