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산강철 부산 투자, 어떻게 볼 것인가?
[사설] 청산강철 부산 투자, 어떻게 볼 것인가?
  • 페로타임즈
  • 승인 2019.09.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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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TS 업계의 현재 상황부터 먼저 명확히 평가해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끊임없는 구조조정과 투자 불가결

올해 철강업계 최대 이슈 3가지로 집약된다. 고로(용광로) 조업정지 처분, 채권단 관리 중이던 동부제철의 정리, 중국 청산강철의 부산 냉연설비 투자 건을 말한다.

고로 조업정지 건은 우여곡절 끝에 최근 일단락됐다. ‘민관협의체’ 구성과 활동을 통해 환경부는 불투명도 기준 등 관리 방안을 확정했다. 결론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공정개선, 블리더 밸브 운영 등을 보고하는 조건이다.

동부제철 문제는 지난 2일 ‘KG동부제철’의 출범식으로 일단락됐다. 임원 인사와 조직 재정비,  설비투자 계획 등 중장기 로드맵까지 나왔다. 

그러나 동부제철의 미래는 아직 불안하다. 자금 조달과 전기로 매각, 동부인천스틸의 정리 등 과제가 적지 않다. 더욱이 포스코가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3가지 이슈 중 아직까지 미로를 맴돌고 있는 것은 중국 청산강철의 부산 STS냉연공장 투자 건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 청산강철의 국내 진입을 반대해왔다. STS냉연이 과잉상태에서 추가로 투자되는 것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노조까지 나서서 반대했다. 중국산 우회 수출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미국의 무역제재가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청산강철과 합작하고 있는 국내의 길산그룹은 기득권 업체들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사실 왜곡과 과장을 앞세워 해외투자를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소식통에 의하면 중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의 한국 진출에 관심을 갖고 부산시에 의사를 전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칫 중국과의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는 성장 동력 중의 하나다.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외국인투자 정책협의회’를 갖고 FDI 현황 점검과 투자유치 노력을 다짐했다. 특히 ‘2019년 투자 프로젝트’는 권역별로 동남권에 철강을 포함하는 지원 계획도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지자체인 부산시는 해외 FDI라는 분명한 호재이며, 시의회와 유통가공업체 등의 결단 촉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쉽사리 유치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STS산업과 철강업계 입장에서 몇 가지 사안들을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첫 번째 국내 STS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명확히 판단해야 한다. 고가격과 적지 않은 수입량의 근본 원인이 국내 STS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시장보호 정책, 또 낮은 내부 생태계 경쟁력 탓이 아닌지 솔직히 평가해야 한다.

두 번째 과연 공급과잉을 이유로 신규투자를 막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사실이다. 장치산업의 설비와 기술 투자는 경쟁력 확보의 근간이다. 미국 철강산업이 반면교사의 대상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투자 역시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 

세 번째 미국과 중국, G2와의 외교적 관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중국 기업의 국내 진출을 막을 명분은 부족하다. 또한 중국산 우회 수출이라는 인식을 벗어날 방법도 마땅치 않다. 무엇이 득인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STS 상공정은 분명 포스코 독점체제다. 업계 맏형으로서 시장을 선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청산강철 등 해외 업계의 성장과 발전을 보면서 포스코의 현재 위치를 돌아볼 필요성이 커졌다. 과연 독과점의 폐해가 존재했던 것은 아닌지 명확히 가려야 한다.

이런 일들을 엄정하게 검토하고 평가 분석해서 공감대를 형성했을 때, 비로소 최선의 선택과 구체적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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