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강 2030 비전’ 제시가 먼저다
[사설] ‘철강 2030 비전’ 제시가 먼저다
  • 페로타임즈
  • 승인 2019.11.13 0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강산업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주요 철강사와 각국 정부의 움직임도 뚜렷하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물 건너 간다”는 절박함이 존재한다. 과거와 다른 것은 지역별, 국가별로 처한 환경에 따라 방법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유럽과 미국은 이미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그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경쟁력 강화 방식은 차이가 크다.

유럽은 유럽철강위원회(Eurofer) 등을 중심으로 국경을 초월한 구조조정을 실행해 왔다. 정부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법 등을 구사했다. 반면, 미국은 정부의 직접 개입 없이 민간 자율의 M&A와 투자 등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민간자율은 한계를 드러냈고 정부의 수입규제라는 간접 지원에만 매달려온 셈이다.

유럽과 미국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도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들 철강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여전히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Liberty House, 미국의 Nucor와 같은 몇몇 철강사들만이 성공적인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인도와 중동, 동남아 신흥국들은 전형적으로 철강산업의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정부 주도로 해외 자본과 기술 도입을 적극 추진해 상공정까지 확보하고 있다.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게 재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3억 톤의 조강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 중이고, 베트남도 일관제철 구축과 확산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란 등 중동 국가들은 전기로 위주의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런 동향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세계 1, 3위 조강 생산국인 중국과 일본은 여전히 세계 철강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경쟁력 확보, 유지를 위해 다른 어느 국가들보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덩치를 키우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고 있다. 바오우 등 국영 철강사를 중심으로 10억 톤의 생산체제를 정착시키고 있고, 철스크랩 증산에 따른 전기로 위주로의 치환증설도 적극 진행 중이다. 게다가 전자상거래 확대는 중국 철강산업의 미래를 밝게 만들 것이란 예측을 가능케 한다.

일본의 구조조정은 말 그대로 ‘최후의 결단’이다. 일본제철로 대표되는 고로사들의 통합과 IT기반의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서 전기로 부문의 대대적인 구조개편, 유통가공 부문의 통합재편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한마디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이후 철강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즈음에 대한민국의 철강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 포스코를 위시해서 개별 철강사들은 상황의 위급함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생존전략 마련과 추진 방향에 부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철강산업 전체로는 별 다른 움직임이 안 보인다. 미래 비전과 같은 큰 그림도 존재하지 않는다. 철강산업 특성상 미국과 같이 자율에만 맡겨서는 지속성과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경쟁상대인 중국과 일본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를 바탕으로 적어도 10년 앞을 내다본 ‘철강산업 2030’과 같은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것이 먼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