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성장시장을 가다⑤ 형제의 나라 '터키' 철강 대국 꿈꾼다
[기획연재] 성장시장을 가다⑤ 형제의 나라 '터키' 철강 대국 꿈꾼다
  • 정하영
  • 승인 2020.11.0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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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밀접한 우호관계, 2013년 FTA후 무관세 확대
국내외 사회정치적 불안 과제, 장기적 3~4% 성장 확실
자동차·가전 등 제조업 및 건설 인프라 수요 규모 커
조강 생산규모 세계 8위 유지 중, 2019년 3374만톤
3대 철강사…Erdemir 960, ICDAS 430, Habas 350만톤 생산
올해 상반기 국내 소비량 코로나19 불구 전년비 8.7% 증가
탄탄한 내수와 지리적 수출 용이성…무역·유통망 확보해야

(편집자주)

유럽·중동·중앙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인구 8천만명의 신흥국 터키. 교통요지로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리적 이점과 훌륭한 교통인프라, 국토면적 78만평방킬로미터의 잠재력이 큰 신흥국 중 하나다. 2000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6% 이상의 고성장을 보였으나 2012년 이후 국내외 정치적 불안에 의한 투자 감소로 다소 불안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 외에도 지정학적 위치에서 오는 사회 정치적 요인들이 경제성장에 위협 요소이기는 하지만, 금융 위기 이후 대외 무역 및 금융 개방과 각종 법률과 규정을 EU에 표준화시키고 공공 서비스 확대 등은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다.

특히 터키는 중동 최대 철강 생산국으로 조강 생산 기준 세계 8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2년 이전에는 조강생산 증가율이 세계 수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외 정치사회 불안으로 경제 전반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동 최대 자동차 및 가전 등 제조업은 물론 토목 위주의 건설용 수요 등 탄탄한 수요산업의 지속적 성장, 중국산 저가 철강재 수입감소와 인근 지역으로의 수출 증가는 터키 철강시장의 호조를 예상케 하는 일이다. 역사적으로는 인류 최초의 철기문명이 시작된 히타이트가 존재했던 지역이 바로 터키다. 과거의 영광이 철강 대국으로 재현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터키 개황 및 한국과 우호 관계)

터키 국가 개황  ( 출처 = 코트라 )
터키 국가 개황 ( 출처 = 코트라 )

터키와 우리나라는 2012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된 이후 2018년 에르도안 대통령 방한 등 정치, 경제 협력 확대가 지속되고 있으면 특히 최근 국내 기업이 건설한 세계 최장 차낙칼레 대교 완공에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초대하기도 했다.

한국-터키 FTA 기본협정 및 상품분야 협정은 2013년 5월 1일 부로 정식 발효됐으며 2018년 양국 간 무역 규모는 72억달러에 달했다. FTA 발효 이후 관세 인하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의 자동차부품, 기계설비,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의 교역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터키 정부는 Vision2023 정책(건국 10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세계 10대 경제대국 진입 목표)을 기반으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발주 계획에 따라 한국 건설기업의 해저터널, 대형교량 등 교통인프라, 보건 에너지 인프라 등 터키 내 대형 프로젝트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터키는 아시아적이면서도 유럽적인 융합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문명이 잘 조화된 국가다. 역사적으로 한국에 매우 우호적이며 한결같이 ‘Brother Country’로 지칭할 정도다. 민족적으로 자신들을 ‘투르크인’으로 부르는데 과거 고구려와 동시대의 ‘돌궐’을 지칭하는 말로 북아시아에 뿌리를 둔 유목민족이었는데 당나라에 밀려 중앙아시아로 이주하기전까지 고구려와 형제의 국가로 지냈다고 생각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UN의 일원으로 6.25전쟁에 우방국으로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병력, 1만5천여명이 참전해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32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터키인들은 한국인들을 피를 나눈 ‘형제’라 지칭한다.
 

