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 낚싯바늘’ 연간 2000만 달러 수출 효자 상품
‘1g 낚싯바늘’ 연간 2000만 달러 수출 효자 상품
  • 김종대
  • 승인 2020.02.19 03: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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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용구 품목 중 유일한 무역흑자
98개국서 11억 개 팔려, 수출단가도 인상
FTA 덕분에 주요국서 무관세 혜택

평균 무게가 1그램에 불과해 금속으로 만든 가장 작은 제품 가운데 하나인 낚싯바늘이 연간 수출액 2000만 달러에 달하는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낚싯바늘 수출액(HS코드 950720 기준)은 1991만8196달러, 수입액은 980만6819달러로 1011만1377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다른 낚시용구들이 무역적자인 것을 감안하면 외화 가득 효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낚싯대의 2019년 무역적자액은 20763달러(수출 1767만6000달러, 수입 3843만9000달러), 낚시 릴 239만5000달러(수출 3380만3000달러, 수입 3619만6000달러), 기타 품목 4083만 달러(수출 2798먼8000달러, 수입 6872만8000달러)였다.

1980년대 중후반까지 수백만 달러대에 머물렀던 낚싯바늘 수출은 1988년 1286만5927달러로 1000만 달러를 넘어선 뒤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1996년 924만7696달러로 다시 줄어든 뒤 1999년 706만4248달러까지 떨어졌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증가세가 반전돼 1000만 달러 기록한 수출액은 2011년 2174만4391달러로 2000만 달러 벽을 넘어섰다. 수출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특히, 낚싯바늘의 평균 중량인 1그램당 수출액은 1988년 0.0057달러에서 지난해 0.0191달러로 인상됐으며,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수출된 낚싯바늘 총 중량을 그램으로 나누면 해외로 나간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개수는 11억 개에 달한다.

낚싯바늘이 세계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잘 휘지 않고, 부러지지도 않아야 한다. 이는 강도가 강하면 연성이 약해진다는 물리학의 기본 원칙을 넘어서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소재인 금속제품은 물이나 공기에 접촉하면 녹이 스는데 낚싯바늘은 이를 거슬러야 한다.

산업 초창기 일본, 미국 등에 기술력에서 밀렸던 한국산 낚싯바늘은 기업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개선 노력,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해외시장 영토를 넓혀 나갔다. 하지만 1990년대 중국의 저가제품들이 대거 유입으로 가격 경쟁력에 밀리자, 중소기업이 주를 이뤘던 낚싯바늘 업계는 전체 도산 위기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렸다.

살아남은 기업들의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선두업체들과의 품질 격차를 줄이거나 앞서 나갔다. 대표기업인 금호조침의 경우 절단 기계, 열처리에 대한 특허 등 현재까지 발명특허 2건, 실용신안 12건, 의장 2건을 확보했으며, 특허를 기반으로 녹이 전혀 슬지 않는 낚싯바늘,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낚싯바늘 등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상용화했다. 제품을 만들어내는 제조장비까지 아예 손수 제작해 사실상 전 과정의 국산화를 이뤄냈다.

또한, 낚싯바늘은 2000년대 이후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ASEAN(아세안) FTA의 경우, 회원국 중 태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라오스의 낚싯바늘 수입관세는 FTA 발효 전 각각 5%, 15%, 5%, 10%였는데, 이들 수입관세가 모두 철폐(0%)됐다.

한-유럽연합(EU) FTA(발효전 3.7%)와 한-미 FTA(발효전 4.8%)는 물론, 한-칠레 FTA, 한-유럽자유무역지대(EFTA) FTA,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한-페루 FTA, 한-싱가포르 FTA 등 한국이 체결한 FTA에서 모두 수입관세가 0%가 됐다.

수입관세가 0%가 된다는 것은 중국과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이 거래선을 돌려세웠다면 FTA는 수출 길에 고속도로를 깔아준’ 셈이다.

낚싯바늘 수출 국가 수도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 60여 개 국에서 지난해에는 98개국에 한국산 낚싯바늘이 팔렸다. 2019년 기준 낚싯바늘의 5대 수출국은 파라과이(195만6000달러), 미국(144만5000달러), 인도네시아(133만2000달러), 필리핀(114만4000달러), 러시아(107만6000달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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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2020-02-17 12:29:06
유니크한 기사네요. 깊이 보지 못한 부분을 끄집어 내서 철강수요 산업의 입일분이란 사실을 알려 준 것 만으로도 색다른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