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통신] 트럼프의 보복관세 브라질 철강산업 ‘타격’
[브라질통신] 트럼프의 보복관세 브라질 철강산업 ‘타격’
  • 주원석 브라질 지사장
  • 승인 2019.12.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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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브라질 아르헨에 철강 알루미늄 관세복원
양국 화폐정책 불공정 급격한 평가절하 '미국에 악영향'
브라질 미국향 철강수출 전체 33% ‘관세부과’ 충격
미국 브라질산 슬래브 석탄 의존 ‘미국도 불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부과를 즉시 복원하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부과를 즉시 복원하겠다고 했다. 사진=트럼프 미 대통령 트위터 캡처

[브라질=주원석 지사장]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2일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의 즉각적인 복원을 발표했다. 양국의 환율정책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을 문제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자국 통화 가치를 급격하게 평가절하 함으로써 미국의 농업에 악영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들 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즉각적으로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3월에 트럼프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관세 부과 조치를 시행했다. 8월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의 제품에 대해서는 쿼터를 적용하고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일종의 특혜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그동안 관세에 대해 보류를 해왔는데, 이제 그 보류를 제거하는 것이다. (화폐의 지나친 평가절하는) 미국의 제조업체들과 농업자들에게 매우 불공정한 것이다. 이제 미국의 철강업계와 농업자들이 매우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화폐는 경제 위기로 인해 평가절하 됐다. 2018년 3월 기준으로 브라질은 22.99%, 아르헨티나는 67.23%나 절하됐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큰 충격이 된다. 브라질은 캐나다 다음으로 미국이 두 번째로 철강 수입을 많이 하는 국가(14%)이다. 아르헨티나는 철강과 알루미늄 생산의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브라질의 볼소나로 대통령은 즉각적인 상황 검토와 함께, 필요하다면 트럼프와 통화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필요한 자료가 준비되지 않아 직접적인 통화를 보류한 상태이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아직 특별한 언급이 없다. 브라질 철강협회는 미국의 조치에 반발했다. 브라질의 화폐는 자유로운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하는 지표로서 브라질 정부의 어떤 간섭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철강업계가 곧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했다. 브라질의 반제품을 수입하여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8년 브라질산 철강을 398만톤 수입했다. 금액으로는 25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은 2018년에 아르헨티나로부터 16만8922톤(2억2000만달러)을 수입했다. 알루미늄을 합하면 약 7억달러 규모다. 미국은 아르헨티나의 알루미늄과 철강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다. 브라질 전체 제조업 수출 중 철강과 철강공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52.5%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이 화폐 평가절하를 통해 브라질의 원자재 수출업자들을 유리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미국의 농산물과 축산시장에서 브라질 제품과 경쟁을 하고 있는 소고기, 면화, 대두 등의 악영향을 받는다고 것이다.

트럼프의 보복관세 부과 조치는 브라질에 이중고를 안겨줄 전망이다. 화폐의 평가절하 자체와 전략적으로 중요한 미국시장에서 브라질 철강의 경쟁력 상실이다.

화폐의 평가절하는 달러에 연동되어 있는 주요 재화 (빵, 휘발유, 디젤유 등)의 가격을 인상시키게 되는데, 브라질 정부의 계획된 정책에 의하여 진행된 것이 전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유럽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브라질산이 유럽으로 노선을 바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르셀로미탈 그룹의 데 파울라 CEO는 양국의 협의에 의해 앞으로 적절한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의 트윗은 트윗일 뿐 아직 공식적인 조치가 아니며, 구체적인 관세율 등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데 파울라는 “미국은 자체적으로 슬래브 같은 반제품 생산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제품을 수입해서 완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구조이고, 브라질산 철강은 대부분이 반제품인데, 왜 이런 조치를 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브라질 철강업계는 미국에서 석탄을 상당량 수입하는데 브라질 철강산업이 약화되면 미국의 석탄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다른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카드로도 인식하고 있다. 또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는 점에서, 조만간 협의에 의하여 정상적인 상황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브라질의 올해 1월~10월의 수출금액은 90억달러이다. 철강공사는 12억 달러로, 합하면 102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전체 제조품 수출의 53%에 해당한다. 미국의 경우 지난 12개월 동안 브라질산 수입은 38억달러에 달했다. 전체 114억달러의 33% 규모다. 지난 2년간 미국 시장의 수요 증가와 함께 브라질 철강 수출은 계속 증가했다. 물량으로는 2017년 570만톤에서 2018년 640만톤, 올해는 680만톤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반제품은 89%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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