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라미, 철스크랩 사업 36% 축소…화장품사업 ‘역점’
더라미, 철스크랩 사업 36% 축소…화장품사업 ‘역점’
  • 김도형
  • 승인 2024.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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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스크랩(고철)업계 유일 상장사 더라미의 지난해 고철사업 규모가 30% 넘게 감소하면서 업계의 ‘몸집 줄이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팔수록 적자인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감축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작년 10월 흡수합병한 화장품 사업은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대조된다.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더라미의 2023년 매출은 5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5억 원으로 소폭 늘었다.

반면, 순적자는 33억 원으로 20억 원 넘게 줄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5일 흡수합병한 라미화장품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회사 측은 “철스크랩 업황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익이 감소했으며, 화장품 사업 합병으로 투자자산 평가손실이 감소해 손실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2년 98.6%에 달했던 원가율은 지난해 92.4%로 6.2%p나 하락했다. 철스크랩 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화장품 매출이 적용되면서 원가율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더라미의 철스크랩 사업의 매출은 3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호텔도 9억 원에 그쳤다.

이 가운데 신규사업인 화장품은 4분기에만 10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기존 주요사업인 철스크랩의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수출 부문 매출만 80억 원으로 사업 비중의 74.4%를 차지하고 있어 최근 고환율 유지 기조에 높은 수익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철스크랩 업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고를 최저치로 유지하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제강사들은 연간 철스크랩 사용량을 미리 예측한 뒤 사전에 부족분을 수입하는 방식으로 재고를 운용한다”며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생각보다 철스크랩 재고가 많아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국내 철스크랩 업체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 철스크랩의 높은 가격을 상쇄하기 위해 국내 철스크랩 가격으로 평균 매입가를 낮추는 형국”이라며 “제강사들의 입고 중단은 주로 잘못된 수요 예측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주요제강사인 한국철강,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의 보고서에 따르면 철근 판가는 5~10% 가량 하락한 가운데 동기간 철스크랩 매입가는 15~2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의 철근과 철스크랩 간 스프레드(격차)는 42만2000원으로 4.4% 증가했다. 대한제강은 51만4000원으로 6.9%, 와이케이스틸은 49만1000원으로 3.2% 각각 늘었다.

올해 철근 수요가 심하면 800만 톤 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철스크랩 업체는 몸을 더욱 웅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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