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폭등 '정부 합동점검' "번지수 잘 찾아야"…진원지는 제강사
철근 폭등 '정부 합동점검' "번지수 잘 찾아야"…진원지는 제강사
  • 김종혁
  • 승인 2021.08.0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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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사 고수익 SD500·600 생산만 집중
바닥수요 중심 SD400 강종 생산 외면
수입산 폭등 ‘울며 겨자 먹기’식 구매
비정상적 시장 ‘제강사 시장 대응해야’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 가격 폭등은 사재기의 문제가 아니다. 제강사들이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는 SD500이나 SD600 강종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엑스트라 비용을 더하면 이들 강종의 가격은 SD400에 비해 톤당 5만 원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산 SD400 강종이 부족하다보니 중국 일본산 철근은 ‘부르는 것이 값’이 됐다. 수입산 철근은 올해 내내 국산 가격을 이례적으로 웃돌면서 유통 가격 급등을 견인하고 있다. 바닥 시장에서는 ‘울며겨자먹기’식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가 철강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합동점검단을 다음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합동점검반은 5월부터 7월까지 7차례나 가동했지만 소위 ‘약발’은 없었다. 철근은 특히 최근까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열연 형강 등 주요 품목에서 유일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2차 철강 및 원자재 수급 대응을 위한 대책회의’에서 특히 철근 시장에 무게를 뒀다. 합동점검반은 사재기 등 시장교란행위를 점검하고, 위법행위 적발 시 강력조치할 방침이다.

철근 유통 가격은 이번주 국산 SD400 강종, 10mm 기준 120만 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일주일 새 5만 원 이상 올랐다. 이는 또 3주 연속 상승세로 상승폭은 14만 원에 달했다. 중국산은 3주전 104만 원에서 122만 원까지 18만 원이나 급등했다.

전기로 제강사들은 정부가 5월 수급대란을 지적하고 나서자 풀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상반기까지 제강사들의 생산 및 출하량은 평년보다 되려 감소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철근 생산은 503만7000톤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충격이 있었던 2020년을 제외한 최근 3년(2017~2019년) 평균 생산량(535만7000톤)과 비교하면 6.0%(32만 톤) 감소했다. 2019년 대비로도 2.7%(14만2000톤) 줄었다.

같은 기간 내수 출하량은 501만9000톤으로 3년 평균 대비 5.9%(31만7000톤), 2019년 대비로는 1.3%(6만4000톤) 감소했다.

2020년 대비 생산과 출하량은 9.1%(41만9000톤), 8.3%(38만3000톤) 증가했지만 기저효과에 불과했던 셈이다.

 

철근 부족 현상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철근 유통업체 대표는 정부의 합동점검에 대해 “번지수를 잘못 찾고 있다”면서 “제강사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강종 생산에 집중하고 유통 시장 공급은 뒷전으로 밀어놓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가격 폭등은 SD400 강종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강종은 중소형 건설사 및 건물 수요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로 제강사들은 SD400 강종에 대해 주문, 생산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대리점 등 유통업계는 부족한 물량을 중국 일본 등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부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 가격 폭등은 사재기의 문제가 아니다. 제강사들이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는 SD500이나 SD600 강종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엑스트라 비용을 더하면 이들 강종의 가격은 SD400에 비해 톤당 5만 원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산 SD400 강종이 부족하다보니 중국 일본산 철근은 ‘부르는 것이 값’이 됐다. 수입산 철근은 올해 내내 국산 가격을 이례적으로 웃돌면서 유통 가격 급등을 견인하고 있다. 바닥 시장에서는 ‘울며겨자먹기’식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결국 이같은 환경에서 최대 수혜자는 제강사가 됐다. 시장에서부터 폭등세가 계속되다보니 제강사들로서는 가격 인상이 매우 수월해졌다. 제강사들이 올해 철근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 관계자는 “제강사들은 철근 판매에서 못해도 10% 이상의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포트폴리오를 고수익 품목에 맞춰 비중을 두는 것은 전략 차원으로 이해되지만, 올해와 같은 비정상적 환경에서는 유통 수급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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