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에식 철근 콘크리트 이후로 파이프,탱크,평판,교량,계단 등장
건축재료에 철강재 대거 채용 꾸준한 관심이 신개발 이끌어
파리 ‘팡데옹’(사진)은 석조 건축물이지만 내부를 철근으로 보강한 건축물이다. 철근 콘크리트 공법은 프랑스 건설기술자 프랑수아 엔비크가 기틀을 마련했을 뿐 어느 누가 발명한 것은 아니다.
로마인들은 생석회와 포졸란(화산재), 경석 골재(화산암의 일종)를 섞어 ‘오푸스 캐맨티시움’이라는 콘크리트를 만들어 썼지만, 인장력이 약해서 쏟아 붇지 못하고 수작업을 해야 했다. 콜로세움, 판테온 등은 '오푸스 캐맨티시움'으로 만든 건축물들이다. 이 콘크리트는 로마제국의 몰락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철근을 삽입한 철근 콘크리트는 1855년 제1회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프랑스 랩보트(Lambot)가 철망을 넣은 콘크리트 선박을 출품해서 특허를 받은 것으로 시작된다.
1861년에는 조세프 모니에(Joseph Monier 사진)가 시멘트 화분을 철망으로 보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는 정원사였다. 그는 화단의 물통이 자주 부서지는 것은 콘크리트가 늘어날 때의 인장력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닭장의 철사를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1867년에 ‘모니에식 철근 콘크리트’공법이 특허를 받은 이후로 파이프와 탱크(1868년), 평판(1869년), 교량(1873년), 계단(1875년) 등이 만들어졌다. 1887년 독일의 쾨넨(Koenen)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이론을 체계화하여 보편적인 건축 소재로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첫 주거 건물은 1903년 오귀스트 페레와 구스타브 페레가 파리 프랭크린가에 지은 아파트 건물이다. 그러나 19세기의 건축가들이나 귀족들은 산업혁명의 총아인 철을 이용하여 지은 대형 구조물을 건축물로 보지 않았다.
철근 콘크리트 건축은 근본 없는 기술자들이나 만드는 방식이라고 도외시 한 것이다. 그러나 철근으로 보강한 건축물이 파리 ‘팡데옹’에서 발견 된 것은 모니에의 철근콘크리트 공법이 발명되기 훨씬 이전의 일이다.
파리 ‘팡데옹’은 중병에 걸렸던 루이 15세가 자신의 병이 나은 것을 기념해 성 주느비에브 수도원의 성당을 개축한 건물이다.
높이 85m의 돔을 가진 신고전주의 양식(1789년)의 팡데옹은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의 영향을 받아 철제 구조의 돔을 3층으로 올렸다. 철강재는 석재로 건축하기 어려운 너른 돔을 단박에 해결했다. 이곳 팡테옹은 1851년 푸코가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기 위해 ‘추의 실험’을 한 곳이며, 빅토르 위고, 장 자크 루소, 퀴리부인 등 80명의 위인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철이 건축재로 등장하자 이제까지 엄두조차 못 냈던 인간들의 희망 사항은 단번에 해결된다.
거리를 극복하는 교량이 놓이고, 도시생활을 가능케 하는 넓은 공공 공간이 만들어지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고층 건물이 세워질 수 있게 됐다. 그것은 인장강도가 돌에 비해 200배 이상 큰 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한 결과였다. 물론 그 이전에 철의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철은 가장 비싼 건축 재료였기 때문에 건축에 쓸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한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와 철골 구조를 가장 먼저 활성화 시킨 나라는 프랑스이다. 그만큼 프랑스는 철강산업과 연관된 최초의 기록들이 많고, 철을 다루는 엔지니어를 비롯해서 이공계 엔지니어를 가장 먼저 육성하고 신뢰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 다음으로 독일, 영국, 미국 순이다. 국가의 정책은 철강발전을 이끌었지만 철인들의 끊임없는 창의력은 인간생활의 편리를 가져다 주고 있다.
조지프 모니에의 향기는 기존의 것보다 나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 창의력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