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진단] 2019년 대형고철로의 대탈주
[시장진단] 2019년 대형고철로의 대탈주
  • 김종혁 옮김
  • 승인 2019.04.13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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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진단] 코너는 국내 고철 시장의 지표가 되는 미국, 일본, 러시아 등 글로벌 추세를 분석, 방향을 제시합니다. 본 콘텐츠는 고철 분야 평균 20년 이상의 경력 전문가들에게 의뢰 작성됩니다.

◆ 2019년 고철(철스크랩) 시장의 3가지 키워드

"국고 시장의 수급 불안"

"대형모선 고철시장으로의 대탈주"

"일본 및 극동 러시아 근거리 고철의 지배력 강화"
 

일본 및 러시아 근거리 고철 시장은 2018년 말로부터 올해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한껏 키웠다. 중량물 중심으로 국내 발생량이 부족했던 탓이다.

제강사들은 근거리 고철 시장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대형모선 구매로 그 노선을 대폭 전환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물론 환영철강, 한국철강, 세아제강 등 중소형 제강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일시에 빅딜에 참여했다. 지난 10년간 볼 수 없었던 진귀한 풍경이다.

국내 중량물 중심의 공급 부족은 일본산의 급등으로 연결됐다. 근거리 시장의 향후 방향성은 몇 가지로 짚어볼 수 있다.

국내시장 발생량 증가 vs 일본시장에 대한 제강사의 통제력

한국 제강사들은 2017년부터 국내 자급도가 향상되면서 공급이 안정화 될 것으로 자신했다. 이는 구매 정책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 중 현대제철은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현대제철은 구매 리스크(risk)가 큰 대형모선을 원거리에서 가져오기보다 상대적으로 저가이고 단가대응이 빠른 근거리 시장에 구매를 집중했다. 국고 발생량 증가에 따른 자신감과 그동안 축적해 온 일본고철의 구매 노하우(Easy to control)가 배경이다.

근거리 시장의 일본고철 집중

2018년기준 한국은 400만 톤 이상의 일본 고철을 수입했다. 전체 800만 톤 중 한국 비중이 50%에 달했다.  현대제철은 일본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아래의 3가지 포트폴리오(Portfolio)를 준비한다.

1) 공동야드 운영 (현지 실가 직구매)
2) 관동탠더 연동에 따른 업체별 1년 장기계약(해외 수출 실가 시장가격 반영)
3) 주별 스폿입찰(Spot Tender) 및 이를 통한 시장 파악 및 대응

현대제철의 친(?) 일본 정책에 모든 일본 공급사들은 쌍수를 들어 화답했다.

풍선게임 및 시장의 역설

고철 시장은 공급량과 수요량과의 조화에서 출발한다. 공급량은 국내와 수입이 양축이다. 수요는 제강사 및 등급별 재고흐름에 따라 결정된다.  어느 한쪽(국내 혹은 수입) 시장으로 몰리면 균형은 자연히 깨진다. 시장은 궤도를 이탈한 열차와 같이, 예상하지 못하는 지점으로 흘러간다.

대형모선을 대표로 하는 원거리 시장은 2017년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부족분은 일본산이 대체했다.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일본) 공급사의 가격 결정권은 더 강해진졌다.

제강사의 구매정책 출발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근거리에서의 안정적 조달이었다. 근거리 집중에 따른 가격 급등 현상으로 제강사들은 역설적인 딜레마를 마주하게 됐다.

일본산 고철은 작년 3분기 내내 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기록했다. 한국 시장의 고철 발생량은 급격히 줄었고, 이는 제강사들로 하여금 원거리 대형 고철 카드를 다시 꺼내 들게 했다. 2019년 1월 역대 최대 규모의 빅딜 시장이 형성된 배경이다.

“선택과 집중 및 균형” 2019년도는

2019년도는 구매 패러다임(Paradime)의 변화가 예상된다. 전면적 개편은 힘들고, 쉽지 않을 것이다. 

시장은 2파전(국내 vs 근거리 시장)에서 3파전(국내 vs 근거리시장 vs 원거리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러시아 고철의 금수 및 쿼터제 도입, 국내 중량물의 발생부족, 대형고철의 한국시장의 재입성 등이 배경이 된다.

선택과 집중. 오래 지속된 화두다.

중요한 포인트는 편중된 지역에서의 구매는 지양해야 한다는 데 있다. 비싸도 사야하는 시장이 있고, 싸도 정책적으로 선별해야 하는 시장이 있다. 싸다고 너무 집중하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은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당장은 비싸도, 향후 재고 및 수급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고철은 주지하듯이 많은 변수가 있다. 오래된 경험과 노력한 전략이 필요하다. 실무자의 발 빠른 의견개진이 중요한 이유다. 

결정자는, 특히 새로 담당을 맡은 리더, 즉 최종 결정권자는 구매 담당자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야 한다. 제강사간의 단기 구매 경쟁보다, 자사의 수급을 먼저 안정화 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결정권자들은 구매 인력들이 빠르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줘야 한다. 결정자가 전면에 나서면 부작용이 적지 않다. 수업료는 이미 충분히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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