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태만상] I 빔과 기차역
[철태만상] I 빔과 기차역
  • 김종대
  • 승인 2019.10.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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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재빔은 철도 역사나 플랫폼, 첨탑, 그리고 대규모 산업생산 시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철재 빔의 탄생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우리가 쉽게 아는 H빔은 현대적인 빌딩 골조로 손쉽게 사용되는데 사실 I빔이 탄생된 이후에 변형된 것이다. 국내 최초로 H빔을 사용하여 건설된 건물은 서울 종로 2가의 삼일빌딩이다. 최근의 삼일빌딩외관은 오랜 세월이 지난 탓에 남루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7~80년대만 하더라도 이곳을 약속 장소로 할 만큼 유명한 빌딩이었다.

31층 규모의 이 빌딩 유리창 골격은 코르텐 강판이다. 녹슬지 않는 코르텐 강판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적갈색을 띠면서 비나 눈으로부터 철제를 보호하는 장점이 있지만 커피색의 잔유물이 건물 외벽으로 흘러내리는 단점도 있다.

동 파리 역사 <사진 = 김종대 >

파리 세느 강 인근의 현대적인 건물에도 I빔과 H빔, 코르텐 강판 등이 창문틀로 사용되어 있다.

독특한 외양을 지닌 철구조 건축물들을 보려면 센강의 큰길가에서 한 불럭만 들어가면 쉽게 볼 수 있다. I빔은 프랑스인 플라샤(Flachat)가 1846년에 처음 만들었다. 이 철강재를 가장먼저 적용한 건축물은 성 자르(St. Lazare)역이다. 

I형이나 T형 철강재가 등장하자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의 건축물에는 장스펜을 건널 수 있는 건물 구조들이 속속 지어진다. 기차 역사, 온실, 시장 등에 I빔은 품격있게 적용됐다. 

I빔이 만든 넓은 공간은 거대한 크기의 증기기관차가 머물 수 있고, 많은 승객들의 승하차가 가능한 플랫폼을 충분히 소화했다. 그리고 증기기관차에서 뿜어내는 연기와 증기를 공중으로 원활하게 분산 시킬 수 있었다.

I빔이 개발되기 이전에는 목재로 지어진 건물이어서 협소한 공간이 늘 문제였다. I빔과 같은 철 구조물로 장(長)스팬의 지붕 구조의 효용성이 증명되자 공공건축물들은 철을 적극 사용하기 시작했다. 

1846년 완공된 파리 북쪽의 역사는 철이 사용된 최초의 기차역이다. 이 기차역은 뤼노가 만들었다. 뤼노는 처음에 110피트의 단일 스팬을 갖는 기차역를 만들려고 했으나, 경제적 이유 때문에 주철재 기둥과 목조 트러스를 이용한 두 스팬의 구조로 바꾸었다고 한다. 파리 북 역사의 탄생 이후로 철 구조를 이용한 기차 역사는 파리 곳곳에 건설되었다.

동 파리 역사도 철 구조물로 만들어졌다.

2014년 4월에 만난 東파리 역사(驛舍)의 골격은 시각적으로 매우 탄탄해 보였다. 특히 높은 천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역사 하나를 건설하는 생각의 폭이 우리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대범하고 규모도 컸다.

그러나 유럽의 금융위기가 진행되고 있었던 시기여서 무장 군인들이 2인 1조로 역내를 순찰하는 진풍경을 때문에 동 파리역사의 웅장한 철 구조물을 천천히 감상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철제빔의 탄생은 프랑스를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ㅎ바꾸는데 한몫을 했다. 그리고 프랑스는 철구조 건축물을 가장 잘 다루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각인 시켰다. 에펠탑의 등장이 백미이다. 매년 에펠탑을 보기 위해 600만 명의 전 세게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며, 에펠탑에서 뿜어내는 예술성과 웅장함에 감탄하는 것이다. 에펠탑은 전세계인들에게 철의 가치를단번에 보여주는 전시물로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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