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요소수가 꼭 필요한가, 대안은?
[남영준 칼럼] 요소수가 꼭 필요한가, 대안은?
  • 남영준
  • 승인 2021.1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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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남영준 톡톡미디어 대표 (전 국제종합기계 대표)

요소수 문제로 비상이다. 화물차가 멈추면 우리 생활이 마비된다. 화물차는 왜 디젤차라야 할까? 요소수가 없으면 디젤차는 못 움직일까? 요소수가 무엇이길래 석탄과 관련이 있다고 할까?

가솔린 엔진은 휘발유와 공기를 혼합 압축하여 점화플러그로 폭발시키지만, 디젤엔진은 공기를 압축하여 온도를 높인 뒤 연료를 분사해 자연 폭발시킨다. 그래서 디젤엔진의 폭발력이 가솔린엔진보다 크다. 토크, 즉 힘이 세다. 그래서 화물차에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디젤엔진은 공기 중의 질소가 높은 온도에서 산화되면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많이 만든다. 질소산화물(NOx)는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며,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이다. 그래서 배출을 엄격히 규제한다. 2014년부터 도입된 유로6에서는 배출 기준이 까다롭다. 우리나라도 2017년부터 유로6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유로6 기준을 맞추는 방법으로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와 SCR(선택적 환원촉매) 방법이 있다. 지금은 SCR 방식으로 거의 정리되었다. SCR 방식은 요소수를 사용해서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환원시켜 오염을 방지한다. 차량용 요소수는 고순도 요소를 정제수와 섞은 것이다. 요소는 대부분 비료로 사용하므로 각국에서 많이 생산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그래서 요소수를 이용한 SCR 방식을 대체할 방식을 굳이 개발할 필요가 없다. 장기적으로 보면 오염물질을 만들지 않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가 대세가 되면 해결된다. 전기 자동차사 리비안은 전기 트럭까지 만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 자동차를 이용할 계획이다.

지금 당장은 요소수를 구할 수밖에 없는데, 중국에만 의존해야 할까. 요소는 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다. 전에는 석탄에서 많이 생산했으나, 지금은 천연가스에서 주로 생산한다. 중국은 석탄에서 많이 생산한다. 석탄에서 만드는 방법은 석탄을 분쇄한 후 수증기나 산소로 산화하면 석탄가스가 된다. 여기서 수소를 만들어 고온, 고압에서 질소와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만든다. 암모니아(NH₃)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키면 요소가 만들어진다. 요소 생산에는 섭씨 200도의 열과 150기압이 필요하다. 전력이 많이 소요된다. 중국은 전력 생산의 49%를 석탄에 의존하는데, 석탄 수입의 차질과 그로 인한 전력 사정의 악화가 뒤섞인 원인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들면 안 될까. 한국은 삼성정밀화학이 2011년 요소 생산 공장을 문 닫은 후 전량 수입하고 있다. 석유의 나프타에서 추출해 원가가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천연가스 산유국에서 요소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많이 생산한다. 천연가스 안에 있는 수소를 분리해서 공기 중의 질소와 고온, 고압 조건에서 반응시키면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암모니아로 요소를 만든다. 국내 요소 생산은 가격 경쟁상 힘들다.

요소는 전 세계적으로 2억톤 이상 생산하고 있다. 이 중 90%를 농업용 비료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요소 가격이 뛰고, 유럽의 비료 생산 공장들은 비료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채산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비료 가격이 2008년 금융 위기 시까지 상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08년이 최근 20년 동안 요소와 비료 가격이 가장 높았던 해이다.

요소 가격이 급등하여 화물차 운행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농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석탄만 문제가 아니다. 천연가스가 우리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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