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리버티스틸의 ‘공격적 M&A’ 세계 5위권 야망
[분석] 리버티스틸의 ‘공격적 M&A’ 세계 5위권 야망
  • 정하영
  • 승인 2020.10.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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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신 산지브 굽타 회장, 2019년 541만톤 세계 63위
선진국 부실 철강사 인수…'Green Steel 전략' 경쟁력 확보
2019년 아세로미탈 유럽 7개 생산거점 인수 승인, 2천만톤(?)
리버티스틸 산지브 굽타 회장

리버티스틸이 티센그룹의 철강 부문 인수를 제의했다. 인수합병이 현실화 되고, 미국 내 500만톤 생산능력 확보, 아세로미탈 유럽 생산거점 재가동, 인도 내 생산능력 추가 확보 등을 모두 감안하면 리버티스틸그룹의 생산규모는 4천만톤 내외로 세계 5위권까지 커질 수 있다는 장밋빛 희망을 갖고 있다.

리버티스틸의 최근 몇 년간의 행보는 의미가 있다.

리버티스틸은 글로벌 구조조정 속에서 정리된 사업 및 설비 등을 인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바오우그룹 역시 인수합병을 통해 아르셀로미탈을 제치고 전세계 1위 철강그룹으로 재탄생했다. 앞으로 글로벌 철강업계는 구조조정과, 반대로 인수합병에 나서는 기업들로 인해 그 세력이 재편될 전망이다.

리버티스틸그룹은 1972년 인도 펀잡 주에서 실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산지브 굽타 회장이 20세 때인 1992년 케임브리지대학 시절 기숙사에서 창업한 무역회사 ‘Liberty House’가 모체다. 2005년부터 철강과 비철금속 분야 중심으로 무역업을 전개하다 2013년 영국 Mir Steel 인수로 철강 제조업에 본격 진출했다.

소재산업의 경쟁력 상실로 철강산업 등의 심각한 위기가 정치사회 이슈가 되자 영국은 물론 호주, 미국, 프랑스 등 경쟁력을 상실한 선진국의 부실 철강기업들을 인수해 ‘Green Steel 전략’ 하에 시너지를 창출하며 기업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최근에는 인수 대상을 굽타 회장의 모국인 인도와 체코, 루마니아 동구권은 물론 이탈리아, 벨기에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 임정성 연구위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Green Steel’ 전략은 철스크랩(고철)을 원료로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여 철강재를 생산하고 이를 소재로 산업부품을 제조해 판매한다는 선진국 시장에 적합한 저탄소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영국에서는 영국과 세계 철강산업의 혁신을 위한 리더십과 실행력을 인정해 2017년 올해의 Business Leader 상을 받았다. 또한 S&P Global Platts는 영국 철강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인정해 Global Metals Awards의 ‘올해의 CEO상’도 수여했다. 영국 철강산업 내 비관주의가 만연한 시기에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며 부실기업을 인수해 희망과 동기를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리버티스틸의 인수합병은 경쟁력을 상실해 공장이 이미 폐쇄됐거나 대기업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리하는 비핵심 사업을 ‘주워담기(Snap up)’ 식으로 인수하는 것이다. 정리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롭고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특히 종업원 고용 유지 및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공생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철강사 인수와 더불어 지역 내 광산, 에너지(발전), 부품사들을 추가 인수, 건설해 순환 공급사슬 망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열연 200만톤 생산능력의 Mir Steel을 2015년 10월 재가동하기 시작한데 이어 Tata Steel 등 후판, 강관, 봉강 등 6개 공장을 인수했다. 하지만 2016년 Tata Steel의 Port Talbot 제철소 인수 추진이 무산되기도 했다.

호주 아리움사는 한국의 포스코 등 뉴레이크얼라이언스와의 경합에서 승리해 2017년 인수에 성공한 회사로 철광석 광산과 항구를 보유한 조강능력 120만톤의 수직일관 고로업체로 제품은 봉형강류 위주다.

2017년 말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해 아세로미탈의 전기로-선재 공장인 Georgetown 공장을 인수했다. 이어 인도 Essar Steel이 보유했던 Essar Steel Minnesota와 ESML Holdings도 인수했다. 이들 회사들은 철광산과 펠릿공장(연산 700만톤)도 건설 중이다.

이외에도 프랑스의 특수강 회사인 Ascometal 등의 인수는 실패했으나, 모국인 인도시장에서 올해 초 어두닉메탈릭스(Adhunik Metalik)와 지온스틸(Zion Steel) 인수로 첫발을 디딘데 이어 500만톤급 일관 밀인 뷰산스틸(Bhushan Steel)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9년 현재 리버티스틸의 규모는 미국, 호주 아리움사 인수로 종전 조강 생산량 200만톤 대에서 541만톤으로 크게 늘어나 단숨에 세계 조강생산 63위로 뛰어올랐다. 생산능력 기준으로는 2019년 말 기준 약 800만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아세로미탈의 유럽 내 7개 생산거점인 체코, 루마니아, 이탈리아, 마케도니아, 룩셈부르크, 벨기에 6개국 7개 공장 인수에 대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 Commission)의 승인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들의 인수 및 공장 재개에 모두 성공할 경우 생산능력은 2천만톤에 다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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