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성장시장을 가다③ 인도네시아 철강대국을 꿈꾼다
[기획연재] 성장시장을 가다③ 인도네시아 철강대국을 꿈꾼다
  • 정하영
  • 승인 2020.10.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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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대비 생산능력 절대 부족, 적극적 투자 유치 진행 중
국토 연결 위한 인프라 투자 엄청나, 국내 기업 적극 참여
연산 600만톤 포스코크라카타우 미래 밝아, 1천만톤 확대하나
중국 철강사 적극 투자로 2025년 연산 2500만톤 능력 확장
CEPA 체결로 수출 경쟁력 확보, 철강 공급망 적극 확보해야

(편집자주) 페로타임즈는 국내 철강시장의 포화 상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성장시장에의 직간접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 지역의 철강 성장시장을 살펴보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기회이자 도전이 될 이들 철강 성장시장은 크게 아세안, 인도,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중 우선적으로 아세안 시장을 전체적으로 살펴봤다. 이번엔 그 세 번째로 아세안 국가 중 동남아 최대 시장으로 철강산업이 용트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철강산업 현황과 미래를 점검해 본다.
 

인도네시아 철강산업협회(IISIA)
인도네시아 철강산업협회(IISIA)

(인도네시아 경제 및 산업 개관)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7천만명으로 아세안 10개국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한다. 세계 4위 인구대국이다. 풍부한 내수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IMF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GDP는 2019년 기준 1조1100억달러로 베트남(2413억달러)의 4배가 넘는다. 태국에 비해서도 2배 정도 크다. 더욱이 경제성장률은 2016년부터 5%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 정부의 대아세안 외교 정책인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 중 하나다.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에 이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는 국가로 부상하게 만들었다. 신규 투자법인의 수도 크게 늘어났고 투자액은 111억6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우리의 주 진출 분야는 역시 제조업과 건설 분야다.

현재 조코위 정부는 집권 2기를 맞아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도이전, 제조업 4.0, 인프라 건설 등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정책의 성공을 위해 외국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신남방정책을 펼치는 우리나라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라는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양국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아졌지만 국가 간 관계는 기본적으로 실리가 기본이므로 다소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을 간과해선 안 된다. 제대로 상대를 이해하고 있어야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아세안의 리더 격인 인도네시아는 우리 입장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신남방정책 성패 여부도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성과 여하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세계 4위(2억7천만명)로 평균연령 29세, 연 5% 이상의 경제성장률, 각종 자원의 보고로 성장잠재력이 아주 높은 나라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정부 주도의 인프라 개발 등으로 연간 8%대의 높은 철강 수요 증가율 등을 고려할 때 인도네시아 철강산업 역시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16일 체결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으로 철강과 자동차의 경우 최대 15%에서 무관세가 적용된다. 새로운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으로 포스코의 현지 제철소 등에 이어 인도네시아는 대한민국 경제, 철강산업의 새로운 활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인도네시아 철강산업 현황)

인도네시아 철강 수급 현황 ( 자료 = 한국철강협회 철강통계연보 )
인도네시아 철강 수급 현황 ( 자료 = 한국철강협회 철강통계연보 )

인도네시아에서 철강은 정부 주도 인프라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건설 분야를 중점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로컬 생산업체가 있지만 생산량은 국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해 2012년 이후 매년 1천만톤 이상을, 2019년에는 무려 1,340만톤을 수입했다. 수입 순위가 세계 10위에 올랐을 정도로 많은 양이다.

인도네시아 철강산업협회(IISIA)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인도네시아의 철강재 소비량은 1,594만톤에 달했으나 조강 및 강재 생산량은 640만톤, 674만톤에 그쳤다. 또한 반제품 등 강재 수출량은 420만톤으로 1340만톤의 수입이 불가피했다. 수입에서 수출을 제한 순수입량은 920만톤이다. 인도네시아 철강 수요의 약 84%가 수입재라고 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 강재 수출입 현황 ( 자료 = 한국철강협회 철강통계연보 )
인도네시아 강재 수출입 현황 ( 자료 = 한국철강협회 철강통계연보 )