(터키 경제 및 산업 개관)

터키 주요 경제지표  ( 출처 = 코트라 )
터키 주요 경제지표 ( 출처 = 코트라 )

코트라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9년도에는 각종 규제 정비와 더불어 낮은 이자율 때문에 민간 신용 대출은 약 10% 증가하였으며, 2020년 1분기에도 계속 5%대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최저 임금의 인상(15%)과 실업률의 점진적인 감소는 민간 소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2020년 6월 발행된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는 코로나 19의 영향에도 2020년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0.6%의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연간 소비자 물가지수 인플레이션은 2018년 10월의 25%에서 2019년 10월, 8.6%로 하락하였지만 최근 몇 달간 기저 효과가 완화되면서 2020년 2월에는 12.4%로 재상승하였다. 중앙은행은 2019년 7월 이후 24% 수준이었던 금리를 9차례 인상하였으며, 2020년 7월 기준 13%를 기록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2020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2021년 기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낮은 기준 금리가 유지될 경우, 해외 투자는 감소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며, 주요 수출 시장인 유럽의 경제 불황 등의 영향으로 수출업 및 관광업은 2020년에 경상 수지적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IMF는 2020년 기준 -5.0% 기록 이후 2021년 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대터키 주요 수출품목(2019년)  ( 출처 = 한국무역협회 )
한국의 대터키 주요 수출품목(2019년) ( 출처 = 한국무역협회 )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유지, 기업 및 금융 부문의 취약성 관리 여부가 경제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영향 이외에도 지정학적인 위치에서 오는 사회 정치적인 요인들이 경제 성장률에 위협요소이기는 하지만, 금융 위기 이후 대외 무역 및 금융 개방과 각종 법률과 규정을 유럽 연합(EU)에 표준화시키고, 공공 서비스 이용을 크게 확대해온 점은 성장의 기회이기도 하다.

주요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및 관광업의 활성화, 대외 무역수지 적자 폭 감소 시 장기적으로는 3~4%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 철강산업 현황/전망 및 시사점)

코트라 이스탄불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철강산업이 발달한 터키는 2019년 기준 세계 철강 생산량 8위를 차지했다. 터키는 자동차, 백색가전, 건설 분야 등에 자국 내 생산한 철강을 유통하고 있으며 지리적 이점과 EU와의 관세동맹을 통해 인근 국가에 수출 중이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터키의 철강 시장은 위축되는 듯 했으나 제조업이 다시 정상화되며 2020년 상반기 철강 국내 소비량은 전년 동기대비 8.7% 증가했다.

터키 철강 수급 현황  ( 출처 = 코트라, 터키 산업부 )
터키 철강 수급 현황 ( 출처 = 코트라, 터키 산업부 )

◆ 터키 철강시장 개요

2019년 기준 터키의 철강 생산량은 3374만3000톤이었으며, 내수 판매량은 2600만5000톤을 기록했다. 철강 산업은 터키의 주요 산업 중 하나로 2019년 생산량은 전년대비 9.6% 감소했다.

이는 내수시장 수요 감소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터키 내 철강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백색가전, 건설 분야등이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한 ’18년 미국이 터키 등 주요 철강 수출국가에 대한 관세부과(25%)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철강 수입관세를 인상한 후 EU연합은 미국으로 수출되던 철강들이 다량 유입될 것을 우려해 전 세계 대상 철강 제품 대상 수입쿼터제를 시행했다.

이에 터키는 수출시장을 다각화해 유럽뿐만 아니라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인근 이스라엘, 예멘, 이집트, 모로코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에도 철강을 수출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해 터키는 세계 철강 생산량 8위를 차지했다(한국 2019년 철강 생산량 7100만 톤, 세계 6위).

◆ 주요 생산업체 및 경쟁동향

2020년 기준 터키에는 총 34개의 철강 생산 업체가 있으며 생산 시설은 주로 이스켄데룬-오스마니예, 이즈미르-알리아아, 마르마라, 흑해 서부 등 연안을 위주로 입지해 있다. 터키 철강사들은 영업이익률 10% 내외를 유지 중이며 가동률은 68.2%다.

터키 3대 철강업체 현황 (단위 백만톤, 백만TL)  ( 출처 = 터키 철강수출자협회 )
터키 3대 철강업체 현황 (단위 백만톤, 백만TL) ( 출처 = 터키 철강수출자협회 )

연간 조강 생산량 기준 Erdemir Group(960만톤)이 최대 철강사이며 ICDAS(430만 톤), HABAS(200만 톤) 등이 뒤를 잇는다. 매출 기준으로는 Ereğli Demir Çelik(약 36억 달러 규모), İskenderun Demir Çelik(약 22억 규모)사 등이 있다.

주요 생산 제품으로는 슬래브, 빌릿, 봉강류, 형강류, 와이어로드, 프로파일, 평강, 후판, HR코일, CR코일 등이 있다.

