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트로이카' 글로벌 현지화 포석…제강 베스틸 특수강 '제2 창업’
세아그룹 '트로이카' 글로벌 현지화 포석…제강 베스틸 특수강 '제2 창업’
  • 임한상
  • 승인 2021.09.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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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 공급과잉 무역규제 등 정면돌파
주력 계열사 2016년부터 해외진출 ‘러시’
세아창원특수강 아람코와 합작법인 설립
중동서 STS무계목 강관공장 최초 건설
세아제강지주 해상풍력시장 진출 영국법인 설립
세아베스틸 유럽 동남아서 국내 한계 탈피

 

세아그룹은 대표적인 철강 오너 기업으로, 동국제강과 함께 철강의 명가(名家)로 꼽힌다. 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선대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부사장이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을, 이운형 선대 회장 동생인 이순형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부사장이 ‘세아제강지주·세아제강’을 이끌고 있다.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장환경에서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민첩하게 대응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세아그룹의 다부진 글로벌 경영 전략이 현재 철강업계 및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아그룹의 '트로이카'인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해외 현지 생산 거점 및 사무소를 확보, 과감한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아제강 영국법인 ‘SeAH Wind’, 세아베스틸 인도법인 ’SeAH Global India’ㆍ베트남 법인 ‘SeAH Global Vina’, 세아창원특수강의 아람코 합작 사우디 신설 생산법인 등이다. 코로나로 인한 제한된 상황에서도 해외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신뢰를 쌓아 올리며 그룹 성장엔진을 높이고 있는 세아그룹의 행보를 추적해봤다. [편집자주]

 

세아그룹(회장 이순형)이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세아창원특수강 등 주력 계열사들을 선두에 세워 '글로벌 현지화'를 위한 포석을 완료했다. 세아제강이 2016년 미국 현지 강관사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세아베스틸이 유럽, 동남아를 무대로 생산거점 및 사무소를 잇달아 출범시키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제2 창업'의 초석을 다졌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최근 전세계 1위 석유화학 기업인 아람코와 사우디에 강관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세아그룹의 글로벌 행보는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해야 된다는 국내 철강 리더기업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꿈틀대던 2016년 세아제강은 미국 휴스톤 현지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미국발 통상압력인 무역장벽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를 상징으로 하는 글로벌 무역규제는 수출이 주력인 우리나라 철강산업에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세아그룹은 글로벌 현지화라는 발상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아베스틸 역시 과거의 영광에 연연해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의 길로 나아갔다. 과거 국내 특수강 시장은 세아베스틸이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출에 따라 양강구도가 형성됐다. 세아베스틸은 현대·기아차 공급 비중이 떨어지자 기계 등 비(非)자동차 분야 개척과 함께 내수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했다. 유럽시장에 맞는 고급재 상품을 개발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를 공략하는 등 새로운 시장과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전문기술력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최근 아람코와 사우디 현지 스테인리스(STS) 무계목 강관 및 튜브 공장 건설을 위해 손을 잡았다. 아람코 나맛(Nammat)프로젝트 추진의 일환으로 전세계 22곳에서 파트너들이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세아창원특수강이 소재분야에서 전세계 1위 철강 기업인 중국 바오산강철과 함께 중동의 허브인 사우디에 나란히 입성하게 됐다. 세아창원특수강은 2015년 5월 세아그룹에 인수된 이후 매년 성장세를 거듭했다. 2015년 당시 매출은 9716억 원이었고 세아그룹 편입 3년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번 중동 진출은 최상위 고급 제품으로 인식되는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 시장에서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자리 잡는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철강 리더기업으로 인정받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세아창원특수강 아람코와 사우디 생산법인 신설

홍상범 세아창원특수강 영업부문장(좌측 세 번째), 무티브 알 하비 아람코 코리아 대표(좌측 두 번째)가 관계자들과 합작법인 설립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상범 세아창원특수강 영업부문장(좌측 세 번째), 무티브 알 하비 아람코 코리아 대표(좌측 두 번째)가 관계자들과 합작법인 설립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세아그룹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며 약진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대표이사 이상은)은 지난 8일 글로벌 에너지·화학회사 아람코(Aramco)와 손잡고 사우디 생산법인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산업투자공사(Dussur)’와 2억3000만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합작 투자를 통해 사우디 최초의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튜브’ 생산공장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의 첫 해외 진출이기도 한 합작법인은 아람코가 사우디 동부지역에 에너지산업 국제 허브 도시로 육성하고 있는 ‘King Salman Energy Park(SPARK)’내에 위치하며 약5만평 부지에 연산 1만7000톤 규모로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생산 주력 상품인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은 일반 강관보다 내압성 및 내식성이 강하고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아 정유·화학용으로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인데 사우디가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프로젝트인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 시티 네옴(Neom), 수소 사업 등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 현지화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판로를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세아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포트폴리오 제품들이 중동지역에 공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세아베스틸이 100% 지분 보유 중인데 세아베스틸 10일 현재 주가는 3만원 선이다. 5250원선에 거래됐던 작년 3월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상승했다.

세아제강 해상풍력사업 확장 영국법인 설립

세아제강의 해상풍력 제킷용 파일. 사진=세아제강
세아제강의 해상풍력 제킷용 파일. 사진=세아제강

 

세아제강은 지난 2월 영국법인 ‘SeAH Wind Ltd’를 설립했다. 신재생에너지 해상 풍력사업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고 유럽 내 판로 확대를 위해서였다. 2017년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유럽향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자켓(Jacket)·플로팅(Floating)용 강관을 공급하고 2020년에는 대만향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핀파일(Pin Pile)용 강관과 완제품을 납품했다.

현재는 국내 어느 기업보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선두주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세아제강지주는 향후 3년간 4000억원을 영국에 투자할 계획이다. 연산 24만톤 규모 현지 모노파일 공장을 가동해 영국 국책과제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세아베스틸 하반기 베트남 공장 완공

 

세아베스틸도 지난 3월 인도법인 ‘SeAH Global India’를 설립했다. 국내 시장 포화에 따른 수출 다각화를 위한 전략이었다. 인도는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의 제품을 팔 수 있는 거대 시장이다.

인도브랜드자산재단(IBEF)에 따르면 인도 내 자동차 부품 산업은 연평균 10.1%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2026년에는 약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입으로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잃은 세아베스틸은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시장으로 인도를 선택했다. 인도 시장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공장 다수가 몰려 있어 수요전망이 긍정적이다. 하반기 세아베스틸 인도법인의 영업 성적표가 기대되는 이유다.

하반기 완공 예정인 베트남 법인은 세아베스틸의 첫 해외 생산공장이다. 성장잠재력이 큰 동남아 지역에 저원가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2019년 설립했지만 코로나로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2년 연속 손실이 발생했다. 연내에 공장, 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시범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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