IISIA(인도네시아철강산업협회)는 인도네시아의 장기 철강 수요를 2025년 2140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 정부의 인프라 개발 집중 정책, 또 2030년까지 추진 중인 대규모 에너지 개발도 철강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산업부)는 철강 수요 증가가 당분간 8% 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철강재 생산능력을 2019년 1200만톤에 이어, 2025년까지 2500만톤으로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진행 및 계획 중인 증설 프로젝트는 OECD철강위 및 SEAISI(동남아철강협회)에 따르면 모두 4건으로, 덱신스틸 350만톤, 허베이비쉬그룹 300만톤(300만톤 추가 계획), 건능그룹 150만톤, 포스코크라카타우 기존 600만톤에 400만톤 추가(2025년까지) 등 1300만톤 정도로 볼 수 있다. 추가될 생산능력은 700만톤으로 최대 2천만톤 정도까지 증설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경우 기존 능력과 합쳐 대략 2500만톤의 정부 목표를 2020년대 중반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동률을 고려 시 2025년 수요 2140만톤과 균형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샨시강철그룹도 750만톤 규모 대형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모두 현실화될 경우 인도네시아는 철강 수출 국가로 변모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편 산업 부문별 철강 수요 비중은 건설 78%, 운송 8%, 석유 및 가스 7%, 기계 4%의 순으로 아직까지 건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건설 인프라 프로젝트 현황)

지난해 포스코경영연구원에서 발간한 친디아플러스에서 “인도네시아는 다른 나라의 인더스트리 4.0 육성과 달리 로보틱스·바이오 등 미래 산업보다는 전통 제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경쟁력 SWOT 분석 ( 자료 = 포스리 친디아리포트 )
인도네시아 국가경쟁력 SWOT 분석 ( 자료 = 포스리 친디아리포트 )

인니 정부는 자동차, 전자, 화학, 섬유, 식음료 5대 제조업 분야에 인더스터리4.0 개념을 도입키로 하고 향후 이 산업들의 자국 GDP 기여도를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토대로 2030년까지 자국 경제 규모를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1만7천개 섬으로 이뤄진 국토가 분리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도 이전과 국토 연결 사업을 계속 진행해 나가고 있다.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에 따르면 인프라 계획 중에 60%가 교통시설과 관련된 것으로 조코위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5년간 수도 이전, 도로 연결 등 각종 인프라 건설에 따른 공사 물량이 무려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주요 인프라 투자 계획  ( 자료 = 인도네시아 재정부 )
인도네시아 주요 인프라 투자 계획 ( 자료 = 인도네시아 재정부 )

관건은 지속적이면서 안정적인 사업 진행인데, 대규모 재원 조달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현실을 감안할 때 외부 투자가 절실한 것이 현실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민관합동투자(PPP) 활성화 등 댜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철강 시장 진출 당위성)

인도네시아 철강산업 성장은 정부의 엄청난 인프라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프라 예산은 통신, 교통, 인프라 및 에너지 사업에 사용되는 철강 수요를 유발시키고 있다. 실제로 발전소 건설에 사용되는 철강재만 2016~2020년에 약 80만톤으로 추정된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자동차 시장의 성장 역시 철강재 수요를 일으키고 있는데 연간 열연강판 50만톤, 냉연강판 50만톤 등 약 100만톤의 판재류가 소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철강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생산능력 확장이다. 생산능력 부족으로 순수입 920만톤(수출 420만톤, 수입 1340만톤)을 2019년 기록했다. 수입량 중 약 9% 118만톤을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다.

기존 철강사 대다수가 제한된 철강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효율성이 저하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상공정과 하공정(압연 이하) 생산능력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특히 상공정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철강산업이 안고 있는 또 다른 과제는 상대적으로 자국산 보다 높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대규모로 수입되는 중국산 철강재와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남아 진출 국내 철강기업  ( 자료 = 한국철강협회 )
동남아 진출 국내 철강기업 ( 자료 = 한국철강협회 )

한편 우리 기업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프라 분야에서 수주를 확보하고 있으며 2018년 총 수주액은 30억달러에 육박해 전체 인프라 시장의 2~3%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프로젝트 외에도 인프라 관련 건설자재와 장비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건설자재와 장비, 철강재 수출 및 설비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PT크라카타우스틸 합작 사업은 국영 철강사와의 합작으로 연간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했으며 추가로 400만톤을 검토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철광석 22억톤과 석탄 934억톤 이상의 잠재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원료 조달이 원활하고 인도네시아는 물론 인근 인도와 동남아 지역의 철강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난해말 체결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로 우리 상품, 철강재의 관세 면제로 경쟁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직은 생산능력 부족으로 연간 1400만톤의 철강재 수입 수요가 존재하는 인도네시아도 중국 등의 현지 투자로 생산능력이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우리 철강업계도 상공정은 물론 하공정 고급재 위주의 현지 생산능력 확보가 중장기적으로 필수적인 과제다.

특히 현재 우리 기업들의 인프라 건설이 다수 진행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쉽게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철강재 자급화와 수출국 변신은 불가피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적극적인 투자와 공급망 구축만이 지속적으로 인도네시아 철강 시장을 확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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