◆ 소규모 SSC가 철강시장의 주류

공장에서 생산된 코일 형태의 강판을 가져와 고객이 원하는 길이와 넓이로 가공해주는 스틸서비스센터(SSC)는 터키에 100여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 기계산업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터키 내 SSC는 소규모 업체가 대부분으로 주문량이 많은 경우 기한 내에 생산 및 출하하는 데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일부 자동차, 백색가전 제조업체는 자사 생산 공정 라인에 자체적으로 SSC를 운영해 비용 절감 및 출하 일정을 맞춰 전체적인 생산 기한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

한국 기업 중에는 포스코가 2009년 자동차강판 전문SSC인 POSCO-TNPC와 2013년 진출해 이스탄불에서 남동쪽으로 118km 떨어진 곳에 스테인리스 냉간압연 공장(POSCO-ASSAN TST)을 운영 중이다. 스테인리스 냉연코일로 연간 20만 톤가량의 생산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현지 현대자동차에 자동차강판 공급을 위한 이즈미트SSC를 가동하고 있다.

◆ 터키 철강 수입과 규제

2019년 기준 철강은 터키의 10대 수입 품목 중 4위를 차지한다. 터키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고 자국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례로 발전소 설립 등 국가 주도 프로젝트에 필요한 철강을 국내 생산업체로부터 조달하거나 공공입찰 진행 시, 국산 제품 사용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국산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터키 산업기술부는 터키 내 철강 제조업체 관리를 목적으로 터키 철강산업 기술위원회를 발족해 업체들로부터 세금 문제, 제조・유통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해결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창궐하며 세계 각국의 경제가 침체되고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경제위기와 함께 신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터키 정부 또한 4월부터 4500여개 제품에 대해 수입관세 혹은 추가 수입관세를 인상했다. 이중 총 324개의 철강 제품을 대상으로 3~22%의 수입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원산 제품은 한-터키 FTA 관세우대 혜택에 의해 수입관세가 면제되고 있다.

이외에도 터키 정부는 2020년 4월 18일 관보를 통해 HS Code 72 품목(슬래브, 빌릿, 후판, 스테인리스 코일 등)을 대상으로 추가수입관세를 3개월간 적용하기로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2020년 7월 15일부 종료 예정이었으나 2020년 9월 30일한 연장됐다.

추가수입관세 적용 사안 또한 한국 원산 제품은 영향을 받지 않으나 중국산 제품 등의 수입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터키 정부의 수입관세 및 추가수입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 현지 철강업체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최소 6개월~1년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 코로나19 이후 철강 생산소비 동향

2020년 상반기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해 1630만톤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수요 감소 및 생산시설의 임시중단으로 4, 5월의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한편 2020년 1분기 터키의 철강 국내 소비는 2019년 4분기에 비해 42.7% 증가했으나 4월부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되며 2020년 2분기의 국내 소비는 18.2% 감소했다.

특히 4, 5월에는 국내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해 시장이 위축되는 듯했으나 6월, 소폭 증가해 2020년 상반기 철강 국내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터키 철강시장과 시사점)

터키 철강산업의 SWOT 분석   ( 출처 = 코트라 이스탄불무역관 )
터키 철강산업의 SWOT 분석 ( 출처 = 코트라 이스탄불무역관 )

터키 철강시장은 탄탄한 내수시장과 주요 시장과의 지리적 접근성, EU연합과의 관세동맹 등을 통한 수출의 용이성이 있다.

또한 현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건설시장이 침체해 있으나 터키 정부의 도시화 프로젝트, 인프라 구축 등으로 철강 수요는 지속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경기 회복에 따라 제조업(자동차, 가전 등) 내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터키 철강산업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수출 시장 축소와 터키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관련 외국 업체들은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터키 경기가 침체되며 일시적으로 건설시장이 위축되었지만, 터키는 정부가 주도하여 도시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999년 지진 이후로 내진설계의 중요성이 화두가 되어 신설, 재건축 등에 내진설계 제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기존의 건물도 철강 보강재를 사용하여 보완하고 있다. 또한 터키 정부는 인프라 구축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으로 건설용 철강은 지속 수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터키의 경기가 회복세를 띄며 완성차, 가전 등의 제조업 분야에서 다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자체 내수 및 수출 수요, 고급재 위주의 수입이 필요할 전망이다. 따라서 보다 더 적극적인 무역 및 유통망 확보는 물론 장기적으로 직접 투자를 통한 지역 내 철강 생산능력 확보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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