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고철 중소상인들의 진화
[컨설팅] 고철 중소상인들의 진화
  • 이재학 스틸맨 대표
  • 승인 2019.04.1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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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스틸맨 대표
이재학 스틸맨 대표

2012년 통계청 전수조사 발표에 따르면, 국내 고철(이하 스크랩) 업체 수는 약 12,000개에 달하고 납품 대상이 200여 개, 월간 물동량 300톤 이상의 중상이 약 3,000개로 조사됐다. 2011년을 정점으로 국내 스크랩 업계는 쇠락의 길을 걸어왔는데, 마진 축소와 부가세탈루의혹에 따른 세금 추징, 선급금 부실에 따라 뼈아픈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국내 스크랩 유통의 큰 축을 담당하는 중상은 아래와 같은 운영상 큰 변화의 흐름을 탔다.

중상은 그동안 고 마진 위주의 철스크랩만을 선별적으로 취급함으로써 물동량을 축소하고 장비, 인력, 야드 등을 과감히 합리화함으로써 비용구조를 줄여 down sizing해온 게 한 축이었다.

5-6년간의 구조조정 와중에서는 시장의 빈 틈을 노려 야드 취급 물량을 3,000-5,000톤 규모로 확장하여 그 규모에 있어서는 납품 대상에 견줄 만큼 약진한 업체들이 증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들 대상급 중상들은 1,500~3,000평에 달하는 대형 야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제강사 직납을 하지 않고 제강사 통제권에서 벗어나 등급이나 물류비 등을 고려하여 복수 제강사와 거래하는 free player로서 성장해가고 있다. 이러한 대형 중상들을 스크랩 공급의 실질적 공헌자로 인식한 제강사는 물량 공급능력을 갖춘 우호적인 중상들을 편입해가면서 스크랩 공급 주체로서 그 지위를 격상시키고 있다.

한 재활용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2018년간 중소상의 40%가 도산이나 폐업 또는 사업주의 변경이 있었는데, 20% 가량은 폐업 도산했고 나머지 20%는 신규 업체의 진입으로 대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면적으로 스크랩업 참여업체 수 측면에서는 중소상의 20% 가량이 필드에서 사라진 것이다. -

업계에서는 시장 투명성 제고와 다운사이징(downsizing) 및 원가절감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선급금, 보증금 등을 지급하는 영업관리의 부실 행태는 거의 사라지고 무자료거래에 따른 리스크는 거의 해소됐다.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소위 ‘작업집’도 사라진 지 오래다. 인력 합리화, 잉여 장비(포크레인, 집게차, 방통차 등) 매각, 야드 규모의 적정화로 비용구조를 합리화하고 있다.

중소상의 영업 행태의 변화는 주목할만하다. 마진이 좋은 품목에 주력하면서 물량 위주 영업을 지양하고 있으며, 기존의 물량 위주에서 탈피하여 판로(販路)나 가용 자금 등을 감안한 합리적인 거래정책을 구사한다. 시황 정보에의 신속한 대응도 발전된 모습이다. 철강제품이나 철광석 가격, 해외 스크랩 시황 등 스크랩가격을 결정짓는 유관 변수들을 주시하면서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을 배양해가고 있다. 거래처 선정이나 관리에 있어서도 과거처럼 거래처 수를 늘리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거래안정성이나 수익성, 신뢰성 등을 염두에 두면서 실리 위주로 생존을 모색한다. 특히 소상들은 철스크랩에만 주력하지 않고 품목 mix를 다변화하여 파지/잡선/알루미늄 등으로 수익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1세대가 퇴장해가는 것도 업계의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 특기할 만한 대목이다. 2세대가 전면 등장한 업체도 증가해가고 있지만 1세대가 존속하더라도 실제 운영은 2세와 공동으로 운영함으로써 철스크랩업 운영 주체가 현대적인 교육을 받은 젊은 층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 국내 스크랩 사업도 산업 경제와 경영의 관점에서 선진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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