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올 1500억대 영업익 내나
한미반도체, 올 1500억대 영업익 내나
  • 이경주 딜스토리 대표
  • 승인 2024.03.22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BM용 누적수주 2080억, 연간매출 4500억 전망

“새로운 산업혁명을 구동하는 엔진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가진 개발자콘퍼런스 GTC 2024에서 차세대 AI칩 'B100·B200'를 공개하며 소개한 말이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90%를 장악한 AI대장주이고, 'B100·B200'는 엔비디아 최신 기술의 집약체다.

그리고 같은 날(한국시간 19일)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AI용 메모리신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부터 공급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B100·B200’용 HBM3E 공급을 선포한 것으로 해석했다. 치열해진 HBM시장 주도권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압도적 선두라는 사실을 알린 셈이다.

그로부터 3일 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 제조용 장비 수주사실을 공시했다. ‘엔비디아→SK하이닉스→한미반도체’로 이어지는 AI반도체 밸류체인 톱티어들간 연결고리가 재확인된 순간이다.

업계에선 한미반도체가 목표로 세운 올 4500억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화하면 1500억원대 사상 최대 이익을 낼 수 있다.

◇ HBM용 장비 매출 올해 본격화

한미반도체는 22일 공시를 통해 SK하이닉스에게 214억원규모 HBM 제조용 장비인 '듀얼TC본더 1.0 그리핀'(이하 그리핀)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이달 21일부터 올 7월 2일까지다. 올해 내로 발생하는 매출이다.

이로써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장비로만 8개월만에 누적 수주액 208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8월 말 '듀얼TC본더 1.0 드래곤'(이하 드래곤)를 415억원 규모 공급한 것이 시작이었고, 같은해 9월 519억원(그리핀), 올 2월 860억원(그리핀) 수주가 이어졌다.

모두 올해 중점적으로 매출로 인식될 수주들이다. 작년 8~9월 수주금액이 1000억원 가량 되지만 작년 매출로 거의 인식되지 않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C본더 전체 매출은 260억원 가량이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D램을 진화시킨 버전이다. D램을 여러 개 수직으로 쌓아 적층구조로 만든 것이 HBM이다. 기존 D램과 비슷한 공간을 차지하면서 보다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고 효율적(전력사용량감소)으로 처리한다. 연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AI용 반도체칩에 사용되는 이유다.

엔비디아 최신제품 B200은 엔비디아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3E가 8개 붙은 형태로 공개됐다. SK하이닉스가 HBM3E 최초 공급을 시작했고, 미국 마이크론과 삼성전자가 후속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수율 등 안정성 면에서 SK하이닉스가 인정받은 셈이다.

HBM3E(사진:SK하이닉스 홈페이지)
HBM3E(사진:SK하이닉스 홈페이지)

HBM3E는 5세대 버전이다.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HBM(1세대)을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HBM2(2세대), HBM2E(3세대), HBM3(4세대), HBM3E 순으로 개발됐다.

한미반도체는 2017년부터 SK하이닉스와 HBM제조장비를 공동개발해왔다. 듀얼 TC본더 시리즈는 개별 칩을 열로 압착해 정밀하게 쌓아 올리는 역할을 한다. HBM세대가 높아질수록 공정이 미세화해 본딩 난이도도 높아지는데 한미반도체는 최신 모델용을 담당하고 있다.

듀얼TC본더 1.0 그리핀(사진:한미반도체 홈페이지)
듀얼TC본더 1.0 그리핀(사진:한미반도체 홈페이지)

◇TSMC 생산량 2배 확대…한미반도체 수주전망도 ‘화창’

HBM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밸류체인 전체가 앞으로도 지속 수주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파운더리 업체 TSMC가 지난해 10월 실적발표회에서 AI반도체 패키징(조립) 생산능력을 올해까지 두 배 늘리겠다고 밝혔다. TSMC 역시 엔비디아 밸류체인으로 이번 ‘B100·B200’ 패키징을 전담하고 있다. GPU와 HBM3E를 조립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증권가에선 한미반도체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예상매출을 4535억원으로 내다봤다. 회사측의 목표치인 4500억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사상 최대 매출이 된다. 2023년 매출(1570억원)과 비교하면 180% 가량 급증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500억원대가 예상되고 있다. 호황기였던 2022년 영업이익률(33%)을 대입해 가정한 수치다. 역시 사상 최대이익이다. 2023년 영업이익(378억원)과 비교하면 300% 늘어난 수치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대표이사)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은 인공지능 HBM 필수 공정 장비인 듀얼 TC 본더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하는 원년”이라며 “올 한미반도체가 목표한 4500억원의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